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 소. 우. 주. 지기의 허투루 말고 잘 사는 길을 찾아가고...
처음 습관을 만드는 데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지만 일단 자리를 잡고 나서는 다른 습관을 만드는 게 쉬워졌다고 이미 얘기했었죠. 하나가 만들어지고 안정이 되면서부터는 동시다발적으로 다른 것들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고 시간과 노력이 더해지니 하나씩 하나씩 습관으로 만들어지더군요. 저는 이걸 '습관의 연쇄 반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슬럼프를 겪듯 잠시 단절의 기간도 있었지만 이 역시도 성장통과 같은 효과가 있어서 습관을 만들어가는데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죠
첫 습관인 일기를 쓰게 된 게 '플래너'를 사용하면서 시작되다 보니 일상의 일과 생각, 감정을 정리하는 것 외에도 연, 월, 주, 일별 할 일(목표)을 세워 생활하는 습관도 생겼죠. 이건 다음에 얘기하도록 할게요
이것 말고도 또 있는데요. '플래너' 상에 존재했지만 비중이 작았던 그렇지만 제게는 큰 영향을 미쳤던 게 있습니다. 돈 사용을 기록하는 것. '플래너' 상에서는 다른 것들에 비해 작은 요소였지만 이것이 만들어낸 변화는 정말 엄청났죠. 여전히 경제관념이 부족한 저이지만 약점을 보완해 준 고마운 습관이 되어주었죠
시작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플래너' 상에서 워낙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죠. 게다가 그때까지 돈 관리에 대해선 아예 신경을 쓰지 않던 때였거든요. 철이 없는 걸 넘어서서 정말 그냥 생각나는 대로 살던 시절이었죠. 돈을 벌지만 직접 관리를 하지 않았기에 경제관념이 부족해 객기 부리며 살고 있었거든요. 그런 상황이니 돈 관리를 위해 기록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한 거죠. 지금은 가계부부터 체계적인 통장관리까지 하고 있지만요
'플래너'를 이용한 '일기 쓰기'가 습관이 되었을 때만 해도 일정 정리와 생각, 감정을 기록하는 데에 한정되어 있었죠. 솔직히 그마저도 벅찼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그제야 양식 전체를 볼 수 있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활용할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언제부턴가 이것만 사용하지 않으니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며 찜찜하더라고요. 그래서 큰 지출을 기록하기 시작했지만, 차츰 부족함이 느껴졌고 결국에 지출 전체에 대한 기록을 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고 말았지 뭡니까
다름 아니라 기록할 공간이 너무 작았다는 거죠. 수입과 지출에 대한 기록이 허술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예 쓰지 않는다면 몰라도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엑셀로 양식을 만들어 정리하자 마음먹은 계기가 된 거죠. 처음에는 수입과 지출을 그냥 순서대로 정리하는 수준이었는데, 차츰 항목별로 구분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나름의 규칙을 가지게 되었네요. 조금씩 변화를 주며 더 나은 기록이 되도록 목하 노력 중이고요
간단히 소개하면 수입에 대해서 항목별로 구분해 정리하여 수입 출처별 변동 내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두었죠. 지출에 대해서는 대, 소 항목으로 나누어 조금 더 자세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매월, 매년별로 지출 항목의 변동 내역을 비교하여 보다 나은 소비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창피한 이야기지만 제가 직접 움직여 수입을 만드는 것 말고는 다른 재주가 부족하다 보니 지출을 잘 관리해야 함을 깨달으면서 가계부 정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생각이 많고 소심해서인지 투자라는 것에 별 재능을 보여주지 못해서 큰 욕심부리기보다는 제가 잘하는 것 안에서 잘 살자는 주의로 살고 있고, 큰 힘을 보태는 게 돈 관리 습관이죠
힘이 되는 습관을 가지게 되니 더더욱 뻔뻔해지더라고요. 자랑질을 하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 가끔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무슨 쪼잔하게 그런 걸 해요? 사는데 도움이 돼요?" 물론이죠.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큰 도움을 받고 있죠. 솔직히 저 역시 예전에는 부정적이었지만 지금은 신봉자가 되었습니다. 잠시의 불편이 제가 받는 효용에 비하면 비교가 안되었으니까요
기분에 따라 씀씀이가 들쭉날쭉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 후회를 거듭하며 분명 꾸준한 수입이 있음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뭐가 잘못인지 몰라서 화려한 빈곤의 상황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죠. 그런 와중에 수치를 눈으로 보며 비교할 수 있게 되니 문제의 원인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원인이 보이니 해결책에 대해서도 여러 방향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요. 해결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면서 생활도 조금씩 안정이 되더군요. 특히 퇴사 후 자립하면서 불규칙한 수입에 고생을 했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도 해주었고요
지금은 전문가들이 만든 프로그램도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도움을 받기 쉬워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나 마음먹기의 문제죠. 물론 지출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수입이 엄청나게 많다면 저도 굳이 쓰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돈을 제대로 많이 번 사람들이 의외로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걸로 압니다. 본인이 직접 정리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커지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건 당연한 거고요
저와 같이 투자에 재능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특히 강추합니다.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소확행'은 실천하며 살 수 있으니까요. 물론 모든 사람들이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살고 있기에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일단 한 번은 도전할 가치가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역시나 첫 단추를 끼는 건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입고 싶은 옷이 있다면 첫 단추를 끼우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습관도 그렇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