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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USE는 처음이라 자존심도 없었다

두짓타니 in cebu

DAY-USE 란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에서 투숙을 하지 않고, 일정 비용만 내고 일정 시간 동안(daytime ) 호텔을 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세부에서 있는 동안 주말에는 무언가를 하러 나가야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호텔 day-use였다. 인터넷 서칭 스페셜 리스트인 남편은 여러 가지 항목을 조목조목 비교하여, 나에게 두 가지 agenda를 제시하였다.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4명이 DAY-USE를 이용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  두짓타니를 선택했다.


두짓타니는 태국에 본사를 두고, 괌을 비롯한 전 세계에 지점을 두고 있는 유명한 호텔 체인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처음 알았다. 어쨌거나, 우리는 두짓타니로 향했다.

DAY-USE에는 점심식사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 시작이 12시부터이므로, 그 시간에 맞춰서 호텔을 찾았다.

시놀룩 축제 기간이라 호텔 입구부터 시놀룩 복장을 한 현지인들이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문명의 세계에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점심도 맛있게 먹고 우리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영장은 인피니티 풀이였다.  좋은 곳에 자리를 맡고 싶었지만,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는 약간은 떨어진 곳에서 수영을 하고 놀았다. 공을 빌려와서 축구도 하고, 스포츠 바에서 게임도 하고, 맥주도 한잔 했다. 정신없이 놀다가 보니, 몇 시간이 훌쩍 지났다.

아들은 남편과 스포츠바에 남기로 하고, 나는 딸과 함께 수영장으로 갔다.


갑자기 수영장 라운지에서 한국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여자 강사가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동작은 절도 있고, 유연했다. 아쿠아 로빅이라기보다는 줌바 동작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따라 하는 사람이 없었다.


맥주도 한잔 먹었겠다. 혼자 애쓰는 그녀가 살짝 안타까워 나는 수영장으로 나가서 동작을 따라 했다.

간단한 줌바 동작이어서 따라 하기 무리가 없었다. 속으로 생각했다. 줌바 DNA 아직 살아있구먼!

그런데 갑자기 딸내미가 나를 말리기 시작했다. 계속 창피하다고 했다. 하지 말라고 나를 말렸다.

그러나, 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흘러나오는 지드래곤과 블랙핑크의 노래는 더 이상 내 어깨를 가만 두지 않았다. 말리는 딸아이의 팔을 살짝 내리며, 요래 요래 하면서 동작을 뽐냈다.

그러자 갑자기 딸아이가 소리쳤다.


"엄마는 자존심도 없어?! 그만하라고 창피해~~!"

그 말을 듣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니 엄마가 유연한 어깨로 동작 몇 개 따라 했다고 자존심도 없다니, 그렇지만 딸아이의 성격상 주목받는 게 싫어서 그랬을 것 같아서 동작을 멈추었다. 아쉽지만 딸아이를 위해 멈추었다.


물에서 나온 나는 음료를 마시기 위해 딸아이와 라운지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한 외국인 여성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이름을 묻고 잘하지는 못하지 평범하고 그리 어렵지 않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자기가 이곳 매니저라고 했고, 아쿠아로빅이 어땠는지 이곳 서비스가 어떤지 물었다. 나는 막탄 안쪽에만 있다가 이쪽으로 오니, 새로운 문명 같아 호텔 서비스가 너무 좋았고, 아쿠아 로빅은 강사분이 열심히 해주셔서 좋았다고 했다. 더 하고 싶었지만 딸아이가 말려서, 지금 음료를 먹으러 간다고 했다. 그녀는 이야기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잘 즐기다가 가길 바란다고 했다.


나는 당황한 딸아이에게 감자튀김을 사주며, 그날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두짓타니 DAY-USE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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