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작가 Nov 28. 2022

짠내 나는 이야기

  한화에 이사 와서 정확히 3년 8개월 동안 대출 상환하느라 적금을 붓지 못하고 매우 불안한 삶을 살았다. 그중 대출 하나를 전액 상환하고 딱 그 돈만큼 적금을 시작했다. 적은 돈이지만 1년 동안 깨지 않고 모아서 만기가 되면 원금과 이자를 고스란히 예금에 넣었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방식이지만 복리를 위해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자산을 조금이라도 더 불릴 수 있다. 물론 금리를 더 받기 위해 비대면으로 개설했다. 나는 돈에 대해 참 밝은 사람이다.    



 

  주위에 보면 마이너스 통장을 갖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나만의 철칙은 부족한 생활비를 쓰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은 절대 쓰지 않는다. 차라리 덜 쓰는 편을 택한다. 돈이 생기면 저축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마트에서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가계부 쓰는 게 싫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많은 돈을 쓴 걸 인정하기 싫다고 해야 할까? 또, 나는 수기 가계부를 고집한다. 수기 가계부를 쓰면 지출 통제도 되면서 살림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 그에 앞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예산이다. 예산 없이 그저 기록하는 가계부는 의미가 없다.  



   

  올해 일을 시작했다. 코로나로 몇 년간 침체되어있던 생활들이 조금씩 일상으로 회복되면서 방과 후 학교가 활성화되고 아이들의 교육비가 더 지출됐다.

"일한다면서요?"

"네, 애들 학원비 벌어요."라고 했는데 딱 그런 셈이다.    




  우리 가족의 차는 아주 오래된 구형 산타페다. 첫 아이가 태어나던 해 출산을 한 달 반 앞두고 9년 된 중고차를 샀다. 작년부터 차가 노후됨을 많이 느꼈다. 지난 8월 우리 부부는 고민 끝에 새 차를 계약했다. 차량 인수까지는 1년 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지금의 목표는 차를 대출 없이 현금으로 사는 것이다. 오늘 예, 적금이 만기가 돼서 자산을 다시 점검해봤다. 조금만 더 아끼고 모으면 현금으로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코끝이 찡했다. 아마도 차를 받는 날 감격에 겨워 눈물 펑펑 쏟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침 설거지를 하면서 유튜브로 <돈의 속성>의 저자 김승호 회장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돈을 인격체처럼 대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듣는 내내 돈에 대한 마인드와 철학을 배우고 닮고 싶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건강하게 먹고 자고 또 돈을 모을 수 있는 건 묵묵히 일하고 살림에 대해 지지해주는 남편이 있어서다.  항상 고맙다.    


작가의 이전글 디지털 노마드 시대에 일터로 나간 아줌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