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원제 [The Know-It-All: One Man's Humble Quest to Become the Smartest Person in the World] 은 일종의 자서전적인 소설인데, 그렇다고 일생을 회고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작가인 A.J. Jacobs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A에서 Z까지 읽으면서 생기는 사소하고 개인적인 사건들을 엮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읽는 무모하고 의미 없는 도전은 작가 스스로가 나는 더 똑똑해져야 해라는 욕구에서 시작한다. 뉴욕주 변호사인 아버지와 사방에 머리 좋은 사람만 있는 집안에서 그는 고백한다. 일종의 열등감이 있었다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브리태니커를 읽기 시작한다. 어처구니없는 도전이다.
Preface를 읽어보면 그가 이미 얼마나 Brainy 인지 알 수가 있다. 아이비리그를 졸업했고 문학, 역사, 시사 상식을 줄줄 꿰고 있는 그가 Smart 하지 않다고 느낀다니.
어쨌든 그는 브리태니커를 읽기 시작하고, 책은 그가 새로 알게 된 지식을 Newly Acquired Knowledge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일단 나도 따라가 보기로 한다.
첫 단어는 a-ak이다. Ancient East Asian Music 이란다. 아악(雅樂 아니야? 첫 장에 한국의 궁중음악이 등장한다. 뭔가 끌리는걸.
작가는 Petty 하고 Self-deprecating 하다. 자기 비하를 너무나 솔직하고 시도 때도 없이 펼친다. 웃기고 애잔하며 공감이 간다. 매형인 에릭 (하버드를 나왔다)을 남모르게 라이벌로 삼으며 에릭도 모르는걸, 나는 알지 하며 뻐기는 모습이라니.
무려 33,000페이지에 달하는 백과사전을 읽으면서 그가 알려준, 쓸모는 없지만 재밌고 놀라운 사실들이 내 머릿속에도 쌓인다. 나도 머리가 좋아지는 느낌인걸. 세계 최고의 스마트 퍼슨이 되려는 그의 의지로 인해 그는 멘사 시험도 보고 Jeopardy 퀴즈쇼에도 나간다 (RIP. ALEX).
저명한 작가와 평론가, 사상가들은 브리태니커를 읽었다고 한다. 인터넷 시대에 사라져 간 브리태니커지만 책장 가득히 줄지어 꽂혀있는 브리태니커를 보면 이 세상의 모든 지식들이 한데 모아져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작가는 말한다.
Zywiec. 브리태니커 마지막 단어이다. 브리태니커를 다 읽은 그는 똑똑해졌을까? 그는 말한다. 아마 아닐 거라고. 그리곤 덧붙인다. 사람들은 knowledge와 intelligence가 다르다고 하지만, 그 둘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고 (live in the same neighborhood), 자신은 다시 한번 배움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독서모임을 한다. 모두들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 나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