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 남자의 요리(갈치구이)

아빠가 흉내내는 엄마의 마음

by 프리맨

추석 때 귀한 갈치 선물을 받았다. 강남 모백화점의 제주산 갈치. 바로 냉동실에 넣었다가 이제야 두 토막을 꺼내 냉장실에서 자연해동을 하고, 점심 상에 올리기 위해 요리를 시작했다. 소금과 식초 물에 20분 정도 더 담가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씻으려고 보니 이미 손질이 잘 되어있다. 갈치 요리의 핵심은 냄새를 잡고 모양이 흐트러트리지 않는 것.


내장이 있는 부분에 손을 짚어넣어 마지막 확인을 하려는 순간 무언가 만져져 배를 갈라보니 갈치알이 큼지막하게 보였다. 순간 당황했다. 이걸 같이 구이를 해야 하나, 아니면 어떻게 하지? 부리나케 인터넷을 조회해 보니 다양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중량을 재보니 겨우 27그램. 시험 삼아 갈치알탕을 끓이기로 하고, 육수를 내고 알을 넣으니 하얗게 익는다. 먹어보니 특유의 갈치알 비릿한 맛이 올라온다. 알은 영양이 풍부하고 풍미가 좋아 실력자들은 귀하게 잘해 먹겠지만, 나는 완전 초보자라 오늘은 이걸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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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갈치알 27그램과 갈치탕]


해동한 갈치를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후 칼집을 내고 소금 간을 했다. 간이 스며들도록 20분 정도 시간을 보낸 후 밀가루를 입혀 드디어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갈치를 넣었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기시작한다. 자주 뒤집으면 모양이 깨지기 때문에 진득이 기다렸는데, 처음이라 언제 뒤집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3분 정도 지나 뒤집어 보니 약간 노르스름하게 익었다. 조금만 더 익히면 될 것 같았다.


반대쪽은 요령이 생겨 고기 익은 냄새가 날 때까지 기다렸다. 과연 뒤집어 보니 노란색이 더 많이 올라왔다. 성공. 처음 작품치고는 혼자 만족. 역시 한식조리학원을 다닌 게 큰 도움이 된다. 첫 작품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저 주어야지. 조그만 이벤트이지만 혼자 신이 난다. 이게 요리의 묘미인가. 이게 엄마의 마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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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갈치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