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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트남 QO Dec 27. 2023

K-콘텐츠와 베트남의 콘텐츠 시장의 변화

베트남에서 한류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의 변화, 시청방식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현재, 베트남에서도 직접적인 한류콘텐츠의 소비를 넘어 다양한 방식의 한류콘텐츠 소비가 시도되고 있다.


<베트남의 K콘텐츠 얼마나 더 이어질까?>

베트남 한류의 시작은 1997년 KBS 드라마 <느낌>이 호치민TV를 통해 방송되면서 시작되었다. (이한우, <특집 : 동아시아의 “한류”(韓流) ; 베트남에서의 “한류”, 그 형성과정과 사회경제적 효과>, 『동아연구』 42권 0호, 2002) 이후 <의가형제>, <별은 내 가슴에>, <가을동화>, <겨울연가>, <대장금> 등이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출연한 연기자들은 팬미팅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기도 하고, 안재욱이 드라마에서 부른 <Forever>는 베트남 국민가수 람쯔엉(Lam Trưng)이 ‘Mãi Mãi’ 라는 곡으로 리메이크 하여 현재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드라마가 인기를 얻은 요인은 베트남 기존 드라마들과 다른 다양한 소재, 가족, 친구들과의 일상적인 관계를 소재로 삼은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 가장 중요한 사항은 배우들의 수려한 외모와 한국의 세련된 생활환경 등이 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초기 한류 드라마를 바탕으로 2000년대까지 한국드라마는 베트남 시장에서 방송사들에게는 시청자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텐트폴 편성의 중요한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베트남 방송사들의 드라마 편성방식은 한국의 일일드라마 편성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6시, 7시, 8시 드라마 편성을 통해 각각 베트남 프리미어, 아시아 프리미어, 월드 프리미어 등으로 구분하여 45분씩 매일 방송을 하게 되는데 한국드라마의 경우는 월드 프리미어 편성시간대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국드라마가 베트남 시장에서 효자역할을 하던 시기 (2020년 이전)에는 한국의 일부 방송사들이 베트남 방송국과 연간계약 턴키 계약을 진행하여 한국콘텐츠를 공급했지만 2016년 이후 베트남에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 플랫폼들의 등장으로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가 줄어 들면서 방송사들은 예전 같은 재미를 볼 수 없게 되었다.

* 베트남 넷플릭스 드라마 TOP 10 (2023년 11월 19일)

한국 콘텐츠로 재미를 보던 방송사에서는 한국콘텐츠를 대신해 필리핀, 인도, 태국의 드라마를 구매해 방영 하였는데 실제 시청률이나 광고판매에서 한국드라마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몇몇 작품은 한국 드라마보다 큰 인기를 누리며 배우들의 베트남에서 팬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는 1990년대 후반 한국드라마가 베트남에서 자리잡았던 과정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드라마 ‘남편의 연인’의 주연배우들이 팬미팅에 등장해 수백명의 팬들을 열광케 했다.


<베트남 방송환경의 이해와 변화>

베트남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방송채널들은 150개가 넘는다. 베트남 국영방송 VTV의 경우 뉴스와 정책을 다루는 VTV1부터 VTV9까지 운영 중이고 그 외의 국영방송인 VTC의 경우도 16개의 채널을 직접 혹은 임대를 통해 운영 중이다. 5, 6년 전부터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글로벌 OTT 플랫폼과 베트남 방송사, 통신사가 설립한 30여개의 OTT 플랫폼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베트남 OTT 플랫폼과 운영주체.

 

한국 콘텐츠는 이러한 플랫폼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변화된 콘텐츠 시장 속에서 한국 콘텐츠를 확보 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지고 빠르게 전파되는 불법콘텐츠와 경쟁 아닌 경쟁을 위해 플랫폼은simulcast (한국과 동시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베트남 대표 OTT 플랫폼인 FPT Play의 경우는 SBS의 런닝맨을 1시간 이내에 자막작업을 거쳐 자사의 플랫폼에 업로드 하여 구독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FPT Play는 11월 초 SBS와 콘텐츠 공급 재계약을 위해 동시방송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이다.

150개가 넘는 채널, 30개가 넘는 OTT 플랫폼이 가지는 문제점은 콘텐츠의 중복이다. 사용자가 A라는 플랫폼을 구독하고 있다면 굳이 B라는 플랫폼을 중복적으로 구독하지 않아도 150여개의 실시간 채널들을 시청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 메이저 플랫폼들은 구독자 확보를 위해 한국의 모델과 유사한 STUDIO 시스템을 도입하여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Galaxy Play, Viettel Media, K+ 등의 플랫폼은 제작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하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구독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 베트남 OTT 플랫폼인 Galaxy Play가 Galaxy Studio를 통해 제작된 작품들.


* 베트남 OTT 플랫폼인 K+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Trai Hoa Do : Scarlet Hill>는 베트남 최고의 흥행감독 VIctor Vu가 2022년 연출한 시리즈로 제작비 100만달러 이상이 투자된 작품이다. 또한 현재 방송중인 <Tet o Lang Dia Nguc : Hellbound Village>는 K+ 오리지널로 제작해 자사 플랫폼과 Netflix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고 베트남 TOP 10 시리즈 섹션에서 1위를 하고 있다.


베트남도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시청자들의 시청패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편성시간에 맞춰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아닌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시청이 자리를 잡아가며 각종 OTT 플랫폼들과 Youtube, Netflix등이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플랫폼간의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하나로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이 시작되어 현재도 꾸준하게 제작되어지고 있다.


* 2023년 상반기 OTT 플랫폼별 점유율 (출처 : YouNet Media)


<새롭게 변화하는 한국 콘텐츠 소비>

2014년 CJ ENM이 베트남 VFC와 공동제작한 드라마 <Tuoi Thanh Xuan :오늘도 청춘>이 큰 인기를 얻은 후 매년 베트남에서 끊임없이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를 통해 약 30여이 넘는 작품들이 베트남에서 제작되었다. 


Huong Vi Tinh Than <KBS 하나 뿐인 내편>, Cay Tao No Hoa <KBS 왜그래 풍상씨>, Nha Tro BALANHA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Hau Due Mat Troi <KBS 태양의 후예>, Vua Banh Mi <KBS 제빵왕 김탁구>, Moi Tinh Dau Cua Toi <MBC 그녀는 예뻤다>, Gao Nep Gao Te <KBS 왕가네 식구들> 등은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매년 조사되는 연간 TOP 10 드라마에 선정되며 베트남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도 Chay Di Cho Chi <SBS 런닝맨>, 2 Ngay 1 Dem <KBS 1박2일>, Ca Si Mat Na Mua <MBC 복면가왕> 등의 예능 리메이크도 활발하게 진행되며 현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베트남 방송시장은 스스로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 한다. 그들은 항상 좋은 스크립트와 포맷, 작가가 부족하다고 한다.


과거 인기몰이를 위한 한국에서 성공한 드라마들의 리메이크가 주를 이루었다면 현재는 변화하는 플랫폼과 트랜드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을 베트남 콘텐츠에 녹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한국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일본의 콘텐츠의 베트남화에도 동일하게 작용하고 있다. 


제작 스튜디오 도입을 통해 콘텐츠 생산 및 경쟁력 확보에도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글로벌 OTT와의 협업과 웹툰, 소설 IP의 확보를 통해 검증된 소재를 통한 콘텐츠 제작에 더욱 힘쓰고 있다.



<베트남 시장어떻게 볼 것인가?>


베트남 정부의 방송서비스 규정 발표 속에 넷플릭스가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도 들렸지만 최근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법인설립은 하지 않겠지만 베트남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는 매년 늘려갈 계획을 밝혔다.

* 베트남 정부는 2016년 베트남 방송, OTT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규정을 발표했다. OTT를 포함한 방송서비스는 베트남 기업이어야 하고, 외투로 설립시에는 베트남 총리의 승인이 필요하다. 또한 전체 방송의 30%가 베트남 로컬 콘텐츠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No.06/2016/ND-CP)

* ‘넷플릭스 : 베트남 사무소 개설 계획은 없다.’ - Doc Nhanh Onlline (2023.10.23.)

포화상태인 방송채널과 OTT의 등장으로 인한 콘텐츠 경쟁력 감소 속에서  방송채널의 조정과 OTT 플랫폼의 합병이 조만간 진행될 것 이라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베트남 방송계에선 들려오고 있다. 


K 콘텐츠는 여전히 베트남 시장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해 접하던 콘텐츠는 OTT 플랫폼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제한을 받지 않고 접하게 되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한 한류의 확산과 함께 OTT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이루어지는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콘텐츠는 어떤 현지화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 레벨업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방송영상트렌드&인사이트> vol.37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12-05) 발간자료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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