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책을 내고 싶은, 하고 싶은 것 많을 나이 28세
글의 주제는 '나라는 사람'
다들 인생을 살다 보면 크든 작든 굴곡을 겪었을 것이다. 상처도 받았을 거고 이 세상에서 지금 내가 가장 행복하다고도 느껴 봤을 거고..
죽고 싶을 때도 있었을 거고…
나도 내 인생의 물결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때마다 느꼈던 감정을 쓰고 싶었다.
근데 오늘이 딱, 그날이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노트북을 챙겨서 지하철을 타고 상수역에 갔다.
상수동의 카페에서 아인슈페너를 시키고 콘센트가 있는 자리에 앉았다. 글 쓰는 데 2시간이 넘으면 메뉴를 하나 더 시켜야겠다고 생각하며 노트북을 펼쳤다.
글을 쓰며 지금 생각난 건데, 내 인생의 굴곡은 아인슈페너랑 공통점이 있다.
아인슈페너는 맨 위에 있는 바닐라 크림은 너무 맛있는데 그 아래에 깔린 커피가 나오면 너무 쓰다.
그래서 나는 바닐라 크림이 에스프레소에 스며들기를 기다린다. 달아져라.
인생에서 즐거움을 맛보면 그 뒤에는 고난이 있다. 혹은 그 반대로 고난이 찾아오면 즐거움이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내게 찾아온 즐거움을 금방 써버리지 않는다. 메모장에 적거나 사진을 찍어서 기록한다.
그게 나에게는 즐거움을 인생에 스며들게 하기 위한 과정이다. 나중에 고난이 왔을 때, 꺼내 보면 조금이라도 쓴맛을 중화시킬 수 있으니까.
즐거움에도 여운을 남기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책을 만들고 싶다. 글을 처음 쓰는 사람 치고는 목표가 너무 큰가?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 건 아마도 미디어의 영향을 받아서이지 않을까 싶다.
최근 구독한 유튜버가 있는데, 하고 싶은 말과 하고 싶은 일을 카메라에 담아 '전체공개'하는 게 부러웠다.
보통은 부러움에만 그쳤었는데, 나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이렇게 실천으로 옮기게 됐다.
이팔청춘은 열여섯 살뿐만 아니라 스물여덟 살도 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 제2의 사춘기 같은 시기이니까. 즉,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28살이 격동기를 거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에세이를 한 권 사서 읽었다. 짧은 호흡으로 쓴 글이라 책을 다 읽는 데 2시간이 걸렸다. 적당히 재미도 있고 적당히 짧아서 '나도 쓸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책을 참고 삼아 써볼까 했지만, 곧 그 생각을 접었다.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차피 처음 쓰는 건데 틀리면 어떤가? 아니 근데, 창작의 영역에도 틀린 게 있나?
남에게 상처만 주지 않으면 되지.
그러니까 내 이야기를 어떻게 쓸 것이냐면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떠오르는 대로, 지금 이 글처럼 쓰려고 합니다만.
도 솔 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