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해 서 지금 처한 상황이 바뀌는 건 아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무의미한 생각들을 접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 자 새로운 길이 펼쳐졌다. 감정에 휩쓸리기보단 지금 이 상 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만 생각했다. 그러자 비로소 새로운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차가운 메밀국수만 알 고 있던 내가 따뜻한 메밀국수의 맛을 알게 된 것처럼 말이 다. 익숙한 재료에서 다른 매력의 맛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차갑거나 뜨겁거나 결국은 마음가짐 중에서 >
따뜻한 메밀국수는 그런 맛이었다. 새로운 방향에서 찾은 맛!
차가운 국물과는 다르게 따뜻한 소바 장국에서는 가다랑어가 춤을 추고, 쌉싸래한 메밀국수의 맛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시아버님은 냉메밀을 참 좋아하셨다. 특히나 여름에는 차가운 냉메밀과 갓 튀긴 돈가스를 함께 드셨다. 우리 집 돈가스는 옛날 돈가스 스타일로 고기를 망치를 최대한 얇게 펴서 바삭하게 튀겨내는 게 특징인데, 바삭한 그 돈가스가 메밀 장국하고 참 잘 어울렸다.
예전에 기옥 씨(친할머니의 애칭)가 돌아가시고 나서 여름에 참외가 나오면 기옥 씨가 그렇게 생각났다.
'우리 기옥 씨 참외 참 좋아했는데... 참외 먹다가 끼니도 거르곤 했었는데...'
참외를 볼 때마다, 하얀 모시적삼을 입고 참외를 먹던 기옥 씨가 몹시도 보고 싶어 졌다.
그리고 이제 여름과 겨울에 누군가를 추억하는 음식이 하나도 생겼다.
냉메밀과 온메밀.
그것이 나만의 애도방식인가 보다.
ㅇㅇㅇㅇ한입가득위로가 필요해>차갑ㅇㅇㅇ거나 뜨겁거나 결국은마음가짐한한입가한입가득위로가 필요해>차갑거나 뜨겁거나 결국은마음가짐득위로가 필요해>차갑거나 뜨겁거나 결국은마음가짐입가득위로가 필요해>차갑거나 뜨겁거나 결국은마음가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