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돈? 돈! 6/7
2024/11/7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방식은 우리가 어릴 때 살아가던 방식과는 많이 다릅니다. 같은 모습을 가진 인간이지만 활동의 범위와 능력에 있어서는 진화의 수준을 넘어서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과 같습니다. 모든 면에서 그렇지만 국경을 넘는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20세기 중반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 국경을 넘거나 접하는 일 없이 생을 마쳤습니다. 해외여행은커녕 소비하는 재화에서 수입품이라고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구제물품이 고작이었습니다. 다른 나라가 침략하지 않는 한 해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알 바 없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마치 이웃마을 놀러 가듯 국경을 들락거립니다. 수입품이 없으면 생활이 되지 않습니다. 수입된 침구에서 잠을 자고 수입식품으로 차려진 식사를 합니다. 아침 뉴스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속보로 전합니다. 우리의 삶이 국경의 거미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모든 활동에는 국제 거래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화에 의해서 국제 거래가 국내 거래와 다름없이, 시간과 공간, 그리고 거래비용의 제약 없이 일어날 수 없다면 24시간 국경을 넘나드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모든 활동에 거래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면 모든 거래에는 돈의 흐름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돈의 흐름이 수반되지 않는 거래는 없습니다. 국제 거래에는 돈의 흐름이 국경을 넘습니다. 국경을 넘는 돈의 흐름은 두 통화 간 환전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은행에서 일어나는 외환거래입니다.
국제 거래가 많아지면 그에 따라 외환거래도 많아집니다. 국제 거래에는 무역 거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외 투자를 위한 거래는 무역 거래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였습니다. 거기에다 환투기 거래와 환위험 관리를 위한 거래도 가세하니 글로벌 외환시장의 거래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2000년대 초 하루 거래량이 2조 달러 정도였는데 2020년대 들어서 하루 거래량이 7조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많은 돈이 어떻게 다 막힘 없이 흘러 다니느냐고요? 물론 온라인 거래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국제 결제는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라는 은행 회원 전용 결제망입니다. 본부가 미국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이 결제망을 통해 흐르는 자금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결제망이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돈으로 연결된 세상을 형상화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