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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erkid Jan 17. 2023

토스는 사용자의 불편을 어떻게 해소하는가

금융을 더 쉽고 간편하게 만드는 UX 심리학 법칙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 시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이 부담 없이 무료로 돈을 주고받는다. 시간을 거슬러 가 보면, 무료 송금 서비스의 시작에는 토스가 있다.


토스는 무료 송금을 시작으로 계좌 잔액 및 대출·투자 내역 조회, 일자별 소비와 수입 리스트 확인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원 앱으로 제공하면서 '금융은 복잡하다'는 인식을 '금융은 쉽고 편리하다'로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상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UX 심리학 법칙*을 적용하여 토스 앱을 분석해 보자.

* UX 심리학 법칙(Laws of UX)
UX(User Experience)는 사용자 경험을 뜻하며 사용자가 컴퓨터, 웹, 시스템과 같은 정보 기기의 UI(User Interface)를 이용할 시의 모든 직·간접적 경험을 의미한다. 따라서 UX는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람의 태도와 행동, 그로 인한 느낌과 감정에 집중하게 된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UX 심리학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으며, 직관적인 제품과 경험을 디자인하는 방법의 중심에는 UX 심리학 법칙이 있다.
▲ 토스 제공




원래부터 사용했던 것처럼

제이콥의 법칙(Jakob's Law)

사용자는 익숙한 환경을 원한다. 이미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기대치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친근한 아이콘과 인터페이스에 보다 쉽게 적응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접했을 때 학습 시간을 줄이기 위해 비슷한 제품에서의 경험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다른 핀테크 앱의 첫 화면에서 송금하기 버튼을 눌러 온 사용자는 토스 앱에도 당연히 송금하기 버튼이 있으리라 기대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사용자는 학습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은 주로 상단 또는 하단에 주요 메뉴가 있다. 토스는 하단에 다섯 개의 탭으로 각 메뉴를 구분하여 처음 앱에 접속한 사람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또한 타 서비스의 UI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아이콘을 사용해 새로 기능을 학습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활용 방법을 알 수 있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설정 메뉴는 톱니바퀴 아이콘, 사진으로 송금 기능은 계좌번호 입력창 옆 카메라 아이콘, 즐겨찾기 기능은 별 모양 아이콘으로 표현하였다.




최소한의 선택지, 단순한 의사 결정

힉의 법칙(Hick's Law)

사용자에게 주어진 선택지의 수가 많을수록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의사 결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선택지 수와 복잡성에 비례해 늘어난다. 화면에 너무 많은 정보를 노출하면 인지 부하*로 인해 이탈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지를 제시할 때는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해 사용자의 빠른 결정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고객은 단순하고 명확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선택의 부담 감소로 이어진다. 또한 제품 사용 시 의사 결정의 기반이 되며 사용자가 인터페이스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 인지 부하(Cognitive Load)
학습이나 과제 해결 과정에서의 인지적 요구량을 뜻한다. 어떤 정보가 학습되기 위해서는 작업 기억(인지 행위가 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처리 체계) 안에서 정보가 처리되어야 하는데, 작업 기억에서 처리해 낼 수 있는 정보의 양보다 처리해야 할 정보가 더 많으면 인지 부하가 생기게 된다.

수십 개의 메뉴를 기능별로 분류해 두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용자가 카테고리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사용자는 관심 있는 서비스를 다시 찾아볼 확률이 높다. 토스의 전체 탭은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이전에 만족스럽게 사용한 메뉴의 위치를 명확히 기억하게 되어 해당 메뉴를 보다 수월하게 발견할 수 있다.




가독성을 좋게 만드는 마법의 숫자 7(+2)

밀러의 법칙(Miller's Law)

대부분의 사람은 한 번에 7(+2)개의 항목만을 기억한다.

사람이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다. 만약 그 이상을 저장하려 한다면 압박감을 느끼고 불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줄이게 된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방대한 양의 정보에 압도당하지 않고 쉽게 이해하며 기억할 수 있도록 비슷한 콘텐츠를 그룹으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정리하면 사용자는 확실하게 기억해야 하는 정보를 인지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시선이 이동하는 단위 영역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독성 또한 좋다고 느낀다.

토스증권의 오늘의 발견 탭은 1주만 사도 적금 이자처럼 배당받는 주식, 알아 두면 쓸모 있는 주식 정보, 커뮤니티 메뉴의 콘텐츠를 모두 3개씩 묶고 하단에 더보기 버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노출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가 빠르게 원하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선택할 수 있게 만든다. 실시간 차트 또한 마찬가지로 인기, 거래량 등에 따라 확인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세분화하여 살피고자 하는 정보를 쉽게 인지하도록 구성했다.




긍정적 경험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도록

피크-엔드의 법칙(Peak-End Rule)

사용자는 경험 전체나 평균보다는, 가장 강렬한 경험이나 마지막 순간에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제품을 판단한다.

차별화되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설계했을 때 고객은 전체적으로 만족감을 느낀다. 따라서 제품 사용의 마지막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쓰며 고객 여정에 도움이 된 순간이나 즐거움을 느낀 순간과 같이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경험보다 부정적인 경험을 더 생생하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사용자 경험 전체에서 좋은 감정이 유지되었더라도 단 한 번의 나쁜 감정을 가장 강렬하게 인식하여 제품 전체의 인상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여 서비스를 개선할 때 사용자가 부정적인 경험을 하는 구간을 파악하고 긍정적인 경험이 두드러지도록 개선한다면 좋은 인상을 남기는 제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평소 자주 사용하던 서비스가 갑자기 종료된다면 사용자는 크게 당황할 것이다. 따라서 완전히 종료되기 전 미리 상단에 공지를 노출하여 혜택이 변경될 예정임을 알리고 있다. 공지에는 관련 정책이 바뀜을 명확히 기재하고 기존 사용자를 위해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서비스가 종료되는 순간까지 부정적인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양해를 구하고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심미적 사용성 효과(Aesthetic-Usability Effect)

사용자는 보기 좋은 디자인을 사용성이 더 뛰어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뇌는 보기 좋은 디자인을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예쁜 디자인의 사용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같은 인터페이스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보기 좋고 예쁜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연령과 성별, 직업 등에 따라 시각적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가 달라 심미적 조건의 기준은 굉장히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타깃층이 요구하는 기준을 잘 설정하고 보편적으로 예쁜 디자인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훌륭한 사용성을 가진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왼쪽은 NH뱅킹의 상담톡, 오른쪽은 토스의 고객센터 메뉴 화면이다. 토스는 NH뱅킹에 비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단에 자주 묻는 질문을 배치하고, 그 아래로 채팅 상담과 전화 상담을 통해 가장 많이 요청하는 서비스를 앱에서도 접수할 수 있도록 메뉴를 만들어 예쁜 디자인과 편리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핵심 정보 강조의 중요성

본 레스토프 효과(Von Restorff Effect)

비슷한 요소가 여럿 존재할 때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한 가지만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는 특별한 것을 잘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페이스 구성 시 중요한 정보와 핵심 동작을 눈에 띄는 색상이나 두꺼운 크기로 강조하여 보여 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심미적 대비를 이용해 유저의 반응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한 가지를 강조하여 노출함으로써 유저가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만든다. 다만, 시각적 요소를 강조할 때는 제한을 두어 각 요소 간 경쟁을 피하고 광고로 오인하여 역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토스프라임(토스 회원이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 가입 시 받게 되는 혜택을 간단하게 요약하고 볼드체로 강조하여 표기했다. 자연스럽게 서비스 가입을 유도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새로운 버전으로 앱 업데이트가 필요한 경우 업데이트 버튼에 더 대조되는 색상을 입혀 눈에 띄게 안내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 이용을 위해 사용자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뿐만 아니라 필요한 핵심 기능을 곧바로 수행하도록 돕는다.




마치며

토스에 스며들어 있는 UX 심리학을 살펴보면 사용자가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주택 청약 신청·알림이나 약 알림 받기 서비스처럼 금융에서 더 나아가 일상생활을 간편하게 만드는 서비스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모두에게 필요했던 편리함을 제공하는 토스,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출시하며 또 한번 금융의 혁신을 주도할지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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