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찾아 헤매는 게으른 자

잘 해내길 원하지만 그렇다고 꾸준히는 힘든

by Heartwork

그냥 이 모든 것이

이 모든 상황들이

모든 관계 속의 예민함들이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서, 저기 저 밑에 깊은 곳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몇 개월이 흘렀을까.. 더운 여름을 뜨거운 햇빛 속에서 흐물흐물 보내고

시원한 공기가 흘러들어 오는 가을을 마주하며 다시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숨을 쉬기 위해 본능적으로 떠오른 걸까?


다시 가라앉아 허우적대기 전에 얼른 살아낼 방법을 모색해 보았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거?

일기 쓰기,,, 그림 그리기,,,


대학 다니며 제품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끄적끄적 일러스트 그리기를 좋아했던 나는 당장 떠오르는 건 이것뿐이었다.





그림 그리기,,,


디자인, 회화 등,, 예술 쪽을 전공으로 했던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우리는 세부적으로 전공이 다 달라, 디테일하게 특화되어 있는 포인트들을 잘 알지만 주변사람들은 그냥 ‘그림 잘 그리는 애!’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다들 그림이면 다 잘 그리는 줄 안다.


나는 제품디자인 전공이라, 현재 익숙한 것은 3d 모델링 툴을 다루는 것이지 그림은 좀 자신 없달까.

어중간한 선에 서있는 듯했다.


디자인을 전공하기 위해 고등학생 시절, 치열하게 입시를 치렀던 경험 덕분에 그림은 일반인들보단 잘 그린다.

하지만 애니, 웹툰을 전공하거나 회화를 전공한 사람들처럼 드로잉을 멋지게 해내진 못한다.


이도 저도 아닌.. 그런 느낌


할 줄 모르지는 않는데 막상 하면 또 맘에 안 드는 그런 …


또 보는 눈은 있어서 내 그림이 여기저기 맘에 안 들고 부끄러워서 내가 그린그림은 영원히 세상밖에 꺼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선 내가 택한 감정정리 법은 일기 쓰기였다


일을 하다, 곧장 다이소로 달려가 펜과 다이어리를 하나 집어왔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일과를 끝내었다.


뜨거운 물에 샤워도 하고 기분 좋은 향이 나는 로션도 바르고

펜과 다이어리를 챙겨 침대에 앉았다.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어 앉고, 무릎 위에 쿠션을 하나 얹어 다이어리를 올려두었다.


야심 차게 나는 글을 써 내려갔다.

그렇게 몇 주 써 내려가다 보니, 내 다이어리는 일기장이 아닌 감정쓰레기통이 되어버렸다.

글로 내 모든 감정을 토해내려 하다 보니 좋은 이야기보다 안 좋았던 이야기만 모아 모아 쓰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다이어리를 써 내려가다가, 어느 한 날 다이어리의 절반쯤 채워진 것 같아 뿌듯한 마음에 앞에 썼던걸 툭툭 훑어보았다.


순간, 앞서 써왔던 나의 감정들이 글씨에 꾹꾹 눌러앉아 있는 모습이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속 바닥을 긁고 다니는 이 감정들이 눈앞에 적나라하게 가지런히 펼쳐져있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 읽어봤을 때 부끄러운 글이 또 있을까 하며… 그날 밤엔 더 이상의 글은 적지 않고 바로 잠에 들었다.







그렇게 한 달이 흘러,,,


글은 쓰기 싫고,, 남한테 풀 수 없는 이 감정의 정리는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림을 그려야지 생각했다.


잘 그리지 못해도 일단 그려보자..!

꾸준히 한번 해 보자..!


꼭 잘 그린 그림만 그림이 아니잖아, 그냥 해보자!


그렇게 나만의 그림일기는 시작되었다.


잘 그린 그림말고, 그냥 내 이야기를 담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