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우산

작은 우산

by 민호

비가 그친 골목 끝에
검은 우산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비가 멎은 후에도
우산은 여전히 젖은 상태였고,
펼쳐져 있었다.

우산의 내면을 서서히 들여다보았다
그것은 정말로 참혹한 모습을 가지고,
무릎만을 꿇고 있었다.

젖은 살결, 끊어져 버린 갈비뼈
한때는 하늘로부터 비를 막던 그것이
흙빛 물웅덩이에 몸을 담갔다.

비가 오는 날만 기다려서,
사람들을 비로부터 지켜줘 왔는데
이렇게 버려지는 모습이 참혹했다.

작은 골목에서 버려짐을 당한 작은 우산이
정말 외로워 보였다.

나도, 그 작은 우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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