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nnecting dot Mar 14. 2023

[슬기로운 직장생활] 직장상사와의 SNS

싸이월드를 지나 페이스북이 SNS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무렵, 너도 나도 페이스북의 계정을 가지고 본인의 일상생활을 사진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인기인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대세지만 10 몇 년 전 에는 페이스만 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여 여러 가지 나의 일상들을 올리고 친구들의 '댓글'과 '좋아요' 수를 보며 나름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문제점은 나의 핸드폰에 있는 연락처를 가진 사람이 페이스북에 가입을 하면 그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가입함과 동시에 내 계정이 '친구추가' 항목으로 보이기 되는 것이다. 즉 원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나의 계정이 보이게 되는데 그런 사람들이 친구추가를 하면 내가 거절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나의 직장상사가 나를 친구로 신청하는 경우다. 맨날 얼굴을 보는 사이인데 친구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 나도 부득이 당시 팀장의 친구요청을 수락했다. 그리고 가끔 내가 올리는 글에 좋아요도 눌러주는 행동도 하시더라. 


그 팀장의 팀운영 특징은 모든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기 원했고, 마이크로 하게 팀운영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쉽게 말해 오지랖이 넓은 거라서 내가 어디 살고 부모님은 뭐 하시며, 어느 아파트에 살고, 요즘 어떤 일에 취미가 있는 것까지 다 파악하려고 했던 사람이다. 


사건의 발단은 내가 페이스북에 퇴근 후 곱창을 먹은 사진을 올린 것에서 시작됐다. 그냥 단순히"다이어트는 때려치고 곱창이나 먹자"라고 업로드한 사진과 글인데.. 그것이 그 팀장의 나에 대한 꼬투리에 빌미가 되었다. 

꼬투리의 빌미가 된 나의 페이스북 사진과 글

무슨 일인지 그날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았던 팀장은 팀원들을 하나하나 보고를 받으며 꼬투리를 잡기 시작했고 나의 차례가 왔다. 나의 보고는 딱히 잔소리 들을만한 것은 없었는데 어떤 보고든 꼬투리를 잡으려면 잡히는 게 보고이지 않나. 나의 보고 문구를 트집 잡더니 나에게 이런 말을 하더라. 


"네가 맨날 곱창이나 처먹고 술 먹고 다니니까 보고서가 이 모양 아니냐!!"


아 정말 순간 어이가 없고 그 팀장의 치졸한 말투에 주먹이 나가고 싶을 정도의 충동감을 느꼈다. 그냥 곱창 사진 하나 올렸을 뿐인데. 이런 모욕스러운 말을 듣다니, 결국 빌미를 만든 내가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직장상사라도 나의 일상생활을 상대방이 알게 되어서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나의 직장생활 10 몇 년의 세월 동안 알게 된 사실이다. 내가 주말에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등은 그 직장상사에게 시기심에 불을 지필수도 있다. 이런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덜컥 사진을 올린 내가 잘못이지.. 나는 나를 자책했다. 


이 사건 이후에 나는 페이스북 활동을 접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그렇게 많이 자기의 생각을 올리던 친구들 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점점 업로드되는 새로운 글들이 사라지고 있더라.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직장상사와의 SNS공유는 피하는 것이 좋다. 나의 사적인 모습이 공유되어 봤자 상대방의 가십거리가 될 뿐,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 것이다.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 사적인 말을 줄이는 것 이외에도 이렇게 온라인상에서의 노출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세상에는 남의 생활을 엿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의 의미 없는 온라인 글들이 확대해석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퍼 날러갈 수도 있는 위험요소가 있는 것이 SNS이다. 부디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직장동료와 특히 직장상사에게 본인의 SNS를 노출하지 않는 것을 조언한다. 


작가의 이전글 [슬기로운 직장생활] 질문 좀 제대로 합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