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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분주 Aug 23. 2024

육아가 이렇게 위험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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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를 넘어 깊어가는 어둠 속, 핸드폰 진동이 요란하게 울렸다.

낯선 긴장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화면을 켜니, 오빠의 이름이 보였다.

평소 같으면 '야' 한 마디로 시작되는 투박한 메시지였지만,

오늘따라 그 이름 세 글자가 유독 무겁게 느껴졌다.




'야야'

'야'




심장이 쿵쾅거렸다.

우리 남매는 서로를 부르는 호칭 없이 바로 본론을 말하는 사이였다.

하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나를 애타게 부르는 오빠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엄마아빠한테 드릴 말이 있는데..'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설마, 사고를 친 건가? 차가운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떨리는 손으로 답장을 하고, 초조하게 답변을 기다렸다.


곧이어 오빠의 답장이 도착했고,

8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오빠의 메시지를 읽으며 나는 몰랐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오빠가 육아로 정신줄을 놓았다.

오늘로써 조카가 태어난 지 300일 하고도 6일이 더 지났다.



한동안

오빠 번호를 차단해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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