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한 가지 색
미련해지지 말자. 그대가 왔던, 내일은 비가 오지 않는다. 항상 날씨는 흐려왔고, 이제는 같은 방향을 다르게 표현하는 건 지겹다. 더 이상 여흥이 전혀 즐겁지 않으려고 하는 중. 자기 자신에게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자 한 마리가 이제는 모두에게 아무런 상처없이 고독을 즐기지 못한다. 짜증이 치솟아오르지만 결국 방향을 찾아내지 못한 채 이유없는 죽음을 뒤쫓는다. 명분이 필요하고, 이유가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목숨을 부지하기가 어려웠기에! 치아가 모두 썩어버린 인간들은 화학작용에 의해서 단 맛을 그다지 체험해보지 못하게 됐다. 맞다! 모두 잘못이 크다. 목적 있는 비난은 증오를 만들게 되지만, 목적 없는 비난은 공허를 체험시켜준다.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하늘에게 한탄하는 순간의 마지막이다. 막상 발을 디디더라도 커다란 변화는 항상 일어나지 못한다. 욕심이고, 오만이고, 방자한 마음가짐이며, 모두의 이상향이지만 말이다. 이제 같은 마음가짐이 반복의 암명을 헛돌면서 지옥을 경험하는 건 수십년 간 끔찍했다. 시선을 달리한다. 버텼다! 긍지가 차오르는 순간을 맛보고 싶었다. 흐름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지배자에 대한 경멸과 무시에 대한 대가는 참담했다. 사소한 비음에 격노를 느끼며 다시 이 자리를 기억하려고 했다. 정말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겠고,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 욕심은 스스로에게 무조건적인 파멸을 낳았다. 고개를 돌릴 필요 없이 동굴 안의 동공을 조금이나마 치우쳐줄 수 있었다면 아마 행복으로 결말을 맞이했을텐데. 흐릿하게나마 보이는 천재성이 희망의 발길질을 사랑하게 만든다. 해답을 아는 문제에 대한 오답은 극적인 비난을 낳는다. 낮은 의식은 수영장을 헤엄치다 채취에 오물을 느끼고, 건반을 누르던 피아니스트에 대한 꿈은 비상구에 대한 모독이고, 비행을 가장한 일탈의 무지함은 순간의 재미만 남긴 채 희망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단 한 명의 관객과 다섯 명의 연주자가 있었으면 그림은 예술로 완성될 수 있었을텐데. 이유없는 전개는 작은 바람으로 스쳐지나가버리게 결심하고, 최후이길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