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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다랭 Apr 17. 2024

2024 칸 영화제 라인업 분석

5월 14일 ~ 5월 25일

올해도 어김없이 칸 국제 영화제가 열린다. 코로나가 잠잠해진 2023년 이후로 칸을 포함한 모든 국제 영화제가 다시 활성화되었다. 올해 칸 국제 영화제 라인업은 작년만큼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살펴보니 리스트 중간중간에 아주 큼직해 보이는 이름들이 보인다. 심사위원 라인업은 조금 논쟁의 여지가 있어 보이며 올해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자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든 조지 루카스다. 글쎄,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이 그레타 거윅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 <레이디버드> 이외에 딱히 굵직한 작품 하나 없이 <바비>의 화제성 하나로 오른 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칸 영화제 라인업 분석이라고 적어놨지 누가 수상할지는 필자도 잘 모르기에 그런 것을 기대하고 왔다면 '뒤로 가기'를 클릭하자. 우선 메인이벤트인 경쟁부문 라인업부터 보겠다.


1. 파얄 카파디아(Payal Kapadia)

파얄 카파디아 감독

21년 당시 칸 국제 영화제는 어느 인도 영화의 등장에 상당히 감탄했고, 그 영화는 극찬받았다. 바로 <무지의 밤>이다. 감독 파얄 카파디아는 어느새 신성으로 떠올랐고 올해는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이 아닌 메인이벤트인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장편으로 데뷔한 지 5년도 채 안 돼서 경쟁부문에 오는 경우가 드물기에 주목해 볼 만하다. 그리고 파얄 카파디아의 장편 데뷔작 <무지의 밤>은 파운드 푸티지를 실험적으로 아주 능숙하게 활용했고 칸, 부산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고 극찬받았다, 어쩌면 올해 수상을 노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2. 션 베이커(Sean Baker)

션 베이커 감독

21년 경쟁부문에 참여했었던 션 베이커 감독이 또다시 2번째로 경쟁부문에 참여한다. 벌써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스타렛>의 성공 이후 메이저급 감독으로 성장한 것이 눈에 보인다. 특히 그가 저번 칸 경쟁에서 선보였던 <레드 로켓>은 마치 거장 '폴 토마스 앤더슨'의 <부기 나이트>가 연상되는 소재로 신선한 연출을 선보였기에 이번엔 무슨 작품을 보일지 기대된다.



3. 알리 압바시(Ali Abbasi)

알리 압바시 감독

알리 압바시 감독은 <경계선>이라는 작품으로 상당한 주목과 찬사를 받았던 감독이다. 이후 <성스러운 거미>로 이란 내에서 금지당할 정도로 꽤나 문제작을 선보였고 주연 배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주었다. 매번 기괴하지만 통렬하게 사회비판이 가미된 영화를 선보이고 있는 알리 압바시 감독은 이번이 2번째 경쟁부문이다. 그 또한 파얄 카파디아 감독처럼 유망주였으며 지금은 꽤나 인정받는 감독의 자리에 올라와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어떤 기괴한 작품을, 혹은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을 했을지도 기대해 봐도 좋다.



4. 질 를르슈(Gilles Lellouche)

질 를르슈 감독

질 를르슈를 프랑스의 국민 배우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의 경력은 사실 감독으로 시작되었기에 그가 이번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것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그가 감독한 작품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2018년 감독했었던 <수영장에 간 남자들>은 프랑스에서 흥행했으며 세자르 상 여러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하였다. 당시 그는 비경쟁부문으로 참여했었다, 그가 이번에 경쟁부문에서 선보이는 신작을 '매우 폭력적인 로맨틱 코미디'라고 했으니 어떤 작품이 나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5. 안드레아 아널드(Andrea Arnold)

안드레아 아널드 감독

안드레아 아널드에겐 벌써 5번째의 칸 영화제다. 거장으로 불리는 안드레아 아널드는 벌써 심사위원상과 그랑프리를 포함해 칸 경쟁에서 3번씩이나 상을 타간 감독이다. 이후 <카우>라는 다큐멘터리로 칸 비경쟁에서 황금눈상을 수상했다. 이런 거장 감독이 다시 칸에 온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피시 탱크>와 <아메리칸 허니:방황하는 별의 노래>를 인상 깊게 봤기에 이번 작품 <버드>를 기대하는 중이다.



6. 지아장커(Jia Zhangke)

지아장커 감독

중국의 거장 감독, <스틸 라이프>로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었던 지아장커가 이번 칸에 신작을 들고 온다. 이미 많은 씨네필들에게 사랑받는 감독이며 별로 성능이 좋지 못한 카메라로 엄청난 작품을 선보이면서 장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임소요>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는 <강호아녀>, <천주정> 같은 작품으로 이미 칸에서 여러 번 호평받았으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가 신작을 들고 온다는 소식에 기대 중이다.



7. 자크 오디아르(Jacques Audiard)

자크 오디아르 감독

프랑스의 거장으로 불리는 감독, 자크 오디아르가 이번 칸에 온다. 그는 이미 칸에서 한 번 우승한 적이 있기에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가 만든 작품 <디판>과 <파리 13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며 초기작인 <위선의 영웅>, <예언자>는 지금 계속해서 언급되는 작품들이다.



8. 마그누스 폰 호른(Magnus Von Horn)

마그누스 폰 호른 감독

마그누스 폰 호른 감독은 2020년 당시 <스웻>이라는 작품으로 칸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으나 코로나로 영화제가 취소되는 바람에 가지 못하고 선정만 된 감독이다. 이외에 딱히 굵직한 작품을 선보인 것이 없지만 당시 영화제가 취소되어 자신의 작품을 칸에 선보이지 못하고 선정만 되었던 설움을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9. 미겔 고미쉬(Miguel Gomes)

미겔 고미쉬 감

<타부>, <트스거오 다이어리>, <천일야화 시리즈>로 유명한 미겔 고미쉬가 칸 경쟁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선보였던 <타부>는 포르투갈 영화사에서 꽤나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그가 이번 칸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10. 요르고스 란티모스(Yorgos Lanthimos)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기괴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았던 그가 작년 <가여운 것들>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나름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그에게 남은 것은 거장으로 인정받는 발판뿐, 이번 신작인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로 어떠한 평을 받고 그가 이번 칸에 다시 올 수 있는 여지를 남길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한다.



11. 키릴 세레브렌니코프(Kirill Serebrennikov)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

그는 현대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꼽히는 감독 중 한 명으로 2021년 당시 <페트로프의 감기>로 칸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이전에는 <레토>로 경쟁에 진출했었으며 유태오와 작업을 했던 적이 있기도 하다. <페트로프의 감기>는 음악에 대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나름 음악이 부각되었다. <레토>는 아예 음악에 대한 전기 영화였고 말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도 음악에 관한 영화를 선보일까?



12. 크리스토프 오노레(Christophe Honore)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의 신작이 칸 경쟁에 또 한 번 진출했다. 이번이 세 번째인데 이전에 진출했었던 <러브 송> 같은 경우 아주 애매한 반응을 보였지만 <쏘리 에인절>은 호평일색이었기에 이번 작품은 과연 하위에 머물지, 아니면 <쏘리 에인절>처럼 상위에 머물지 궁금하다. 그는 보통 퀴어 영화를 주로 만들기에 이번에도 퀴어와 관련된 것일지 기대해 봐도 좋다.



13.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친 거장 중의 거장, <대부> 시리즈의 감독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컨버세이션>, <지옥의 묵시록> 이후 세 번째 황금종려상을 노린다. 이미 칸에서 두 번씩이나 우승한 감독이기도 하고 이번 작품은 특히 그가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니 필자는 엄청 기대 중이다.



14. 카림 아이누즈(Karim Ainouz)

카림 아이누즈 감독

2019년 칸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인비저블 라이프>로 우승했었던 카림 아이누즈 감독이 온다. 그는 작년에도 이미 칸 경쟁에 한 번 참여한 적이 있었다. <파이어브랜드>는 작년 칸에서 하위권이었으며 혹평을 받은 작품이다. 내가 봐온 칸의 추세가 맞다면 올해 그가 좋은 성적을 거둬야지 앞으로 칸에 올 수 있을 것이다.



15. 폴 슈레이더(Paul Schrader)

폴 슈레이더 감독

1976년 칸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택시 드라이버>의 각본을 쓴 폴 슈레이더가 이번에 칸 경쟁에 온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와 마찬가지로 노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내리막길이었고 <먹거나 먹히거나> 같은 작품들이 칸에서 엄청나게 혹평받는 등 별로 좋지 못한 작품들을 내고 있다. 이번에 그가 슬럼프를 이겨내고 좋은 작품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16. 파올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소렌티노 감독은 <그레이트 뷰티>로 칸 그랑프리 수상, <사랑의 결과>, <가족의 친구>, <일 디보>로 칸의 단골로 꼽히는 감독이다. 최근까지도 좋은 작품들을 내고 있기에 기대해 봐도 좋다.



17.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최근 <미래의 범죄들>로 주목받았던 그가 새로운 기괴한 작품으로 돌아온다. 81세가 되도록 기괴하고 음산한 작품만 계속해서 뽑아내고 있다. 물론 초기작만큼은 아니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조금 철학적인 면이 추가된 모습이 보이기에 조금은 기대되는 감독이다. 


18. 코랄리 파르지트(Coralie Fargeat)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리벤지>로 유명한 코랄리 파르지드 감독이 무려 칸 경쟁에 참여한 것이다. 본래 시체스 영화제 쪽을 주력으로 활동하던 감독이 갑작스레 칸으로 온 것이 당황스럽지만 <리벤지>가 상당히 시원시원하고 신선한 여성서사를 선보였기에 기대된다.



19. 아가테 리딩어(Agathe Riedinger)

아가테 리디어 감독의 첫 장편 영화가 무려 칸 경쟁에 초청되었다. 그녀는 이전 클레르몽페랑 단편 영화제에 참여한 적이 있으며 장편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황금종려상 후보인 동시에 황금카메라상 후보에도 포함되는 이례적인 경우이다.


20. 다른 부문의 인물들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지만 여전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르게이 로즈니차가 그중 한 명이다. 뛰어난 시네아스트인 그가 이번에는 어떠한 충격적인 다큐, 혹은 픽션을 들고 올지 궁금하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로 데뷔한 레오 카락스도 온다. 이번 작품은 <홀리 모터스>의 괴인 에피소드 연장선에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라울 펙 감독과 프랑스에서 유명한 배우인 다니엘 오떼유가 감독으로 참여하며  2021년 칸 경쟁에 참여해서 준수한 성적을 보인 나빌 아우크 감독이 이번에 칸 프리미어 부문으로 참여한다. 캄보디아의 거장 리티 판 감독 역시나 칸 프리미어로 참여하며 이외에서 케빈 코스트너, <매드맥스>의 조지 밀러, 배우로 유명한 노에미 멜랑, <베테랑>의 감독 류승완이 비경쟁으로 참여한다. 그리고 개막작으로는 쿠엔틴 두피유 감독 작품이 선정되었으며 개막작은 칸 개막과 동시에 프랑스에서 개봉한다.


21. 글을 마치며

올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얼굴들이 대거 보인다. 미국 영화는 미국 상이나 받으라는 마인드를 유지하던 칸 영화제가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칸에서는 누가 수상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결과가 나올 수도, 혹은 준수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훌륭하고 적절히 배분된 밸런스를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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