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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엔 오아시스다.

셋 리스트의 절반 이상이 1, 2 집에서 나온다.

by 부엉

9월, 부산 락페스티벌을 과감히 포기하고 난 뮤즈를 선택했다.

나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후회없이 행복하게 뮤즈 공연을 즐기고 왔다.


그리고 10월, 이번엔 오아시스가 온다.

노엘 갤러거가 아니다. 리암 갤러거가 아니다.


오아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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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8월 27일,

오아시스가 재결합했다는 거짓말같은 소식과 함께 25년 투어 일정을 공개했다.

오아시스 재결합에 대한 소문은 예전부터 심심치 않게 들려왔으나 항상 소문으로 끝날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끝까지 의심했는데 진짜였다.

이 거짓말같은 소식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나자 아시아 투어에 대한 기대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당연히 올 거잖아? 그렇잖아?)


그리고 11월 22일, 아시아 투어 일정과 함께 내한 일정을 발표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표를 구하겠다 다짐한 나는 하늘의 도움으로 선예매 추첨에 간택당하고

회사 점심시간에 노트북 앞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스탠딩석 티켓팅을 성공한다.


그리고 기다리던 오아시스 내한이 일주일 남았다.



남보다 못했던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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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화기애애한 투 샷을 보게되다니...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 형제 사이는 애증의 관계라고 보는게 편할 것 같다.

데뷔 시절부터 보인 형제의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은 서로에게 실로 날카롭다가도 진한 형제애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런 극단적인 모습들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밴드의 캐릭터성으로도 소모된 형제의 갈등은 관객들이 모두 모인 상태에서 돌연 공연을 취소하고 오아시스가 해체되기까지 이른다.


그 뒤로 10년이 넘게 온라인으로 서로를 저격, 디스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오아시스 재결합에 대한 소문이 들렸다. 항상 루머로 끝나긴 했지만 그만큼 대중은 오아시스를 원했다는 뜻이지 않았을까.


지금 투어를 도는 모습을 보면 언제 싸웠냐는 듯이 포옹하고 격려한다. 너무도 돈독해보이고 보기 좋은데 제발 끝까지 이렇게 사이를 유지해줬으면 좋겠다.


브릿팝의 황제라고 불린 이유


흔히들 이야기하는 4대 브릿팝 펄프, 스웨이드, 블러, 그리고 오아시스.

90년대 브릿팝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역들이며 그중에도 오아시스는 가장 크게 성공한 밴드라고 불렸다.

(누군가는 동의 못 할 수도 있다. 그 사람이 당신이라면 당신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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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4월에 발매한 첫 싱글 'Supersonic'부터 'Shakermaker', 'Live forever'을 선보이고 그 해 8월에 발매한 데뷔 앨범 《Definitely Maybe》는 발매하자마자 신드롬을 일으키며 영국 차트를 석권하고 당시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데뷔 앨범으로 선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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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10월에 발매한 2집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는 90년대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자 역대 영국 앨범 판매량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리며 갤러거 형제에게 'Working class hero(노동자 계급의 영웅)이라는 별명을 얻게 한다. 당시 농담 반으로 '영국의 3가구 중 한 가구는 오아시스 앨범을 보유했다'는 말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위에서 언급한 위대한 앨범들의 수록곡을 내한 공연에서 들을 것이다.



무얼 불러줄까?


지금까지의 오아시스 투어 셋리스트를 보면 아래의 셋리스트에서 거의 바뀐게 없다.

간혹 인트로가 살짝 바뀌거나 곡 중간에 살짝 변주된 부분이 있는 걸 제외하고는 아래의 셋리스트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0. Fuckin' in the Bushes (등장곡)

1. Hello

2. Acquiesce

3. Morning Glory

4. Some Might Say

5. Bring It On Down

6. Cigarettes & Alcohol

7. Fade Away

8. Supersonic

9. Roll With It

------- 노엘 단독

10. Talk Tonight

11, Half the World Away

12. Little by Little

--------

13. D'You Know What I Mean?

14. Stand by Me

15. Cast No Shadow

16. Slide Away

17. Whatever

18. Live Forever

19. Rock 'n' Roll Star


앙코르 (Encore)

20. The Masterplan

21. Don't Look Back in Anger

22. Wonderwall

23 Champagne Supernova


주목할 만한 것은 인트로인 'Fuckin' in the Bushes'와 'Little by Little'을 제외하면 모두 2000년 전에 발매한 곡들이라는 점이다.


《Definitely Maybe》(1994) - 6곡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1995) - 8곡

《Be Here Now》 (1997) - 2곡

《The Masterplan》 (1998) - 6곡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이끈 곡들로, 철저히 팬들을 위한 셋리스트라고 볼 수 있다. 형제가 함께 부르는 'Acquiesce'와 노엘의 단독 보컬 곡들, 필살기들로만 버무린 앵콜 곡들까지. 종합 선물 세트다.

만일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오아시스를 보러가신다면 위 셋리스트 참고해서 숙지해가면 공연이 훨씬 즐거워질거라 생각한다.


마무리


솔직하게 'Wonderwall'과 'Don't look back in anger' 정도만 알고 오는 관객들이 대다수일거라 생각한다.

내 경험 상, 올해 콜드플레이나 뮤즈 등의 굵직한 콘서트를 몇 개 다녀와서 느낀 점은 뮤지션의 곡을 모르고 오는 관객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는 것이다. 각자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몇 곡만 알고 오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얘네가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경험삼아 가보자.'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전혀 문제될 게 없는 부분이다. 홍대병 걸린 것 마냥 '전곡을 다 아는 사람만이 공연을 보러 올 수 있다!!'도 아니고 오아시스 내한을 보는 건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 있다. (얘네가 또 언제 싸워서 해체할지 모르는데 퉤퉤퉤 진짜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락 공연을 보는데 나만 이 노래를 아는 것 같고 주변이 도서관마냥 조용하면서 휴대폰만 들고있다면... 참 아쉽다.

그래서 뮤즈 글도 몇 명 보지도 않을 내 브런치에 급하게 예상 셋리스트를 적어 올려본 것이다.

셋리스트를 통해 한 번씩이라도 곡을 들어보고 가면 내 공연 경험이 배로 즐거워질 거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한 가지 사알짝 욕심내어 바래본다면 이번 공연만큼은 진짜 자리를 잘 잡아서 오아시스 찐덕들에게 둘러쌓여 떼창하며 놀다 오고 싶다. 과연 이번 내한에서는 'Cigarettes & Alcohol'이 울려퍼질 때 포즈난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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