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그레이엄, 호세 리몽, 머스 커닝햄 테크닉
현대무용을 태동시킨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내적인 감정이나 충동에서 움직임을 찾아 고정되지 않는 춤을 추었다. 덩컨의 춤은 제도권의 무용인 발레와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연구하기 위해 그리스 미술을 공부한 후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바흐, 베토벤, 브람스 등의 연주회용 음악을 무용음악으로 사용한 덩컨은 비록 제도권 무용을 배운 적은 없을지라도 당대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무용철학을 지녔던 무용가였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무용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사도라 덩컨.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춤은 추는 순간 공중으로 휘발되었고, 교육법이나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안무철학만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오늘날 현대무용 역사책에 나오는 초기 현대무용가들 중에는 덩컨 외에도 헝가리 출신의 루돌프 폰 라반, 미국인인 세인트 데니스가 있다. 루돌프 폰 라반은 자신의 무용철학을 유럽에 뿌리내리면서 '라바노테이션'이라는 무용기보법을 만들어 자신의 안무를 기록했다. 세인트 데니스는 남편인 숀과 함께 데니숀 무용학교를 세워 제자들을 양성하면서 덩컨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현대무용에 씨앗을 뿌렸는데, 그녀의 제자들 중에 장차 위대한 현대무용가가 될 마사 그레이엄과 도리스 험프리가 있었다.
현대무용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서 이끈 마사 그레이엄과 도리스 험프리는 각각 자신들의 교육법을 정립하거나 전수해서 남겼다. 마사 그레이엄이 만든 움직임의 핵심은 '수축과 이완'으로 자신의 무용테크닉을 '마사 그레이엄 메소드'로 정립했다. 도리스 험프리의 '낙하와 회복'이라는 움직임의 철학은 제자인 호세 리몽이 계승해서 이를 더욱 발전시켰다. 리몽은 스승의 무용철학과 방향, 방법들을 더욱 발전시켜 '떨어뜨림(낙하)과 끌어올림(회복)' 이론을 '리몽 테크닉'이라는 메소드로 정립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마사 그레이엄과 도리스 험프리는 데니숀 무용학교 입학 전에 발레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마사 그레이엄 메소드와 호세 리몽 테크닉의 기본기를 보면 발레가 기본 베이스이다. 특히 리몽 테크닉의 경우 "앙바, 앙아방, 앙오, 데가제, 피케, 파쎄" 등의 발레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무용 이후 포스트모던 댄스를 이끈 전위 예술가 머스 커닝햄 역시 발레 테크닉을 기반으로 자신이 탐구한 몸의 움직임을 조화시켜 '커닝햄 테크닉'이라는 메소드를 만들었다. 하체로는 발레 테크닉을 구사하면서 척추의 유연성을 중시하고 상체의 움직임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커닝햄 메소드로 훈련을 받으면 변칙적인 박자나 리듬, 난해한 현대음악도 잘 탈 수 있다고 한다.
프렌치, 부르농빌, 체케티, 바가노바, RAD, 발란신 발레 메소드처럼 현대무용도 이렇게 마사 그레이엄, 호세 리몽, 머스 커닝햄 메소드를 갖게 되었다. 발레에서 빠져나온 현대무용 메소드는 결정적으로 '중력'에서 발레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춤이 된다. 중력을 거스르면서 되도록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가볍게 돌고 뛰는 발레와는 달리 현대무용은 공통적으로 '중력을 이용'한다. 그래서 사용하는 근육이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호흡법도 아예 다르다. 발레는 호흡법부터가 몸의 움직임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횡경막 호흡인 반면 현대무용 호흡법은 에너지를 끌어올리면서 들이마셨다가 소리내면서 훅 내뱉는다. 이런 호흡법 자체가 내재된 감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몸의 움직임을 역동성 있게 만들어준다.
마사 그레이엄 테크닉
https://youtu.be/cZ2tG5TPANA?si=RzZBS8N0Hg6kGA2m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bViijK778ISQ_vNwhSmnt9M-PMFgc_Dv&si=lhzcHuh4NyumIA_5
호세 리몽 테크닉
https://youtu.be/we2HCkrjOsg?si=qOe8Bm1F8qDZrZUB
머스 커닝햄 테크닉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UwHVm1ByQT-GDnwx0zYsFetdPRZUbBKK&si=Qk1ST3Gla5l67wtc
참고문헌
<발레와 현대무용>, 수잔 오 지음, 김채현 옮김, 시공아트
<무도회의 권유>, 이단비 지음, 출판사 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