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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님 May 30. 2024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을 읽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을 읽고     

        -클레어 키건-    

 

[펄롱은 자기보호본능과 용기가 서로 싸우는 것을 느꼈다. 또한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라고 반문하였다.]

     

펄롱은 막달레나 세탁소에 있는 작은 여자 아이를 구하였다. 위의 구절은 여자아이를 구하면서 했던 생각이다. 여자 아이를 구하는 그 순간이 살아온 날 중에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앞으로 캄캄한 미래가 다가올지도 모르는 불안함이 있었지만 현재가 최악이라고 생각했고, 지금 그 아이를 구하는 이 순간의 행복이 자신의 삶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에 미래의 불안한 마음이 뒤로 밀려나고 있는 듯 했다.     

최근에 나 또한 자기보호본능과 용기가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는 상태를 접하였다. 용기를 내고 후회를 한 적 또한 있었다. 청소년 상담을 하고 있는 나는 상담 장면에서 내면의 갈등 속에 혼란스러움이 늘 존재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버티고 있는 힘은 ‘돕는다’ 는 것에 큰 행복을 느끼기 때문인 것을 펄롱의 생각에서 한번 더 확신하게 되었다. 

    

나의 내담자인 A 또한 최근에 큰 용기를 내주었다. 가정에서 자율성이 존중되지 않고 통제가 극심한 가운데 잘못한 행동을 하면 폭력을 당하는 일이 빈번 했지만 참고 지내왔다. 폭력은 범죄라고 말해주었다. 아버지에게 연락이 가면 그 후폭풍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망설여진다고 했다. 최악의 상황은 너가 늘 혼나듯 한번 더 이 일로 혼나는 일이 일어나는 일 아니겠냐고 말해주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가정으로 전화를 해 달라고 했다. 이유는 자신은 장녀이고 동생 2명이 초등학생이기에 동생을 위해서라도 가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슴이 뭉클했다.

     

용기를 내 준 A의 마음을 크게 생각하며 이 싸움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일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예측할 수 없다,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순간이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사소한 것들,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이 우리속에 오고 갔으며 이러한 것들이 합해져서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이것이 하나의 삶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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