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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Oct 28. 2023

필요한 존재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가?


"다음 주부터 새로운 알바생이 올 거야."


원래는 알바 동생과 둘이서 근무를 하였는데, 다음 주부터는 새로운 알바생과 셋이 오전 근무를 한다고 말씀하셨다.


새로 온 알바생과 인사를 하고, 인수인계를 시작하였다. 카페 일은 처음이기 때문에 샷을 내리는 것부터 물건의 위치, 냉장고/ 냉동실에 있는 것들을 알려주었다. 정신없는 출근 시간이 지나고 조금 여유로운 시간이 왔다. 그 시간 동안 필요한 물품을 채우거나, 냉장고 정리를 하거나, 배달 용품을 준비했는데, 그 일을 셋이 나누니 금방 채워졌다. 


...


'또 뭐 해야 하지..?'


주변을 살피며 속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얼마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반가운 손님들이 왔다. 주문표를 전달하고 음료 컵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이미 컵이 준비되어 있었다. 셋이 있으니 내가 할 일이 줄어들고 있었다.


'앗.. 내가 할 일이 없구먼..'


시간이 지날수록 셋이 근무하는 요일이 지루해졌다. 바쁠 땐 역할분담이 되어 일이 있었지만, 매시간 바쁜 것이 아니다 보니 한가한 시간에는 할 일이 없었다. 책상을 닦거나, 전시된 모형 음식을 닦거나, 구석구석 닦기 등 할 일을 쥐어짜 내는 것도 조금 지쳐갔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없어도 되겠구나.'


며칠을 고민하다가 '나'에 대한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필요한 존재'라는 인정에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이다.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움직일 힘이 생기지만 그 반대가 되었을 땐 의욕을 잃고 축축 쳐지게 된다. 새로운 나를 알게 되고 며칠 뒤 사장님께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고 나니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시원해졌다. 


나는 다시 내가 필요한 곳을 찾아가려고 한다. 그전에 잠시 멈춰서 시험공부를 하고 할미공부방 사업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카페 알바를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커피를 내리는 것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알고, 다양한 생각을 하고, 나에 대해 더 알게 되었다. 카페에서 일했던 시간은 나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좋은 것들만 담아두고 잘 마무리해 보자. 


고생했어!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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