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함 극복 프로젝트 : 一日 一筆
28.08.2024
一日 一筆
어른이 되면 연말에 성시경, 이적, 김동률 공연을 꼭 보러 다녀야지!
라고 다짐했던 어린이가 있었다. 어디서 본건 있어서 mp3에 발라드 삼대장 노래만 들고 다니고, 남들이 아이돌 좋아한다고 할 때 이 세 가수를 적어 주목받던 어린이가 있었다. 성시경, 이적, 김동률뿐만 아니라 나윤권, 유희열, 하림, 이승환, 신해철 등등 그 시절 노래 잘한다는 아저씨들을 맘 속에 품고 살던 어린이가 있었다.
그 어린이는 이제 나이를 먹고 맘껏 그 꿈을 누릴 수 있는 돈과 여유가 생겼다.
사실 이미 시간과 돈은 있었음에도 콘서트까지 가는 건 막상 겁이 났다. 방구석에서 mp3로 듣는 나만의 아저씨들은 참 감미롭고 멋진데... 실제로 공연장에서 그만큼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별로인 라이브 실력과 무대 매너 등등으로 괜히 가수에게 실망하게 될까 봐 실제 공연장 가는 걸 꺼려했었다.
그러던 중 2023년 12월 어느 마지막날, 성시경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우연은 아니었다. 성시경 콘서트 티켓팅 당일에 티켓팅을 잘하는 친구가 옆에 있었고 꽤 괜찮은 자리를 잡아주었다.
그냥 가만히 있어서 설레는 12월 마지막 날, 공연장으로 향하는 내 걸음이 점점 더 가벼워졌다. 앞서 말한 걱정도 있었지만 들떠있는 공연장 분위기에 그런 고민들을 싹 잊어버렸다.
함께 즐기는 수많은 관객들과 뜨거운 분위기, '현장감'이라는 건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이어폰으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것들을 그 자리에서 잔뜩 듣고 누리고 왔다.
이제 남은 건 이적과 김동률.
오늘 이적 콘서트 티켓팅이 열렸다. 2년 만의 열리는 공연이다. 심지어 김동률이 게스트이다. 이 치열한 열기를 뚫고 나는 당당히 1층 좋은 좌석을 잡았다. 드디어 내 두 눈으로, 두 귀로 카니발을 만날 수 있는 거다.
이제 매일매일 귀 닦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