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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생 Dec 21. 2022

컨설턴트가 가지고 있으면 좋은 생각들 (1)

①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을 것

<컨설턴트가 가지고 있으면 좋은 생각들>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을 것.
② 팀원들과 소통할 것.
③ 거기까지가 변수다!




①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을 것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디저트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여친에게 들었던 말을 하나 하고 싶다. 하루는 휴가차 해외를 다녀온 동료가 선물한 초콜릿을 먹지 않고, 여친에게 전해준 적이 있었다. (난 단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여친은 '우왕! 나중에 밥 먹고 먹어야지~'라고 좋아하며 메고 있던 조그만 백을 열었는데, 가방 안은 언제나처럼 이미 꽉 차 있었다. 난 백에 넣기가 어려울 것 같으니 내가 가지고 있다 나중에 주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여기서 여자 친구가 했던 말을 인용하고 싶어서 이렇게 빌드업을 했다. 여친은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향해 검지를 좌우로 까딱거리며 "아니야~ 이건 가방의 크기 문제가 아니라, 넣고자 하는 의지에 문제야!" 그리고는 테트리스를 시작하더니 끝내 초콜릿을 백에 집어넣었다. 컨설팅에도 이런 비슷한 말이 있다. '문제 해결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의욕과 역량에 비례한다.'는 말이다. 너무 이상적인 말로 들리기도 하고, 꼰대들이 좋아할 얘기같기도 하고, 사실 아닌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컨설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그렇다고 믿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 바닥에서는 할 수 있는 일만 시키지 않는다. 처음 보는 분야의 처음 보는 업무도 전문가처럼 해내야 할 때가 있다. 사실 이게 힘들어서 그만두는 친구들도 많다. 주니어들의 경우 같은 이유로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전문성에 의구심을 갖게 되고, 그렇게 결국 현업으로 옮겨간 친구들도 있는데, 이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이 있다. '여기도 여기 나름의 답답함이 있긴 하지만 컨설팅할 때처럼 머리 아프진 않아요.'. (두통엔 현업인가봉가... ;;) 어쨌든 적어도 머리털 쥐어뜯어 가며 있을것 같지도 않은 답을 찾느라 골머리 썩는 일은 더 이상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만큼 끝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게 이 바닥 생리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주제에 도전해야 하고, 적응할만하면 리셋돼버리는 환경(일하는 공간, 같이 일하는 사람 등)에도 매번 적응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밤새 고민해서 내린 결론을 다음 날 보면 '뭐야… 이게 맞나? 어제는 분명히 이게 답이었는데… 왜케 낯설지?' 라는 생각과 함께 한방에 멘탈이 털려버리는 상황을 수도 없이 맞이한다. 그래서 떠나는 자들이 자주 하는 또 다른 단골 멘트 중 하나가 '이제 답도 없는 이런 일 그만하고 싶어요.'이다. 솔직히 정말 똥된장을 구분 못 하면서 이런 말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의외로 컨설턴트로서 좋은 자질을 가진 친구들 중에서도 이런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사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수학의 세계에서와 같이 절대적인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쁘게 정제된 변수와 조건 속에서 푸는 수학 문제가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푸는 것이고, 이 문제를 푸는 공식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막막한 기분이 드는게 어쩌면 더 자연스러운 일 인지도 모른다. 모순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번 주어진 변수와 조건 속에서 가능한 많은 사람의 합의를 이끌어낼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낸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 일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매번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면 드는 생각이기도 한데 혼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해낼 일을 팀은 해낸다. 팀은 단순히 해야 할 일을 물리적으로 나누어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말이 나온 김에 틀딱 마냥 미생들을 위해 멘붕 탈출을 위한 팁을 한 가지 알려주려고 하는데, 자신이 뭔가 멘붕이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다음 3가지 스텝을 활용해 멘붕에서 탈출하길 권한다.


    1) 일단 당황하지 않고~

    2) 정신과 육체에 힘을 뺀 뒤~

    3) 팀에 몸은 맡겨라!


  그렇게 팀에 몸을 싣고 이끌려 가다 보면 조금씩 정신이 드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 그때 다시 팀에 손을 보태면 된다. (가끔 정신이 들었는데도 계속 누워있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런게 내가 말하는 반칙이다. 이 주제에 대해서도 언젠가 다시 다루기로 하겠다.) 농담 같지만 농담이 아닌 이 치명적인 방법론의 전제는'팀은 반드시 해낸다는 것'. 그리고 '개인은 그런 팀을 믿는 것'이다. 주관적인 소견이지만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2가지 요소를 '신뢰'와 '소통'이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것은 신뢰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이야기다. 개인은 언제든 멘붕이 올 수 있다. 그러나 팀은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신념으로 앞으로 나아가면서 무너지는 개인이 기대서 회복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줘야 한다. 그러나 또 팀을 구성하는 것은 개인이다. 말장난 같지만 그래서 다시 하고 싶은 얘기는 팀원들 개개인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게 잘 안 되는 사람들은 팀을 믿으라는 것이고 말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의쌰~의쌰~ 일을 해도 위기는 어떤 식으로든 찾아오게 마련인데 하물며 안 될 것 같다는 의심으로 일한다면 어떻겠는가? 이미 게임을 지고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토록 중요한 (개인과 팀의) 신뢰를 깨뜨리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회의주의와 패배주의다. 다들 알다시피 어딜 가나 항상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단골 멘트는 '이걸 지금 우리 보고 하라고?', '방법 없다.', '못한다.', '내가 다 해봤는데... 블라블라' 류의 말들이고, 신기하게도 하나같이 업무범위와 투입인력에 대해 말이 많다. 이런 팀원이 있다면 빨리 손을 써야 한다. 그대로 두면 팀원 전체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다. 이런 악의 기운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이고, 강력하게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말하자면 길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다만 그만큼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반드시 조치를 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팀이 회의주의나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고, 승리의 기운을 유지하는 것은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 꼭 필요한 대전제이다.


P.S. 참고로 그런 부류(안 되는 이유만 찾아 얘기하는 사람들)는 컨설팅이랑 맞지 않는 부류다. 자신만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가능하면 엮이지 않도록 하자. 컨설팅이라고 다 괜찮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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