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섬 May 13. 2024

에밀 졸라, 루공 마카르 총서

작품 개요 및 인물 계보

작품 배경

 

19세기 프랑스는 전례 없던 사회적 격변을 경험한 세기라고 할 수 있다. 1789~1845년은 부르주아지가 승리한 시기였으며 대혁명이 부르주아지의 등극이라는 사회 혁명을 가져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다. 절대주의와의 투쟁 속에서 탄생된 부르주아 사상은 절대주의 시대의 과시와 쾌락, 관능의 문명이라는 상대방의 부도덕에 낙인을 찍고자 공공도덕의 법칙을 강조하면서 높은 도덕성을 과시하고 새로운 도덕적 인간상을 내세우고자 했다. 1830~1848년대의 부르주아 왕정의 눈부신 경제적 발전을 통해 대부호가 된 부르주아 계급은 명실상부한 권력층으로 대두되고 제 2제정(1850~1880) 하에서 이들의 입지는 더욱 고양된다. 이 시기의 파리는 새로운 프랑스의 경제와 사회를 태동시킨 제 1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증기기관은 일상화되면서 생활방식과 경제생활, 물질적 및 정신적 조건들, 의식주, 문화의 수준에 큰 변혁을 가져왔다. 운송과 대규모 산업설비의 혁신은 물론 이런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조직의 보급이나 신용기관이 활성화되었다. 제 2제정부터 돈과 증권거래소는 문학의 상투적인 테마가 될 정도로 대금융업자들의 세계가 시작되었다. 1867년 이후 대기업의 설립은 가속화되었으며 파리에는 봉마르세, 사마르틴, 프렝탕, 갤러리 라파예트와 같은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신 파리의 화려한 극장들, 새로운 대로들, 신축된 훌륭한 건물들, 환락시설들, 고급 양복점들은 인생을 향유하고자하는 이들의 장소였다. 이제 이들 부르주아 계급을 견제할만한 세력이라고는 없을 정도로 이들의 세력이 막강해지자 절대주의 왕정을 견제하기 위해 필요했었던 높은 도덕성에 대한 이들의 명분은 약해지고 이들의 도덕적 타락 또한 심화된다.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는 이런 역사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지만 그 시대 부르주아들의 욕망과 두려움을 또 다른 언어로 전해주고 있다. "제2제정 하의 한 가족의 자연적, 사회적 역사"라는 『루공-마카르 총서』의 부제에서도 확인되듯이, 『루공-마카르 총서』에서 유전은 중요한 열쇠가 된다. 부제의 "자연적 역사"는 유전의 영향을, "사회적 역사"는 환경의 영향을 함축한다. 졸라는 사실주의의 골간이 "과학적 방법론의 문학에의 적용"에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는 이를 계승하고 심화했는데, 자연주의의 본질은 다름 아닌 "자연 과학적 방법론의 문학에의 적용"에 있다. 그가 적용하려 했던 자연 과학적 방법론은 그 당시에 새롭게 소개된 ‘유전론’과 ‘환경 결정론’으로 요약된다. 소설 속에 한 사회 전체를 재현하여 그 사회를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것, 그것은 발자크 이후 프랑스 소설가들의 꿈이었던 바, 졸라는 역사와 과학과 문학의 행복한 결합을 통해 그것을 실현하려 했고, 그 결과물로서 『루공-마카르 총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발자크의 『인간희극』이 19세기 전반의 프랑스를 무대로 하고 있다면, 1871년에 제1권 〈루공가의 운명〉으로 시작되는 『루공-마카르 총서』는 산업혁명의 시대를 아우르는 19세기 중반 이후의 프랑스 사회를 보여준다. 자본의 무한축적이라는 경제적 측면 외에도 도시 문화 전체에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온 프랑스의 산업혁명은 이미 19세기 초반부터 시작되었지만, 그것이 총체적으로 문학 작품에 반영된 것은 의외로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가 처음이다. 그리고 졸라는 자신의 총서를 통해서 산업혁명 동안 자행된 부정적인 측면, 일테면 제 2제정과 지배계급의 부도덕과 탐욕을 신랄하게 그려낸다.

     

20편의 소설을 총칭하는 『루공-마카르 총서』라는 제목은 아델라이드 푸크라는 여자를 정점으로 하는 한 가족으로부터 유래한다. 아델라이드 푸크는 먼저 루공이라는 농부와 결혼하여 아들 피에르를 낳았고, 3년 후 남편이 죽자 마카르라는 주정뱅이 밀수업자와 관계하여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낳는다. 말하자면 『루공-마카르 총서』는 아델라이드 푸크의 자손들의 이야기이다. 적통인 루공 가게는 대개 정상아들로 구성되어 있고, 사생아 혈통인 마카르 가계는 대개 비정상적 기질을 가진 아웃사이더들로 구성되어 있다. 유전과 환경을 날줄과 씨줄로 하여 ‘루공-마카르 가’는 쿠데타, 부동산 투기, 은행 증권 조작, 자본 집중 등 제 2제정 사회의 온갖 부패상을 그리고 있다.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 『루공-마카르 총서』는 한마디로 제 2제정 사회의 타락 백서라고 할 수 있다.

     

『루공-마카르 총서』는 과학적 관심뿐만 아니라 역사적 관심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 총서는 제 2제정과 이를 계승한 지지자들(겉과 속이 다른 부르주아들, 벼락출세한 부르주아들)의 이기주의와 천민자본주의를 폭로하는 진정한 비방문인 동시에 졸라 자신이 밝혔듯이, 발자크의 『인간희극』에서는 보이지 않는 서민의 모습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역사적 인식을 보여주는 혁명적 인물들(이상주의자, 무정부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도 많이 등장하는데, 졸라의 세계에서 이들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기보다는 사회의 변화에 필요한 이들로 나타난다. 시대의 중요 담론이었던 과학과 역사성을 문학에 접목한 것은 기존의 문학계에 도전한 신진 작가 졸라 자신에게 타당성과 합리성을 부여하는 전략이기도 했다.

     

자연주의 소설가로서 졸라는 “현실”에 대하여 글쓰기를 원했다. 그는 “인간은 그 환경과 분리될 수 없으며”“인간은 그가 걸치는 옷, 그가 사는 집, 도시, 지방에 의해 완결된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머릿속, 아니면 마음 속 단 한 가지 현상이라도 그 원인, 아니면 그 반향을 환경 속에서 찾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던 환경의 영향에 관한 졸라의 이론은 그로 하여금 공간과 장소를 선호하게 했다. 더욱이 실험적 이론가였던 졸라는 증거자료를 통한 정확한 “묘사”를 중시했다. 따라서 공간은 졸라에 있어서 사건의 배경, 작중인물들의 거주, 활동, 발전의 틀을 넘어서서 “상징체계” 혹은 “인간의 형상”이 되기도 한다. 

     

『루공-마카르 총서』의 시대적 배경은 제 2제정이 시작된 시기부터(〈루공가의 운명〉) 프로이센과의 전쟁 이후 나폴레옹 3세가 패주하는 1870년까지의(〈패주(La Débâcle)〉) 기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루공가는 1851년 12월 2일에 일어난 쿠데타를 기반으로 플라상(Plassans)의 정치권력을 장악한다. 루공-마카르 가의 시조 어머니인 아델라이드 푸크는 『루공-마카르 총서』의 마지막 소설인 〈파스칼 박사(Le Docteur Pascal)〉까지 83세로 살아남았다가 105세에야 사망한다.

 

인물 계보 

 

『루공-마카르 총서』는 총 4대에 이르는 가족사이다. 

 

▸ 1세대

 

아델라이드 푸크(Adélaïde Fouque) : 

1768년에 태어난다. 경미한 정신 병력이 있는 그녀는 정원사 루공과 결혼해 아들 피에르 루공을 낳는다. 첫 남편 루공의 사망 후, 그녀는 게으르고 알코올 중독자인 밀렵꾼 마카르와 동거하면서 위르실 마카르와 앙투안 마카르를 낳는다. 그녀는 사회규약을 어긴 원죄의 어머니를 단죄하고 합법적인 사회적 위치를 회복하려는 아들 피에르에 의해 재산을 강탈당하고 경계 밖으로 내쫓기고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나중에 광기가 어느 정도 완화된 후에는 손자인 실베르 무레를 기른다.

 

루공(Rougon) :

아델라이드 푸크의 남편. 정원사이자 농부인 그는 아들 피에르가 태어난 직후에 일사병으로 사망한다.

 

마카르(Macquart) :

아델라이드의 두 번째 남편으로, 알코올 중독자이자 밀수 및 밀렵꾼의 최하위 빈곤층인 마카르는 국경에서 국경수비대의 총에 맞아 숨진다.

 

▸ 2세대

 

피에르 루공(Pierre Rougon) :

아델라이드와 루공의 아들로 1787년에 태어난다. 부르주아가 되고 싶은 강한 욕망과 탐욕을 지닌 인물로, 교묘한 법적 사기로 어머니의 집과 땅을 강탈하고 사생아 동생들의 상속 몫까지 차지한다. 기름 상점의 딸이자 귀족의 사생아인 펠리시테와 결혼해 외젠(Eugène), 파스칼(Pascal), 아리스티드(Aristide), 시도니(Sidonie), 마르트(Marthe) 등 다섯 명의 아이를 낳는다. 플라상에 노동자들의 쿠데타가 발발하자 이를 농민 폭동으로 규정해 살인적 진압을 주도함으로써 플라상을 안정시킨다. 이를 계기로 플라상의 정치권력을 장악한다.

 

앙투안 마카르(Antoine Macquart) :

마카르와 아델라이드의 아들로, 1789년에 태어난다. 제비뽑기에 당첨되어 입대했다가 1815년에 제대해 플라상으로 돌아와 동복 형인 피에르 루공에게 자기 몫의 유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피에르에게 거절당한 뒤 일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공화당원이 된다. 아버지 마카르의 기질을 물려받아 게으르고 주벽이 강한 앙투안은 조세핀 가보당(Joséphine Gavaudan)과 결혼해 리자(Lisa), 제르베즈(Gervaise), 장(Jean) 등 세 아이를 낳는다. 천성적으로 폭력적이고 악질적인 그는 아내가 죽자 자녀들에게 버려진다. 혼자 먹고 살아야 했던 그는 플라상에서 공화파의 득세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일하다가, 더 이상 희망이 없어지자 형수인 펠리시테의 제안으로 플라상에서 피에르를 영웅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천 프랑과, 돌아오면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겠다는 피에르의 약속을 받아내 해외로 도주한다. 

 

위르실 무레(Ursule Mouret) :

마카르와 아델라이드의 딸로, 1791년에 태어난다. 1810년에 모자 제조공 무레와 결혼해 프랑수아(François), 엘렌(Hélène), 실베르(Silvère) 등 세 자녀를 낳는다. 동복 오라비 피에르를 피해 마르세이유(Marseille)에서 살다가 1839년에 폐결핵으로 숨진다.

 

펠리시테 루공(Félicité Rougon) :

푸에슈(Puech) 집안에서 태어나 피에르 루공과 결혼한다. 남편 피에르와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부르주아가 되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탐욕적인 인물이다. 매우 영리한 그녀는 남편 뒤에서 숨어 남편을 조종해 목표를 달성한다. 보수 진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남편의 동복동생인 앙투안 마카르에게 반란을 가장하도록 지시해 피에르가 플라상의 정치권력을 장악하도록 주도한다.

 

조세핀 마카르(Joséphine Macquart) :

가보당(Gavaudan) 집안에서 태어나 앙투안 마카르와 결혼한다. 남편 앙투안처럼 그녀 역시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남편과 달리 그녀는 매우 근면한 노동자이다. 그녀를 폭행하고 돈을 뜯어내는 남편을 20년 동안 부양하다가 1850년에 폐렴으로 사망한다.

 

무레(Mouret) :

위르실 마카르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모자 제조공. 아내가 죽자 그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져 지내다 일 년 뒤에 자살한다.

 

▸ 3세대

 

외젠 루공(Eugène Rougon) :

피에르와 펠리시테 루공의 장남으로 1811년에 태어난다.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자라난 그는 법학을 공부해 파리에서 높은 자리에 오른다. 나폴레옹 3세의 측근인 그는 1851년 12월 2일에 발발하는 나폴레옹 3세에 의한 쿠데타를 예견하고 부모에게 이를 알려 시국을 이용해 플라상의 권력을 장악하고 재산을 축적하도록 조언한다. 그는 『루공-마카르 총서』에서 여러 차례 재등장하는데, 특히 〈외젠 루공 각하(Excellence Eugène Rougon)〉에서 주인공으로 다시 등장한다.

 

파스칼 루공(Pascal Rougon) :

피에르와 펠리시테의 차남으로 1813년에 태어난다. 다른 가족들과는 달리 파스칼은 유전적인 결함이 없다. 단순하고 솔직한 그의 성격은 그의 주변 인물들과는 대조적이다. 의사인 그는 공화파를 지지해 그들을 원조한다. 그는 인체의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시체에다 기이한 실험을 실행하곤 한다. 이 때문에 그는 플라상과 멀어진다. 그는 다른 작품에 재등장하며, 특히 〈파스칼 박사(Le Docteur Pascal)〉에서 주인공으로 다시 등장한다.

 

아리스티드 루공(Aristide Rougon) :

피에르와 펠리시테의 세 번째 아들로, 1815년에 태어난다. 1836년에 앙젤 시카르도(Angèle Sicardot)와 결혼해 막심(Maxime)과 클로틸드(Clotilde)를 낳는다. 큰 형인 외젠이 권력을 열망하는 만큼 아리스티드는 돈을 열망한다. 그는 공화파가 승리할 거라고 믿고 공화파를 열렬히 지지한다. 저널리스트인 그는 공화파를 지지하는 기사를 여러 편 기고한다. 그러나 외젠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Louis-Napoléon Bonaparte)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공화파의 승리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프랑스 쿠데타가 발발한 저녁에 그는 정치 진영을 바꿔 나폴레옹 지지파가 된다. 〈루공 가의 운명〉의 종결 부분에서 그는 플라상을 떠날 준비를 한다. 그 역시 『루공-마카르 총서』의 여러 편에서 재등장하며, 특히 〈쟁탈전(La Curée)〉에서 파리로 상경해 주역으로 다시 등장한다. 

 

시도니 루공(Sidonie Rougon) :

피에르와 펠리시테의 네 번째 자녀로, 1818년에 태어난다. 1838년에 그녀는 법률 사무소 서기와 결혼해 파리로 떠난다. 루공가의 다른 가족들처럼 그녀 역시 맹렬한 질투심과 탐욕의 소유자다. 〈쟁탈전〉과 〈꿈(Le Rêve)〉에 재등장한다. 특히 〈꿈〉에서는 남편이 죽은 뒤, 다른 남자와의 관계에서 얻은 그녀의 딸 앙젤리크(Angélique)가 등장한다.

 

마르트 루공(Marthe Rougon) :

피에르와 펠리시테의 다섯 번째 자녀로, 1820년에 태어난다. 그녀는 1840년에 사촌 프랑수아 무레와 결혼해 가업에 전념한다. 슬하에 옥타브(Octave), 세르주(Serge), 데지레(Désirée), 세 명의 자녀를 둔다. 마르트 역시 다른 작품에 재등장하며, 특히 〈플라상의 정복(La Conquête de Plassans)〉에 주역으로 다시 등장한다.

 

리자 마카르(Lisa Macquart) :

1827년에 태어난 앙투안과 조세핀 마카르의 딸로, 차분하고 신중하다. 일곱 살에 한 여인에게 고용되어 그 여인을 따라 파리로 이주한다. 리자도 다른 여러 작품에 재등장하며, 특히 〈파리의 한복판(Le Ventre de Paris)〉에 주역으로 다시 등장한다. 〈파리의 한복판〉에서는 끄뉘(Quenu)와 결혼해 폴린(Pauline)을 낳고 남편과 함께 돼지고기 정육점을 운영한다.

 

제르베즈 마카르(Gervaise Macquart) :

1828년에 태어난 앙투안과 조세핀의 차녀로, 사랑스럽고 순수한 여인이다. 그러나 조부와 부친이 알코올 중독자였던 그녀는 취중에 잉태되어 다리를 전다. 조상들로부터 정신병, 밀수업자 등의 좋지 않은 유전인자도 유전되어 처녀 시절엔 누구 못지않게 아름답고 현숙한 여인으로 남편에게 충실하며 술을 매우 싫어했던 그녀가 주변 상황이 악화되자 급속히 변하기 시작한다. 이렇듯 조상들의 좋지 않은 유전인자는 제르베즈의 자녀들에게도 대물림된다. 

제르베즈는 어머니처럼 모든 어려움을 인내하며 세탁소 여직원으로 근면하게 일한다. 그녀는 랑티에(Lantier)와 결혼해 클로드(Claude)와 자크(Jacques), 에티엔(Étienne), 세 아들을 낳는다. 어머니가 죽은 뒤, 아버지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랑티에와 함께 파리로 떠난다. 제르베즈는 바로 〈목로주점(L'Assommoir)〉의 여주인공으로, 다른 작품에도 여러 차례 재등장한다. 랑티에가 그녀를 떠난 뒤, 그녀는 쿠포(Coupeau)와 재혼해 〈나나(Nana)〉의 여주인공인 안나(Anna)를 낳는다. 1844년에 제르베즈가 낳은 차남 자크(Jacques)는 〈인간짐승(La Bête humaine)〉의 주인공이다. 따라서 제르베즈는 『루공-마카르 총서』에서 가장 주요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장 마카르(Jean Macquart) :

1831년에 태어난 앙투안과 조세핀의 세 번째 자녀로, 천성이 소심한 그는 아버지의 폭압에 반감을 품고 있지만, 묵묵히 누이와 어머니를 부양하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는 제르베즈와 공모해 아버지를 버리고 플라상을 떠난다. 다른 여러 작품에 재등장하며, 특히 〈대지(La Terre)〉와 〈패주(La Débâcle)〉에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주역으로 다시 등장한다.

 

프랑수아 무레(François Mouret) :

위르실 마카르와 무레의 장남으로 1817년에 태어난다. 아버지가 자살한 뒤, 프랑수아는 어머니의 동복 오라비인 피에르 루공의 가게에서 일하다 피에르의 딸 마르트와 결혼해, 옥타브(Octave), 세르주(Serge), 데지레(Désirée), 세 명의 자녀를 둔다. 피에르 루공이 은퇴하자 프랑수아는 그의 뒤를 잇지 않고 마르세이유로 떠나 그곳에 정착한다. 그는 〈플라상의 정복〉에 재등장한다.

 

엘렌 무레(Hélène Mouret) :

위르실과 무레의 딸로, 1824년에 태어난다. 엘렌은 〈루공가의 운명〉에서는 1839년에 고아가 되었다고만 언급된다. 이후 〈사랑의 한 페이지(Une page d'amour)〉에서 재등장해 그랑장(Grandjean)과 결혼해서 딸 잔느(Jeanne)를 낳는다. 엘렌의 남편은 엘렌이 29살 되던 해에 사망한다.

 

실베르 무레(Silvère Mouret) :

위르실 마카르와 모자 제조공 무레의 세 번째 자녀로, 1834년에 태어난다. 그의 나이 겨우 6세에 아버지 무레가 자살하고, 할머니 아델라이드 푸크의 손에 자란다. 실베르는 확고한 공화파로, 미에트(Miette)와 사랑에 빠지지만, 공화당이 승리하는 그날이 오면 그때 결혼하자고 약속하고는 그녀와의 육체관계를 일체 거부한다. 1851년 12월 2일 프랑스 쿠데타에 대항해 싸우다 헌병의 한쪽 눈을 찔러 실명시킨다. 헌병은 미에트를 죽인 뒤 실베르를 찾아내 총살시킨다. 실베르의 죽음으로 인해 할머니 아델라이드는 정신병이 발병한다.

 

마리 샹트그뢰(Marie Chantegreil, 애칭 ‘미에트’) :

헌병을 살해한 죄로 수감되는 어느 밀렵꾼의 딸로, 이로 인해 플라상 주민들로부터 살인자의 딸이라고 천대받으며 외롭게 자란 마리는 처음 친구가 되어준 실베르 무레와 사랑에 빠진다. 1851년 12월 2일 프랑스 쿠데타에 항거한 반란 세력들에 속해 있던 미에트는 헌병이 쏜 총에 맞아 숨진다. 실베르는 미에트가 숨을 거두기 직전에 그녀를 품에 안고 입을 맞추고, 미에트는 서글프게 웃으며 숨을 거둔다.

 

▸ 4세대

 

클로드 랑티에(Claude Lantier) :

제르베즈 마카르와 오귀스트 랑티에(Auguste Lantier)의 장남으로 1842년에 태어난다. 어릴 땐 친할머니 손에 자란 그는 부모와 함께 파리로 떠났다가 다시 플라상으로 돌아온다. 클로드는 그의 데생을 보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어느 노신사의 후원으로 미술 교육을 받고 화가가 되어 파리로 상경한다. 클로드는 〈파리의 복부(Le Ventre de Paris)〉에 재등장하고, 〈작품(L'Œuvre)〉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자크 랑티에(Jacques Lantier) :

제르베즈와 오귀스트 랑티에의 차남으로 1844년에 태어난다. 〈루공가의 운명〉에는 등장하지 않는 자크는 아버지의 사촌인 대모의 손에서 자란다. 여섯 살 때 자크의 부모는 자크를 플라상에 남겨두고 파리로 떠난다. 자크는 〈인간 짐승(La Bête humaine)〉에 주인공으로 재등장한다.

 

에티엔 랑티에(Étienne Lantier) :

〈루공가의 운명〉에 등장하는 에티엔은 제르베즈 마카르와 오귀스트 랑티에의 삼남으로 1846년에 태어난다. 〈루공가의 운명〉에서는 차남인 자크가 언급되지 않기에 에티엔이 차남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삼남이다. 친할머니 손에 자란 에티엔은 부모와 함께 파리로 떠난다. 다른 여러 작품에서도 재등장하며, 특히 〈제르미날(Germinal)〉에 주역으로 등장한다.

 

안나 쿠포(Anna Coupeau) :

랑티에가 제르베즈를 떠난 뒤 제르베즈가 재혼한 쿠포와 낳은 딸로, 1852년생이다. 〈루공가의 운명〉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목로주점(L'Assommoir)〉에 재등장하며, 특히 〈나나(Nana)〉의 주인공이다. 안나는 루이제(Louiset)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아들 루이 쿠포(Louis Coupeau)를 낳는다.

 

막심 사카르(Maxime Saccard) :

〈쟁탈전(La Curée)〉에서 아리스티드 사카르(Aristide Saccard)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아리스티드 루공의 아들로, 사카르가 첫 번째 부인 앙젤 시카르도와 낳은 아들이다. 1840년생인 막심은 아버지 사카르와 계모 르네 사카르와 함께 〈쟁탈전〉의 주역이다.

 

클로티드 루공(Clotilde Rougon) :

앙젤 시카르도와 아리스티드 루공(개명 사카르)의 딸로 1847년생이다. 어머니 앙젤이 죽은 뒤 플라상에서 삼촌인 파스칼 박사의 손에 자란 클로티드는 파스칼 박사와 1874년에 아들을 낳는다. 클로티드는 〈파스칼 박사〉에 재등장한다.

 

빅토르 루공(Victor Rougon) :

아리스티드 루공(개명 사카르)와 로잘리 샤바이유(Rosalie Chavaille)의 아들로 1853년에 태어난다. 빅토르는 〈돈(L'Argent)〉에 주역으로 재등장한다.

 

앙젤리크 루공(Angélique Rougon) :

시도니 루공이 낳은 딸로 1851년생이다. 앙젤리크는 〈꿈(Le Rêve)〉에 주역으로 등장한다.

 

옥타브 무레(Octave Mouret) :

프랑수아 무레와 마르트 루공의 장남으로 1840년에 태어난다. 옥타브는 〈플라상의 정복(La Conquête de Plassans)〉, 〈살림(Pot-Bouille)〉, 〈여인들의 행복백화점(Au Bonheur des Dames)〉에 등장한다.

 

세르주 무레(Serge Mouret) :

프랑수아 무레와 마르트 루공의 차남으로 1841년생이다. 세르주는 사제가 되어 〈플라상의 정복〉에 등장했다가, 〈사제 무레의 과오(La Faute de l'abbé Mouret)〉에서 주인공으로 재등장한다.

 

데지레 무레(Désirée Mouret) :

프랑수아 무레와 마르트 루공의 딸로 1844년에 태어난다. 〈플라상의 정복〉과 〈사제 무레의 과오〉에 등장하는 데지레는 부모가 죽은 뒤 그녀의 오라비 세르주의 손에 자라는 “순진무구한” 여인이다.

 

잔 그랑장(Jeanne Grandjean) :

엘렌 무레와 그랑장의 딸로 1842년생이다. 〈사랑의 한 페이지(Une page d'amour)〉에 등장하는 잔은 12살의 나이에 숨진다.

 

폴린 끄뉘(Pauline Quenu) :

리자 마카르와 끄뉘의 딸로 1852년생이다. 〈파리의 복부〉에서는 어린 소녀로 등장했다가, 〈삶의 기쁨(La Joie de vivre)〉과 〈파스칼 박사〉에서 재등장한다.

 

 

▶ 참고 사이트 : 프랑스어판 위키피디아

▶ 참고 논문 :

    1. 〈제 2 제정하의 부르주아지의 욕망과 두려움〉, 조성애(연세대)

    2. 〈졸라의 소설 Pot-Bouille에 나타난 공간구조와 부르주아 사회〉>, 박혜영(덕성여대)

    3. 〈글쓰기 속의 도시〉, 이찬규(성균관대)

▶ 상기 내용은 프랑스어판 위키피디아를 직접 번역한 내용과, 참고 논문의 내용을 임의대로 인용 및 발췌해서 정리, 요약한 내용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