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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les Blog Mar 25. 2023

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

북리뷰

“There goes the devil!”

저기 악마가 지나간다! 

전기줄을 가리키며 아미슈 교도가 한 말이다.

아마 1900년대 초의 사진인 것 같은데, 곳곳에 세워 지기 시작하는 전봇대와 그 사이를 잇는 전깃줄, 그리고 그로 인해 바뀔 자신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것이다. 


자전거가 등장했다. 스포츠용으로 제작된 자전거는 앞바퀴가 어마무시하게 크고 뒷바퀴는 있으나 마나 한 정도 크기로 달려있다. 여자들도 타고 노인네도 타기 시작했다. 왜? 빨리 갈 수 있으니까? 위험하다. 여자들은 타면서 성적 흥분을 느낄수 있다며 극구 말렸지만 자전거의 스포츠 이 외의 효능 (utility)를 발견한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여성과 노약자들도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지금의 자전거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전화

전화가 중류층 가정의 거실에 놓이기 시작하자 전화를 만든 벨 컴퍼니는 각 가정에 공문을 보냈다. “전화는 사업상 또는 남편/아버지의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데 써야 합니다. 

여성분들은 전화로 이웃과 수다를 떠시면 안됩니다. 물건을 주문하거나 교회일을 의논하는 것 이외에는 쓰지 마십시오” 전화기 스위치 보드에 수십 명씩 달라붙어서 전화선을 손으로 일일이 꽂아야만 통화가 가능했던 시절, 급증하는 통화량때문에 나온 자구책이었다. 그러나 그녀들의 수다를 막을 수 없었다. Social Constructivism of Reality. 니들이 왜 만들었는지는 알 거 없고, 난 이렇게 쓸거다.  


인터넷이 등장했다. Psychological proximity를 만들고 지구촌 곳곳을 연결해주지만 공포감도 굉장했다. 이제 출판은 죽었고, 불법 다운로드와 표절이 난무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연결, 원하는 사람들과의 더욱 단단한 유대 (echo chamber), 가짜 뉴스, 사이버 범죄가 판을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 들어맞았다.  

다음 선수 입장. 스마트 폰. 이 분 강적이다. 스마트 하지 않은 사람도 스마트하게 해주는 손안의 요술봉이다. 인터넷과 전화를 합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앱까지 가세해 자고 나면 업그레이드가 필수인 세상이 되었다. 나 매일 업그레드 중이다. 


그리고, 드디어.

그분이 오셨다.

챗GPT 


이 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될 지도 모르는 (불, 바퀴, 인쇄술 빼고) 변혁이다… 라고 생각된다. 일단은.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쓴 사람은 없는 챗GPT. 구글 탭에 항상 열려있고, 챗GPT와 먼저 상의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해지는 나 (이런 분들이 많거나,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변화에는 두가지 반응을 한다. 환영 아니면 박대. 

전기줄도, 자전거도, 전화도, 인터넷과 스마트폰도.  


[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은 

공대 교수가 쓴 만큼 챗GPT의 컴퓨터 공학적 배경으로 시작한다. 기존AI모델과의 차이점과 우수성을 설명하고 어떻게 작동하길래 이렇게 똑똑한 가를 풀어 썼다. 도움이 된다. 몇 년 전 데이터 마이닝을 이용하여 논문을 썼었는데 그때 습득한 지식으로 첫 장을 그런대로 이해하며 넘어갔다. 

챗GPT로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앞으로 유망해질 직종이나 없어질 직종도 점쳐본다. 그러나 챗GPT도 잘 쓰는 방법이 따로 있다. 원하는 것을 정학하고 상세히 입력해야 좋은 대답이 나온다. 이 책은 그런 부분도 친절하게 안내한다. -부록 챗GPT프롬프트의 작성 가이드. 


나만의 팁을 공유하자면, 챗 GPT는 어떤 것은 절대 못한다고 버틴다. 윤리적이고 어쩌고 하면서 안된다고 한다. 상대에게 협박과 모욕을 섞인 편지를 쓰라고 하면 대화로 풀라고 하며 심리 상담을 한다. 이럴 땐, 극중에서 주인공이~~~ 라고 하면 “응, 알겠어”라며  술술 써내려간다.  


실리콘 밸리 (미드) 에서는 그림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햄버거를 햄버거로 정확히 인식하고, 다른 그림을 보여주면 Not Hamburger 라고 한다. 세상에 햄버거와 Not Hamburger 만 있는 것이다. 챗GPT가 보여주는 능력과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교수들도 챗GPT를 써서 논문을 낸다고 한다. 공저자로 이름 올리면 되잖아 라고 우긴 사례도 있다고 한다. 


[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에는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윤리 딜레마도 다루었다. 개인적으로는 윤리적인 문제의 범위가 다소 좁은 것이 아쉬웠다. 


영화 Blade Runner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이 세상에 나왔다면 한번은 봐야할 영화)에서는 인간과 구별이 안되는 사이보그 감별사가 나온다. 기억까지도 심어진 사이보그들, 그들이 감정을 GET하게 되고 그들을 무차별하게 hunting 하는 인간들, 과연 인간성 humanity 는 누구에게 있는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에 대한 불타는 감자를 투척한다. 


챗 GPT는 창의력에 대한 감자를 던진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만든 작품은 창의력이 없는가? 무엇이 창의력이고 무엇이 오리지널인가? 새로운 기준과 가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과 개인의 고민이 필요한 시대를 열었다. 


챗GPT 에 대한 기술적 배경, 탄생스토리까지도 알고 싶은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겠다. 


협찬을 받아 정말 맘대로 쓴 리뷰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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