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내가 아는 감자와 탕의 합성어겠지,
그러니 감자가 들어간 국 비스무리 한 거겠지,
국정원이었나 하나원이었나 기억이 나질 않지만 갇혀있는 단체 생활 중 유일하게 체험활동으로 기관을 벗어나는 날이 있다
당시 우리 기수는 쇼핑 체험을 한 후 식사를 마치고 복귀하는 것이었다
사감 선생님이 “선생님들 오늘 식사는 감자탕입니다 “
북한사람들의 아쉬운 탄성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나 또한 ‘북한 사람에게 감자탕이라니..’하며 궁시렁 거리며 삐죽 내민 입술을 숨기지 않았다.
“아마 좋아들 하실 겁니다 하하하”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마치 예상한 반응이라듯이 말이다.
내가 살던 고향은 아주 춥다. 그래서 감자농사가 잘 되는 곳이어서 3대 거지반찬 중 하나로 ‘감자볶음’을 꼽기도 한다.
운동회나 소풍을 비롯하여 도시락을 준비할 때 반찬으로 ‘감자’가 있으면 친구들끼리 야유하기도 했다.
그런 감자를 한국 사회에서 첫 식사로 먹게 되는 것이었다.
남자 50여 명이 우르르 예약된 가게로 들어간다.
4인 1조로 버너에 올려진 고기 냄비를 중심으로 들러 앉는다.
다들 신나서 맛있게 식사하던 중 아저씨 한분이 인솔자 선생님께 물었다.
“사감 선생님, 식사로 감자탕을 먹는다더니 왜 감자가 안보이죠?”
선생님은 또 사람 좋게 웃으며 “지금 드시고 계시잖아요 ㅋㅋ” 핀잔하듯이 받아친다.
이때서야 그 등뼈의 이름이 감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감자탕을 좋아한다. 죽기 전 먹고 싶은 TOP3에 꼽을 정도이다.
어렸을 적 뼈를 손으로 들고 살을 뜯는 것은 상상조차 못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나의 첫 식사인 감자탕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주었다.
명품청기와, 남다른, 조마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