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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소리 Feb 21. 2024

The 2nd half

1화 시간과 돈

"시간과 돈"


이런 상상.... 한 번쯤 해볼 만하다.


주먹에 쥔 소금을 상상해 본다.

누구나 비슷한 양의 소금을 한 주먹씩 가지고 있다. 


미션은 단 하나. 

길을 가며 소금 알갱이를 지키는 일이다.


중간중간 만나는 산과 들판이나 작은 냇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거침 것 하나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다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폭은 좁으나 물살이 제법 빠른 작은 강을 건너야만 한다. 

안타깝게도 주먹 쥔 손을 들을 하늘로 치켜들고 건널 수 없이 바닥은 미끄럽기만 하다. 


주먹 쥔 손안에 소금을 지키기 위해 더욱 세게 움켜쥔다.

순식간에 건너버린 작은 강이나 너무 무리하게 손에 힘을 쥔 탓으로 손가락 마디마디가 절이다.

손을 펴기가 버거울 정도나 잠시 쉬어 손바닥을 편다. 


손 안의 있어야 할 소금은 단 하나의 알갱이도 남아 있지 않다.

그렇게 노력했건만 펴진 손바닥 위를 확인하고는 더 없는 실망감과 패배감이 밀려온다.

멘사의 회원으로 머리가 비상하거나 철리행군도 무리 없는 강철의 사나이들도 이 상황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지키고자 했던 소금은 내 삶의 시간과 돈으로 바꿔 생각해 보면 어떻게 될까?

잡으려... 지키려... 부단히 노력하고 힘을 쓰면 쓸수록 그 애타고 간절한 마음과는 달리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제 아무리 용을 써도 소용이 없고, 누구 하나 도와줄 수도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나를 포함한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런 삷을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 내게도 너무 어려운 질문인 '시간과 돈'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


없어서도 안될 것들이며, 손에 잡을 수도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없다.

그래서 시간과 돈의 속성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본다.


"소비하거나 낭비하거나 투자된다." 


시간과 돈이 여기에 가장 잘 부합되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배운 방식의 교과서적인 정답은 이미 나와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무관심으로 속절없이 버려지고 흩어져버리는 곧 낭비되는 부분과 무리하거나 때론 소심하게 소비되는 부분들... 그 두 부분을 모두 모으고 모아서 온전히 투자로 바꿀 수만 있다면 달라졌을까?


시간과 돈이 그만큼 뜻대로 되지 않기에 여전히 강한 끌림으로 유혹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시간과 돈의 방향을 원하고 바라왔던 투자로 보낼 수만 있었다면...

적어도 본인이 만족하는 삶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새해도 되고 해서 다시 Define 해보고자 한다.




"The 2nd half"  


돌아보다.


물리적 시간만으로 헤아려 본다.

흔히들 얘기하는 백세시대이나 그동안 열심히 마셔온 술과 진하게 피워 되던 담배와 회사 생활의 생명단축을 고려하면 마흔다섯인 지금은 이제 막 전반전이 끝날 때쯤일 것이다.


제대로 살아왔나?

평범하나 부단히 열심히는 보냈다. 

넉넉지 않았던 가정에서 상위권 성적으로 일류는 아니라도 썩 괜찮은 대학에 입학하였고, 복무를 마치고 잠시의 틈도 없이 석사까지 마무리한 후 대규모 공채에 편승하여 이름난 회사에 단 한 번에 취업도 하였다. 학교에서 만난 아내와 입사 일 년 만에 결혼도 하였고, 이제 초6이 되는 딸아이도 있다. 

그러는 사이에 18년이 넘은 지긋한 회사 생활도 이제 체념의 경지에 든 기분이 든다.

부모님의 아들로 아내의 남편으로 아이의 아빠로 18년 차 선임 직원으로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보내기 위해 지금을 돌아본다.


현재 삶의 점수를 가장 널리 알려진 스포츠인 축구스코어에 빗대어 생각해 본다.

기준은 재정과 건강 상태, 사회적 위치를 기준으로 따져봤다.


"1:0 혹은 2:1"


이 정도면 너무 박하지도 지나치게 관대하지도 않은 지극히 적당한 점수인 듯하다.


불안한 1점 차 리드이나 적어도 지고 있지는 않음에 일단은 만족한다.

그러나 그 불안한 상황에서 이제 곧 후반전 시작 휘슬이 울리려 한다.


전반전과 같은 작전이라면 아마도 역전당할 가능성이 높다.

제 아무리 스스로 관리를 해도 확실히 체력은 전반전만 못하고, 열정도 그만 못하다.


괜찮다. 괜찮다.

사실은 별로 괜찮지 않다.

스스로 괜찮다고 자기합리화시키며 다독거리고 넘어가기엔 이미 삶의 경험이 적지 않음을 안다.


그래서... 작전 변경이다.


이제 무엇부터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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