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디 순한 獨白毒舌을 날리다
말이 장황할수록 쓸 말이 별로 없더라고. 자신 있으면 길게 말 안 해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봤어. "왜 그랬어?"
설명을 시작하더군. 과거의 이야기부터 꺼내더니 우리 관계의 역사를 되짚고, 감정에 호소하다가 결국 "나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어"라는 변명을 늘어놓지 뭐야. 그냥 "착각했어" 아니면 "미안해" 한 마디면 될걸. 결국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그랬구나"가 아니고 "그래서 어쩌라고"였지
누군가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거나 궁금한 게 있어서 물어보면 거기에 맞게 말해주면 돼. 행동이나 생각에 대한 거면 무슨 생각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왜 그랬는지 간단명료하게 말하면 되는 거고, 궁금해하는 게 있으면 아는 대로 알려주면 되는 거더라고. 그러고 나서 상대가 설명을 요구해 오면 다음 이야기를 하면 되는데 거꾸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답답할 뿐이야
사람은 다 다르다는 걸 인정해. 키도 다르고 덩치도 다 다르지. 목소리는 물론이고, 살아온 환경까지도. 겉모습뿐 아니라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성향이며 성격 모두 각자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어. 당연히 말이 많은 사람이 있고 말수가 적은 이도 있는 거고. 여기까지는 머리로 잘 이해하고 있어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아니야. 정작 나와 문제가 얽히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시야가 좁아지면서 내 입장에서만 세상을 보고 판단하거든. 그러다 보니 상대의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킨 적도 많았어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어. "나도 누군가에게 이해가 안 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겠구나" 내게 당연한 생각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이해되지 않을 수 있겠더라고. 그런데 그게 이상한 게 아니었어. 그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부대끼며 배우는 과정이니까.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야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려면 우선 자기 고집부터 내려놓아야 해. 또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황에 잘 적응해야 하지. 때와 장소를 잘 살피면서 필요한 순간에는 상대와 말의 톤을 맞추는 것도 중요해.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있는데, 조화를 이루려고 하는 그 어떤 행동도 자존심 상할 일이 아니라는 거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삶이 훨씬 편해지거든
아이고. "말 길게 하지 말자"라고 하면서 내가 더 장황하게 말하고 있네. 혹시 스스로 말이 길다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은 생각해 볼 게 있어. 말이 많다는 게 나쁘다는 거 아니니 절대 오해하지 마시고. 다만 때와 상황을 가리는 것도 능력이니까 현명해지자고. 대화의 주인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일 때가 많으니까. 다시 말하지만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고
가끔 노력도 안 해보고 손사래 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핑계 뒤에 숨지 말라고.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해본 것뿐이니까. 세상에 안 되는 건 거의 없어. 다만 하기 싫은 게 있을 뿐이지. 연습하고 고치다 보면 어느 순간 간결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사람이 되어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지 몰라
다정다감한 것과 장황한 건 전혀 다른 거야. 필요한 순간엔 요점을 정확하게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신뢰를 얻게 될 뿐 아니라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니 힘내자고
혹여 어디선가 나와 같이 말을 길게 많이 하는 게 고민인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원래부터 그런 사람은 없어. 지레 포기하지 말라고. 노력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삶을 사는 것도 꽤 괜찮아"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모두 기분 좋게 미소 짓고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