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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푸른색 Mar 03. 2024

초1, 엄마가 챙겨주고 싶은 준비물은?

초등 입학 준비물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첫째의 초등 입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둘째의 입학을 앞두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이미  초등입학을 한 번 경험했던지라 처음보다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아이의 설레는 마음을 반증이라도 하듯 새로 산 책가방을 매고 요리조리 웃어 보인다. 입학의 기쁨도 잠시 엄마의 분주한 마음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것은 바로 준 비 물.


지역마다 학교마다 학교에서 준비해 주는 준비물과 개인이 가져가야 할 준비물이 다르다. 가정통신문을 옆에 두고 체크리스트에 줄을 긋듯이 하나씩 가방에 넣으며 입학식을 기다린다. 크레파스 색연필 사인펜 심지어 딱풀 하나에도 뚜껑까지 야무지게 이름표를 붙인다. 그리고 꺼내 쓰기 쉽게 파우치에 담아 좁은 책상에서의 활용도를 높인다. 실내화도 직접 이름을 쓰게하고 귀여운 그림도 살짝 그려보라고 하면 금상첨화. 나만의 실내화에 살짝 애정을 곁들일 수 있다.






첫째의 1학년은 코로나와 함께였다. 입학식도 교실도 심지어 담임 선생님 얼굴도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흘러갔다. 교문에서 아이를 홀로 들여보내고 쉬이 발이 떨어지지 않아 오래도록 바라보았던 기억. 나만의 아이였다가 학교라는 사회로 걸어들어가 한 사람의 몫을 하기까지. 엄마의 걱정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선생님도 친구도 궁금하고 걱정스러웠지만, 내가 했던 걱정은 '곤란함'에 대한 대처였다. 그 원인은 바로' 준비물'이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보다 엄마가 더 긴장했던 것 같다. 가끔 내 아이만 준비물이 없어 멀뚱멀뚱 주변을 보고 있는 상상을 했었다. 동시에 준비물에 대한 예민함도 그때 생겼던 것 같다.






원인을 알았으니 대처법만 알면 되지 않을까? 첫째에게 여분의 물건들을 챙겨주었다. 혹시 빠뜨려도 사물함에서 꺼내서 쓸 수 있도록 말이다. 그제야 마음이 놓였고 아이도 '믿는 구석'이 생겨서 당황하지 않고 1학년에 잘 적응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가끔 준비물을 깜빡한 친구들에게 빌려주기도 했다고 하니 모두에게 좋은 여분의 물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둘째의 입학이다. 나는 오늘도 여분의 '필통'을 챙겼다. 매일 가지고 다니는 필통의 쌍둥이 버전으로 만들어 언제든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처음이라 긴장한 아이에게도 혹시 필통을 깜빡했으면 당황하지 말고 사물함으로 가서 여분의 필통을 꺼내쓰라고. 모든 것이 낯선 아이에게 엄마가 준비해 준 여분의 필통이 작은 안도와 여유를 선물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모든 1학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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