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님의 수상을 축하드리고, 독서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권합니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 문학계에 경사스러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바로 한강 작가님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죠.
방구석 독서가이자 소심한 작가 지망생으로서 감히 언급해도 될까 싶지만
그래도 제 블로그니깐 개인적인 일기처럼 작가님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단순히 상으로서의 업적만이 아니라, 이토록 좋은 작품이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며 많이 읽혀진다는 사실에 찬사를 금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한강 작가님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다른 많은 우리나라의 뛰어난 작가님들도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그 가치를 매기기 힘든 좋은 글들이 널리 읽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런 축하와 더불어 잡담을 쓰게 된 다른 이유를 써보겠습니다.
이번 시상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이 갑자기 책에 몰리게 되더라고요.
참 진기한 광경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독서라는 취미는 왠지 사회 생황을 하면서
언급하기 꺼려질 정도로 대중들에게 많이 사랑받지 못하는 고루한 취미가 되어버린 기분이었습니다.
다들 언제 그거 읽고 앉아 있냐고, 그 시간에 차라리 숏폼을 한편 보고 말지라는 말을
얼마나 당연할 정도로 많이 들었는지...
그래서, 갑작스러운 세태의 변화에 놀랍기도 하지만, 결코 나쁜 현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찌되었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독서가로서 추천하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 취미고
그것에 대해 지지하는 지지자니깐요. 그래서 혹자는 잠시의 유행이라 폄하해도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리고 그런 유행을 요 며칠 사이에 유독 체감하게 되는 것이 생각치도 못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그건 바로...
'한강 작가님 책, 읽어볼만 해요? 아니, 내가 읽을 수 있을까요?'
...라는 취지의 질문이었습니다. 나름 주변에서 제가 소심한 독서가라는 것을 떠올리고
잘은 모르겠지만 한번 물어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독서와 담을 쌓고 있던 사람으로서 갑자기 접해서 완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은... 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아직 한강 작가님의 글을 제대로 읽을 엄두는 나지가 않아요.
글에 담긴 무게와 깊이가 경솔하게 접하기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사실 물어보는 분들에게도 솔직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고 권하지 않고 싶다고요.
근데 그렇게 말하면 다들 많이 실망들을 하시죠. 용기를 낸 독서 결심이 꺽이는 것이 보이고요.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 저는 꼭 말을 덧붙입니다.
'꼭 어려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어요. 쉬운 책부터 시작하세요. 동화부터 시작해도 괜찮아요.'
제가 꼭 동화작가를 지망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 이게 제가 전하고 싶은 솔직한 마음입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주인공이 일상과 달라진 사건을 맞이하고, 그 사건을 서사에 따라 걸어가며
많은 여정을 거치고,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긴 이야기가 끝나고 마침내 종결되는 이야기...
그것을 읽으며 느끼는 즐거움이 저는 독서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잠시간의 유행 때문이든, 아니면 오랫동안 생각한 마음이든, 한번 든 독서 결심을 실천으로 옮기고 싶다면
저는 그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는 동화부터 시작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동화가 그저 아이들만의 이야기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한 와일드 로봇을 읽으면서 어느 누가 그것을 아이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할까요?
이희영 작가님과 이꽃님 작가님의 글이 단순히 청소년만의 이야기일까요?
언젠가 아이였고 소년이었고, 소녀였을 우리들의 가슴 속에서 동화는 항상 그 시절,
가장 빛나고 아름답게 불타오르던 시간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독서라는 여정을 떠나며 정한 동화라는 목적지에서 여러분은 잊어버린 자신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그게 독서를 통해 여러분이 얻을 수 있는 재미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행복한 여정을
오래 이어가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런 질문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던 그 마음을
여기 블로그에도 담아서 모두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독서를 시작해 보시겠다고요? 그럼 동화부터 시작해 보세요.
틀림없이 잃어버린 나 자신을 거기서 찾을 수 있을 거에요.
#동화 #한강 #노벨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