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놀이터에서 진지한 댓글 달기
(대문사진: 꽃범의 꼬리, 9월 농업기술센터)
오랜만에 다른 작가님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았다.
재미있는 글과 메시지 있는, 때로는 뼈를 때리시는 직장인들의 생생함을 글로 보여주시는 작가님이시다. 아직 브런치 마을에서는 사회성 지표로 어린이인 관계로 실명을 거론할 만큼 대담하지 못해 존경하는 작가님의 필명을 밝힐 수는 없다.
늦은 시간이어서 그렇겠지만 내 댓글 이후에 댓글이 달리지 않는 것을 볼 때는 생각이 많아진다.
난 댓글 문닫이는 아닐까? 예전에 고민해 본 적 있는 주제다. 스스로 아니다 생각하려 해도, 이 문제로 계속 고민하다 보면 댓글 소통이 힘들거나 더 신중해질 것 같다.
다른 작가님들의 소중한 글에 댓글 다는 것.
응원이 되고 관심이 되는 활동이겠지만... 너무 깊지 않게, 재치 있게, 기분 좋게... 이건 얼마간의 내공이 쌓여야 가능한 일일까?
가끔 직접 뵌 적 없는 작가님이신데 내 댓글이 혹여 불편하실까 염려된다. 대부분 소심한 좋아요로 팬심을 보이며 응원한다.
자라나는 새싹일 때 예쁜 아가처럼 응원해 주셔서 걸음마 떼던 본인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댓글을 올리곤 했다.
작가님들 브런치로 놀러 다니다 보니 엄청난 독서량과 탄탄하게 쌓아오신 글 내공에 숙연해지는 분들이 많으시다는 걸 발견했다. 국문학 전공이신 분들, 본업이 작가이신 분, 출간작가에... 작가를 직업으로 살아오신 분들이 많음을 보았다.
장난처럼 또는 내 마음을 이 분들 글에 흘려도 될까 고민하면서, 진짜 힘들 때는 쓸 수도 없어서 숨 쉬듯 흘리는 마음이 글로 표현되어도 될까 해서.
매거진은 비정기 발간이라 연재주기에 연연하지 않고 글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일기처럼 써보고 싶었다. 이곳에 남기면 또 다른 브런치북을 여는 부담이 없지만 매거진 제목이 여름 한정이다.
2025년 여름방학이 2026년 8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언젠가 숨을 쉬어도 울음으로 차오르지 않고 상쾌함으로 느껴질 때 다시 열어야지. 생각하던 그 시간이 제법 길어졌다.
그리움이 사무친다는 것이 이런 걸까?
요 며칠만 보면 시간이 많다는 게 지금 내게 좋은 걸까, 살다 보면 옅어지는 감정이라는데.
명랑해 보이는 댓글에 내 브런치에 오셨다가 슬픔과 눈물, 불안함만 보실까 봐 올렸다 지우고 수정을 반복하는 시간들.
타인의 글도 짧은 글이 아니면 몇 번을 읽어도 머릿속이 메마른, 휴대폰으로 읽다가 탁 닫고는 한참을 누워서 쉬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단순 반복이 가능한 작업이 아니라 매번 새로움을 만나고, 우물물처럼 길어내야 하는 이 작업이 지금만큼 버거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래도 글쓰기 근육을 길러야 바로 서고 걷고 생활할 수 있으니 발행은 못하더라도 서랍 속에라도 넣어두는 시간을 당분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