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문제 (에필로그)
정신차렷!
한동안 생각하고 고민했던 주제인 '먹고사는 문제'의 마지막 글에 '문제란 없다. 결국 내 문제다'라고 내린 결론을 보면서 하루종일 고심했습니다. '이게 맞나? 그땐 이렇게 생각했는데 과연 지금도 이게 최선일까? 고민을 더해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다가 '아~ 또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있네...'라고 퍼뜩 정신을 차리고 평소보다 늦게 글을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세계 7대 불가사의'보다 더 불가사의한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이렇게 발행하고 나면 그제야 이상한 표현이나 오타 혹은 의미전달이 불명확한 부분이 눈에 뜨인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발행 전 퇴고할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지요. 혹시 컴퓨터로만 보면 안보일까 봐, 퇴고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여러 가지 기기를 도입해서 하는데요. 이런저런 노력을 해봐도 어쩔 수 없는 건 역시 어쩔 수 없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발행하고 나서도 여러 번 수정하는 스타일입니다. 음... 이것도 집착이겠죠? '집착을 버리자. 자비로운 마음을 갖자.' 그렇게 외쳤건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모습에 부끄럽기도 합니다. 흐흐흐 그래서 집착을 버리고 '그래 아직까지는 내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라고 마음을 내려놓고 발행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아파트 난방설비고장으로 일주일에서 열흘간 난방이 안된다는 공지가 떴습니다. 그래서 임시방책으로 인터넷에 부랴부랴 온수 핫팩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수리가 예고한 일주일보다 훨씬 빠르게 이틀정도 지나서 고쳐졌습니다. 쳇! 이미 배송 중인 물건 반품도 못하고 그냥 쓰기로 하고 어제 처음 개시를 했는데요. 와우~ 이게 생각보다 꿀잠 아이템이었네요.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정말 세상에 문제란 없습니다.
하아~ 그런데 이게 또 꿀잠 자고 일어난 개운한 아침에, 엄청난 문제가 터져있네요. 오늘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요? 이건 문제라고... 문제가 있다고... 제 말이 틀렸다고 기록해야 할까요? 봐라 자는 동안 모르는 상태에서는 문제가 없지 않았냐... 게다가 꿀잠까지 잤다. 그러니 이것도 문제는 아니라고 해야 할까요? 계획에도 없던 에필로그를 쓰면서, '정말 뭐가 문제일까?'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사진 : '조선왕조실록', 출처 : '한국사 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