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라
책을 읽다보면 타겟을 정확하게 잡고선 그 감수성을 제대로 담아낸 매니아들을 위한 작품이 있다.
오늘 소개할 작품 미카엘라가 딱 그런 느낌의 작품이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소녀소녀한 감상의 여운을 느끼며 이 작품의 리뷰를 해본다.
작품의 내용은 마법 세계에 존재하는 학교 브링턴 아카데미의 학생인 주인공 미카엘라가
학교 전통의 보물찾기 대회인 두꺼비 잡기에 나서며 시작된다.
하지만 대회의 마지막 보물인 달빛 드레스를 숨기는 수상쩍은 행동을 하는 학생회장을
목격하고 위험한 동행을 시작하게 되고, 미카엘라를 공공연하게 적대하는 라이벌 신시아 일당의 방해를
이겨내고 미션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과연 미카엘라는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모든 보물을 찾고 바라던 소망을 이룰 수 있을까?
그리고 속내를 알수 없는 학생회장의 음모와 보물 찾기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뭐 이런 느낌으로 요약된다.
일단 이 작품을 처음 보고 느낀 감정은 의외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이렇게 서양 풍의 마법학교 장르를 익숙하게 그려낼 수 있다니?
뭔가 입시와 사교육에 찌든 우리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국내 작품만 보다가
갑자기 해리 포터를 연상하게 하는 마법 학교의 이야기를 보면서 신기한 생소함을 느꼈다.
사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상당히 익숙한 장르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해리 포터를 시작으로 퍼시 잭슨, 밀드레드와 같은 상당히 오랜 역사와
이미 성공한 히트작이 많은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나 그런 꿈과 희망의 마법 세계와 동떨어진 우리 아이들의 사정 덕분인지
국내 작품에서는 찾기 힘든 소재였는데, 이걸 이렇게 원서를 번역한 듯한 느낌마저 드는 유쾌한 필력으로
만들어낸 작가님의 역량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느낀 감상은 묘하게도 작중에 수수께끼와 풀이 과정이 정석적이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잘 짜여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 솔직히 말해보자.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그 놈의 체스 판정 때문에 얼마나 많은 조소가 있었던가?
사실 극중에 트릭을 구성하는 것이 좀 그렇긴 하다. 기발하게 만들고 싶지만
그러다보면 뭔가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억지가 들어가게 되면서 뭔가 작가의 의도와 다른 경우로
흐르는 일이 많다. 해리포터 마저도 그러니 뭐...
근데 이 작품은 묘하게도 그런 짜임새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요소가 없다.
내용 그 자체가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유려한 전개를 이어가면서 엔딩까지 모두가 납득할 수 밖에
없는 깔끔한 내용으로 작품을 종결한다. 근래에 보기드문 수려한 필력과 구성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제일 처음에 언급했던 것처럼 소녀들을 대상으로 감수성 폭발하는
제대로 된 타겟팅을 선보인다. 목걸이와 구두, 티아라와 드레스가 가득한 마법 세계에서 맘에 안드는 못된
라이벌을 이겨내고 동경하던 학생회장과 해피엔딩을 보는 내용을 싫어할 여자 아이가 있으려나?
그냥 소재만 나열해도 감수성이 터져나오는 전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적절한 타겟팅과
그 대상을 위해 준비된 잘 다듬어진 걸작이란 생각이 든다. 비룡소 마시멜로 팬픽 공모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성공하였고 가장 배출한 작품 중에 하나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아직 공주님을 꿈꾸는 따님을 가진 부모님들이라면
반드시 한번 보여주기를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필독을 권한다.
P.S 1 근데 유감스럽게도 우리 집 딸은 공주님이 꿈이 아니었는지
이 작품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더라. 딸아... 가끔은 전설의 포켓몬보다도 이런
프린세스 다이어리가 필요할 때도 있단다.
P.S 2 가끔 작품이 너무 성공해도 고민이 생긴다. 5권까지 나왔네.
언제 다 읽지? 아주 오래 전 해리포터를 보면서 이 놈의 볼드모트는 대체 언제까지
곰탕 우리듯이 우려먹을까 고뇌했던 기억이 플래쉬백된다. 파이팅! 4권만 더 힘내보자.
#미카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