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의 시간: 삶의 순간을 배우다 (3)
집에 반겨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지친 하루를 마감하고 돌아오는 이에게 가벼운 발걸음을 선사해 줄 것이다.
혼자 살다 보면 가끔 조용한 집에서 쓸쓸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제는 우리 집에도 나를 반겨주는 이가 있다.
그 소중한 존재는 우리 집 고양이, 다랑이다.
나는 퇴근하는 동안, 휴대폰으로 중간중간 다랑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살펴본다.
내가 집에 도착하는 시간 즈음에 다랑이는 현관문을 바라보고 있는다.
이내 멀리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귀를 쫑긋 세우고 문에 더 집중한다.
“삐삑삑삑, 띠리리”
도어록 버튼이 눌리는 소리 후, 문이 열리면 지켜보고 있던 자리를 박차고 달려 나와 문 앞에 있는 스크레쳐를 열심히 긁는다.
그리고 짧게 “냐옹"하고 운다.
그 울음소리는 마치 만남에 대한 반가움과 기다리임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우는 것 같기도 하다.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다랑이는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
외투를 벗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면, 내가 있는 방으로 따라온다.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면 그 앞에서 기다린다.
가끔은 쪼르르 따라오다가 발라당 옆으로 누워서 나를 쳐다보기도 한다.
옆으로 드러누우며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나도 외투를 벗고 손을 씻은 후, 온몸으로 다랑이에 대한 반가움과 그리움을 표현한다.
다랑이와 함께 발을 맞춰 뛰기도 하고, 서로를 쫓아가며 장난도 친다.
또,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으면서 온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신기한 점은, 평일에는 출근으로 인해 오랜 시간 못 보거나,
주말에 잠시 짧게 외출하던 언제나 다랑이가 나를 똑같이 이렇게 반겨준다.
언제나 나를 반갑게 ㅁ맞이해 주고, 기쁨을 가득 담은 눈빛을 보여주면서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나를 반겨준다.
우리는 삶 속에서 때때로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진 못한 선택을 할 때가 있다.
나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안고 살아왔다.
그래서 때로는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자기 검열을 하며 선택했다.
그 결과로 솔직하지 못한 나의 마음의 선택으로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래서 "그때 자신의 마음을 더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선택했다면 지금 어땠을까"라고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다랑이를 통해 솔직한 감정 표현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거절이나 부정적인 반응을 받는 것은 여전히 불편하고 상처받을 수 있겠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솔직한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인해 지금의 불편함이 나중에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다랑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이제부터 나는 조금 더 다랑이처럼,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고 용감한 사람이 되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