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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없는박영감 Nov 01. 2024

경향

흐흐흐 생물을 전공하다 보니, 이런 공상을... (8)

이온화 경향


    생각해 보니 초등학교 4학년 때, 적성검사라는 것을 했었다. 결과는 1순위 과학자, 2순위 교사, 3순위가 기술자였나? 여기부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 1, 2순위를 합치면 과학 선생님인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훈장질하기 되게 좋아했었나 보다. 아~ 사대를 갔어야 했나... 아니다. 근래의 학교 관련 뉴스를 보면 안 가길 잘한 것 같다. 어휴~ 그런데 연초에 뜨거웠던 이야기인데 벌써 옛날 얘기처럼 느껴지는 것을 보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확실히 '냄비근성'이 맞는 것 같다. 뭐 적성검사가 어떻게 나왔든, 지금은...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상태다. 적성검사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인가?


    히히 어쨌든 그래서인지 몰라도 중학교 때부터 과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화학 쪽에서... 비록 지금은 다 잊어버렸지만, 그때는 원소주기율표를 전부 외우고 다닐 정도로 화학에 진심이었다. 특히 '칼바카나마알아철니주납수구수은백금'으로 외웠던 이온화 경향 순서는 아직도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잘 지워지지 않는다. 화학반응식을 적어가며 산화, 환원, 치환을 고민하는 게 꽤 재미있었나 보다. 친구들은 사는데 도움 하나 안 되는 그런 걸 외워서 뭐에 써먹냐고 핀잔을 줬었다. 지금은... '아~ 옛날이여'다.


    금속의 이온화 경향은 용액상태에서 금속 원소들이 먼저 녹아들어 가는 순서 같은 것이다. 흔히 라면을 먹으면 우유를 마시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라면의 나트륨이 흡수되면 삼투압으로 물을 끌어들여 몸이 붓는데,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우유를 마시면 나트륨보다 칼륨이 먼저 흡수되기 때문에 나트륨이 배출된다는 점에서 착안된 생활의 지혜다. 즉 꼭 우유가 아니라도 칼륨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염분으로 인한 부종을 방지할 수 있다. 그래서 고구마나 토마토, 바나나를 우유대신에 먹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흐흐흐 사는데 한 가지 도움은 되는 것 같다.)


이야기 경향


    이것은 마치 예전 쿨의 노래 '운명'과 같은 현상이다.


 '어느 날 우연히 그 사람 본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지, 그토록 애가 타게 찾아 헤맨 나의 이상형.... 원투쓰리포'


세포가 나트륨이랑 막 사귀기 시작했는데, 뒤늦게 칼륨이라는 이상형이 나타나 그쪽에 운명적으로 더 끌리는 상황... 흐흐흐 이온화 경향을 남의 바람피우는 애정사에 비유하는 것이 좀 그렇지만, 뭐 어쨌든 먼저 온 순서 같은 거 없이 더 끌리게 된다는 말이다. 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대학생 시절 90년대, 00년대 이야기고... 그리고 연애하다가 바람피우는 건 그나마 좀 나은 편에 속했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80년대가 되면 가난하지만 능력은 탁월한 남자가 성공에 눈이 멀어, 혹은 집안이나 부모님의 기대에 부흥하고자 애인을 버리고 부잣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 남자가 약속한 미래를 꿈꾸며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지만 매몰차게 버려진 여자는 꼭 마지막에 그 남자의 아이를 갖고 버려졌다. 나중엔 남자와 부잣집 딸은 꼭 불임이 되면서, 이 아이마저 빼앗기는... (이게 바로 신파지...) 그때 유명했던 드라마가 '젊은이의 양지', '야망의 세월'같은 드라마다. 이때는 악녀보다는 남자 주인공들이 시장에서 어머님들께 등짝 스매시를 많이 맞던 시절이다. 이종원, 故 김주승, 故 남성훈 (헉 쓰다 보니 이름 앞에 故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진짜 옛날이구나...) 같은 배우님들이 그랬다.


    완전히 거슬러 올라가면 조강지처를 버리고 바람이 나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그때는 결혼을 일찍 하기도 했고, 연애결혼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니까... 결혼해서 잘 살다가 이상형을 운명적으로 만나는 이야기들... 흔히 말하는 통속 소설들이 많았다. 가정폭력도 지금과는 급이 달랐다. 아예 소박맞아서 친정으로 쫓겨갔다가 친정에서 마저 쫓겨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 참 이때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가 재미있었는데...


요즘 이야기 경향은 뭔가? 아~ 혹시 이혼화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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