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소 Oct 23. 2024

Rose

어쩌면 저렇듯 원형 속에
첩첩의 조화를 가지고 있으며


어쩌면 저렇게도
탕진되지 않는 신비를
간직하고 있을 수 있을까?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에..
장미가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완벽한
아름다운 자태를 이루는 시간은
불과 20초라고 들었다.

그 20초 동안 아름답기 위하여
장미는 기나긴 어둠의 시간과 싸우고
가시와 싸우고 토양과 싸운다.


20초 동안의 그 짧은 순간
그 첩첩의 조화와 만나기 위하여
장미는 나머지 기나긴 시간을
형극과도 같은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


가시와 싸우는 그 시간 없이
결코 아름다운 20초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존엄한 고난을 내 것으로
부둥켜안는 과정.


일생의 노력의 시간들을 무효화하지 않기 위해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시각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무리 아름다운 장미꽃이라 해도 활짝 핀 중심의 시간보다는
상처투성이 고난의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장미는 이렇듯 아름다움뿐만이 아닌
미완의 우리를 성숙으로 인도하는 꽃이다.



작가의 이전글 세상살이의 허(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