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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소리 Oct 10. 2023

파주나들이

아트린 뮤지엄 & 소령원숲 속

마장호수, 아트린 뮤지엄, 소령원숲 속, Rollky's house


명절 연휴에 어머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아트린 뮤지엄에 다녀왔다.

퇴직하시고 취미로 시작하신 그림이 작품이 되고, 작가가 되셔서 종종 참가한 전시회에 다녀오곤 하고 있다.


아트린 뮤지엄은 마장호수의 옆에 위치한 곳으로 여유 있게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양주에 사는 친구 집에 가는 길에 굽이가 많은 산길로만 기억했는데, 18년 출렁다리가 개장한 이후 봄가을로 사람들이 붐비는 파주의 또 하나의 명소가 되었다. 요즘처럼 날 좋은 날이면 붐비는 사람들로 출렁다리에 올라서기가 여간 만만치 않다. 최근까지도 데크로드 정비 작업을 했는지 호수 주변을 걷기가 한결 편해졌다.

마장호수

차가 밀릴 것으로 생각되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탓으로 40분 정도가 남아 잠시 마장호수에 들르기로 하였다. 6일간의 긴 명절 연휴의 넷째 날이고, 이미 명절 행사도 모두 치른 터라 마음의 여유도 있었다. 상쾌한 아침공기와 구름도 필요한 만큼 햇볕을 가려주는 산책할 맛이 절로 나는 그런 좋은 날이었다.

여유 있게 사진을 찍으며 산책길을 따라 출렁다리를 넘어가며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걷다 보니 행복이란 참 가까이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아트린 뮤지엄

아트린 뮤지엄과 모녀 삼대

마장 호수에서 1.5km 남짓 떨어진 아트린 뮤지엄으로 가늘길을 굽이굽이 길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좌회전 후 작은 언덕을 오르니 가로로 긴 아담한 대리석 외관의 뮤지엄이 눈에 들어왔다.

주차장 옆에는 관장님 내외가 거주하시는 건물이 있고, 그곳에서 약간 높은 곳에 뮤지엄이 자리하고 있다.

1층은 전시관과 카페, 그리고 한 켠에 작은 기프트샾 있었는데, 그곳에는 작가 분들이 도안하신 작품들이거나 작은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오픈 시간에 맞춘 첫 방문객이라 출입문과 밖으로 통하는 테라스가 모두 열려있을 뿐 직원분들도 아직 나오시지 않아 이곳저곳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어머님과 관장님은 이번 전시로 알게 되셨다고 하는데, 작품에 대해 대화를 하시면서 그분들만의 신뢰가 있으신 듯했다. 마침 막 도착해서 둘러보던 차에 마당 잔디 손질을 하고 계시던 관장님이 어머님을 반갑게 맞아 주셨고, 그분의 안내에 따라 곧장 2층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네 사람만을 위한 감동적인 작품 설명이 시작되었다.



사람, 철학 그리고 작품


어머님이 이번에 출품하신 작품은 '어변성룡도'로 물고기가 용이 되는 듯한 형상을 작품으로 표현해 주셨다. 과거 선비들의 입신양명을 의미하다는 의미로 제작하였다고도 한다. 요즘에는 출세, 승진, 성공을 기원하는 도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는데, 원본의 느낌을 사진으로 옮기기는 것에 한계가 있어 아쉽긴 하다.

출품작_어변성룡도

이번 전시되는 작품들을 뒤로하고 이동한 곳은 2층에 위치한 관장님의 작품들 전시실이었다. 이곳에서는 강의도 진행되는지 책상들이 줄지어 놓여있었다. 


작가 직강에 집중 중인 가족들

전시들을 들어가기에 앞서 2층의 작은 로비에서 관장님의 작품들이 대형 TV에서 통해 화면에 송출되었고, 약 10여분 간 자연과 작품들을 화면으로 감상한 후 본격적인 작가 직강이 시작되었다.

십여 년 티베트에서 거주하고 오셨다는 작가님은 본인의 작품 속에 태초 인간의 탄생과 본능, 정신세계를 인류의 역사인 호모사피엔스부터 호모데우스까지 거침없는 서사적 전개로 설명해 주셨다. 그분의 철학적 통찰이 스며들어간 작품들을 천천히 그리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주셨다. 철학과 종교,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계신 분의 작품을 설명을 통해 접하게 직접 접하게 되니 기존 오디오가이드나 도슨트에게서 배울 수 없었던 진한 울림과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더구나 모든 설명과 비유는 열두 살 딸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심에 자연스레 감사한 마음 이상의 생각을 지니게 되었다.

(작품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글로써 작품들을 설명드릴 수가 없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령원 숲 속


정신의 양식을 채웠으니 이제 육신의 배를 채워야 하는 시간이다.

소령원 숲 속

우리가 향한 곳은 소령원숲 속이라는 오리로스 식당이었다. 소령원은 영조의 어머니였던 숙빈 최 씨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역시 왕가의 묘소 근처라 그런지 산의 나무들과 산세가 주는 분위기는 평범하지는 않았다.

아침부터 호수 산책과 집중해서 작품 감상을 해서 그런지 순식간에 허기를 채우기에 충분한 맛이었고,

다행히 대기가 없이 들어온 손님의 마지막이라 더욱 맛있는 점심이었다.


Rollky's house

알찬 식사 마치고 차를 한잔하기 위해 향한 곳은 Rollky's house라는 숲 속 통나무 오두막집을 연상하게 만드는 카페였다. 아내가 워낙 유명한 곳이라 거듭 얘기를 해서 큰 기대를 안고 갔으나, 내 생각엔 너무 많은 테마를 한 곳 담아내려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를 조금 단순화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약간의 아쉬움이 있던 곳이었으나 귀여운 메뉴판과 아인슈페너, 요거트와 디저트로 먹은 소금빵은 고소하니 아주 맛있었다. 


연휴의 끝.. 일 년 중 가장 좋은 시기에 가족들과 격조 높은 작품들도 접하고 풍광 좋은 곳에서 바람을 쐬고 오니 왠지 모를 힘이 나는 느낌이 든다.

다음 전시회 참가는 '나비박물관'에 화접도를 전시하신다고 하시니 가을 나들이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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