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라는 요리를 처음 먹을 때 이름만 듣고 닭의 갈비 부분만 있는 것인 줄 알았다. 돼지갈비처럼 말이다.
닭갈비는 커다란 철판에 빨간 양념에 갖은 야채와 닭의 모든 부위에 닭고기가 푸짐하게 나온다. 매콤한 맛의 닭갈비는 맛있다. 떡도 들어있고 고구마도 들어있어서 골라먹는 맛도 있다. 요즘은 빵 속에 치즈도 들어간 것도 넣어 주어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다 먹고 나서 밥을 볶아먹으면 배가 든든해지면서 완벽한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닭을 먹을 때 닭갈비부위는 뭐 먹을 것이 없다. 뼈에 붙은 고기가 맛있다고 돼지갈비나 소갈비는 뼈대를 잡고 고기를 뜯어먹을 거라도 있다. 하지만 닭갈비는 이들에 비해 전체적인 크기도 작은데 그 안에 작은 갈비는 뭐 먹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그나마 붙어있는 살을 발라 먹으면 조금이라도 먹을 것이 존재하니 안 먹고 버리려고 하니 아까워서 먹게 된다.
사람의 마음도 역시 이런 닭갈비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나만의 시간을 방해하며 전화를 해서 자신의 용건들과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말하며 의미 없고 부정적인 말들을 늘어놓는다. 이런 말들은 친하니깐 화난 일과 짜증나는 일들을 말하면서 풀고 싶어 하는 하는데 나는 어느 정도 듣고 동조해주다 보면 기분이 별로 좋아지지 않는다. 의미 없는 대화로 인하여 나만의 시간을 방해받아서 더욱 짜증 나게 된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더라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분명히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만의 계획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과 여유로움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도 역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더욱 빠르게 혹은 느리게 진척될 수도 있다. 공동작업에 있어서는 어차피 혼자만 잘한다고 해내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 지내기는 싫고 그렇다고 남들과 함께 해서 받는 스트레스는 또 받기 싫고 닭갈비 같은 마음이다. 활동적이고 활발하게 살면서 그렇게 사람들과의 어울리는 것에서 오는 분명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다. 함께 이야기 나누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까지도 다른 사람에 의해 알게 되기도 한다.
새로운 소식도 알 수 있고 , 사람들로 인하여 받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온기도 느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람은 혼자만의 동굴 속에 있을 시간은 필요한 것 같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말이 있다. 꼭 누군가와 모든 것을 함께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도 잘 어울리며 잘 지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고,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추구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스스로를 알지 못하면 자칫 타인의 시선과 비교의 잣대가 나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정답인 양 믿어 버리고 쫓아가지 못할 까봐 안달이 난다.
나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니깐 무엇이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지 모르게 된다.
또한 닭갈비 같은 내 마음이 드는 이유에 또 다른 원인은 바로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라면 내 마음속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우선순위에서 벗어나게 되니 닭갈비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인 거 같다.
상대방은 내가 자기 마음속의 우선순위권에 드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면 이 또한 서로에게 상처로 남을 수가 있다. 서로가 마주 보는 마음 속도의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차를 운전할 때처럼 속도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속도차이로 사고로 이어진다. 사람의 마음은 속도차이가 보이지 않으니 내면에 깊숙한 상처로 남게 된다.
닭갈비 같은 마음으로 인하여 사람들 사이에서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즐겁게 살아가는 방식을 찾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누구를 위해서 , 남들처럼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서 닭갈비 같은 마음을 갖기보다는 당당하게 표현하며 있는 그대로 나로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다.
오늘도 닭갈비 같은 마음으로 인하여 고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