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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토파일럿 Feb 20. 2023

열흘 만에 열꼭지로 다음 브런치 작가 되는 법

feat. 투자기법

22.12.30 ‘수업료 2700만원 주고 배운 돈 모으는 법’ 이란 글을 시작으로 하루 한 편씩 총 10편에 에세이를 쓰고 23.01.08 다음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다.


결과는 합격.


‘코로나 생존기’ 다섯 편과 그 외 하고 싶었던 말들은 머릿속에서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기에 밸브를 여는 순간 슈슈슉- 하고 금방 튀어나왔다. 

작가를 향한 첫 도전이 싱겁게 끝나버리긴 했지만, 나름 치밀한 계산속에 만들어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대학 때 공학을 전공했고, 평소 일기를 써온 것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기술직이라 비행기 조종간 만질 줄 만 알았지 문서기안은 복붙 수준이었다. 


글쓰기는 초보였지만 투자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우선 관련 책을 읽었다. 가장 많은 책을 출판해서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김태광 작가, 블로그 글쓰기의 대명사 핑크팬더 등 글쓰기 관련 책을 10권정도 읽었고,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마다 보는 유튜브의 결도 자기계발, 재테크에서 세바시 글쓰기 작가의 모음집을 보거나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작가관련 영상 쪽으로 바꿨다. 

인터넷에서는 다음 브런치 작가되는 법, 5수 끝에 합격한 수기 등 기성 작가가 알려 주는 합격 팁들을 검색해서 연구했다.      


- 같은 단어가 겹치지 않도록 유의어를 사용해라. 

문장은 되도록 짧게 만들어라.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자 노력했고, 되도록 구체적으로 비유를 들었다.

두괄식을 어법을 사용해라도 있었는데 제목에서 적용하고 본문에서는 미괄식으로 주로 표현했다. 

맞춤법 보다는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해서 직설적이고, 솔직한 내용을 그대로 드러냈고, 

하루 한 편의 글을 올리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퇴고도 거의 없이 그냥 발행버튼을 눌렀다.


일단 한 편을 발행하니 글쓰기 쪽으로 몰입도가 훨씬 커졌다.    

  

내일도 한편 써야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쓸까? 
글감은 뭐로 할까? 
어떻게 스토리를 구성할까?     

당구 처음 배울 때 네모난 천장만 보면 다이가 떠오르고 공 가는 길이 그려지듯,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작가선정을 위한 예시 글은 블로그 글을 그대로 제출하면 되지만 문제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블로그 계정이었다. 

블로그 이웃을 만들기 위해 정보를 얻어왔던 카페에 막 발행된 따끈따끈한 글을 퍼 날랐다. 

전문성이 있어 활동이 왕성하던 카페에는 거의 모든 글을 올렸고, 다른 곳들은 자칫 글 도배로 오해를 받을 수 있어 해당 에피소드와 관련된 글을 올렸다.

10일째 되는 날 아무도 없었던 이웃은 70명 정도로 늘어났다.     



대부분의 카페엔 회칙으로 홍보▪광고성 글에 제한을 둔다. 

같은 굴삭기 업종 카페에서도 어느 카페는 활동정지를 당한반면, 어떤 카페는 글이 맘에 든다고 초고속 등업을 시켜줬다.

비행관련 카페에서는 진솔한 글이 맘에 들지만 회칙에 어긋난다는 경고성 쪽지를 보내서 해당 카페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지언정 카페에서 직접 글을 작성했다. 

나머지 카페에서는 퍼 나르는 글에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내 글이 홍보성인지 진솔한 에세이인지 판단은 그 카페 주인에게 맡기고 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많이 읽히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이 거의 모든 작가의 바람이 아닐까?

아무것도 안했으면 아무 변화가 없었겠지만 난 내 글이 어디서 제대로 읽힐까를 고민하고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득만 있을 뿐, 내가 입은 손해는 전혀 없었다.

평생 직장인이라 영업한 번 해 본적 없지만 애견훈련사 강형욱을 키워낸 심길후 작가의 마케팅 책 몇 권이 내 글을 파는데 좋은 지침이 됐다.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가전회사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지만 잘 팔리는 제품은 극소수다. 

많은 것이 실패로 끝나겠지만 그것 역시 경험으로 켜켜이 쌓일 것이고 제대로 된 하나를 만났을 때 소위 대박이 난다. 

유튜버 신사임당이 늘상 하는 말이다.     



정규분포 곡선의 가운데 머물지 말고 95.4% 정도 되는 우측 선이 진입장벽이라 생각하고 기어 올라가야 한다. 

물론 가운데 머물러 있으면 편하다. 과거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었고 지금까지도 불안을 잠재워 준다. 

그렇지만 군중이 항상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


힘겹게 올라서는 순간 그 장벽은 자신을 더 강하게 하는 든든한 요새가 될 것이다. 

실상 성벽 안에 사는 사람들도 만나보면 별거 없다. 

실패하고 넘어지면 똑같이 아프다. 

하지만 그들은 점차 강해진다. 

진입장벽을 올라본 적이 없는 성 밖의 무리는 그들을 강한사람이라고 지레 믿어버린다. 

기권승 또는 심리적으로 압도당한 상대를 요리하는 쉬운 싸움들을 거쳐 승리에 익숙해진다. 

그렇게 소수의 편에 선 사람들은 다수가 생각하는 법을 알고 그 점을 노린다.      




빡세게 공부하는 것은 기본이고, 공부에서 배운 요령을 적절히 써야한다. 

어떻게 매수할 것인지 궁리하고, 어떤 노력을 들여 가치를 키울지, 내 물건을 누구를 대상으로 어필할 것인지 계획을 짜야 한다. 

자격사, 강사, 저자 등의 전문가 직함이 가지는 무게감으로 상대를 제압할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론 무지한 시골청년의 모습으로 굽실거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판단은 상대에게 맡기고 꾸준히 찔러본다.


이런 부동산 투자 기법이 브런치에도 통했다. 신기하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는 40만 명이 넘고, 민간 항공조종사는 대략 5천명 수준이다. 

조종사가 워낙 소수라서 직업만 보고 작가로 선정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건 브런치에서 판단할 일이고 그들의 문제다. 

심사기준 역시 알지 못하고 파일럿이라는 진입장벽도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니기에 공정성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여튼 그렇게 단 열흘 만에 5만명을 수용하고 있는 브런치라는 요새에 발을 담갔다.     



독서를 해야 남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 독서가 익숙해져야 다음 단계인 글쓰기로 넘어간다. 

글 좀 쓴다는 사람을 모아 놓은 곳, 브런치가 요새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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