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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정 Aug 10. 2024

여름 피로

날이 무덥다고 울어 젖히는

풀벌레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무인도에 버러 진 이방인의 외침처럼

맥없이 허공으로 이어진다.


소나무 사이 벤치 위로 드러누운 그늘은

이제 그만 쉼을 누리라 속삭인다.


운동복 사이로 풍기는 단내는

사방에서 날갯짓하는 모기를 부르고,


십 리 길을 두 번째 지나온 몸뚱이는

핑계 저 핑계를 떠올리며

집으로 돌아가라 애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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