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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빼꼼무비 Jul 29. 2024

로다주의 닥터 둠과 MCU의 미래

아이 앰...빅터 본 둠

"You either die a hero, or you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

로다주가 아이언맨 마스크를 벗는 가장 큰 이유로 연기에 있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더 다양한 작품을 하기 위해라고 했었죠.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라는 이유도 컸구요. 

그랬던 그가 7년 만에 다시 강철 마스크를 씁니다. 

하지만 핫 로드(Hot Rod) 레드 아머 대신, 은색 중세 아머와 녹색 두건을 두르고 말이죠. 

그리고 2024년의 로다주에겐 2019년의 로다주가 없는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스카 트로피입니다. 

무려 오스카 7관왕을 한 역사적인 작품으로 거의 모든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휩쓴 그는 다시금 그가 왜 현역 최고의 배우 중 하나인지를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20여년만에 돌아온 브라운관에 복귀해 무려 1인 4역을 소화하기도 했죠. 놀란과 박찬욱이라는 명감독들과 함께 자신의 필모에 길이 남을 연기를 남긴 로다주는 토니 스타크 이외에도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의 폭이 너무나 넓다는걸 보여줬습니다. 

현지시각 27일 저녁 6시에 진행된 샌디에이고 코믹콘 홀 H 행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 마스크, 같은 과업.
(New Mask, Same Task)
제가 복잡한 캐릭터 연기하는거 좋아한다고 말했죠?
(What did I tell ya? I like to play complicated characters)

같은 과업(또는 임무)라고 함은 MCU를 구하는 일, 또는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 MCU를 접수하는 일 등등 많은 뜻이 내포되어있을 겁니다. 닥터 둠같은 캐릭터라면 배우로써(특히 로다주 만큼 경지에 오른 배우라면) 탐내지 않을 수가 없는 캐릭터이고, 다시금 마스크를 쓰게 만들기 충분한 명분이 됐을 겁니다. 게다가 아이언맨의 죽음에 누가 되거나 그 숭고함을 퇴색시킬 염려도 없구요. 

로다주가 돌아온다고 해서 <어벤져스: 둠즈데이>가 엔드게임을 뛰어 넘을 MCU 최고작이 될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루소 감독이 돌아온다고 해서 모든게 다 해결되는것은 더더욱 아니죠. 하지만 확실한건 11년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슈퍼 히어로를 연기한 배우가 코믹스에서 가장 심도 있는 최고의 빌런을 연기한다는 것 하나 만으로 전 세계 수많은 관객들이 극장에 몰려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악역으로 커리어 첫 오스카를 탄 배우가 또 한번의 악역 연기로 MCU의 기강을 잡으러 돌아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영화계를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리기엔 충분합니다. 앞뒤가 안맞긴 하나 그가 아이언맨을 연기했다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로다주만큼의 재능을 가진 배우가 MCU에 악역으로 합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작품에 큰 기대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하나 긍정적인건 루소 형제는 단 두 작품만에 타노스를 영화사 최고의 빌런 중 하나로 만든 장본인들입니다. 로다주와는 벌써 세 번이나 호흡을 맞췄고, 시크릿 워즈는 두 형제가 코믹스에 빠지게된 계기가 된 작품임과 동시에 닥터 둠이 날아다니는 무대 그 자체입니다.

사실 이번 코믹콘은 이전 코믹콘 홀 H 마블 프리젠테이션에 비하면 많이 부족할 수 있었습니다. 세 패널 모두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이미 개봉이 1년 이상 연기된 작품들이었고 공식 트레일러 하나 공개되지 않았죠. 기존에 발표되지 않은 새 프로젝트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로다주의 복귀 하나 만으로도 홀 H는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고, 코믹콘 역대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마 그 어떤 소식도 로다주에게 묻힐게 뻔하니 굳이 카드패를 더 보여줄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MCU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개국공신들이 셋이나 돌아오면서 큰 원을 돈 듯한 완전함을 주는 서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영화 외적으로의 서사는 완성되었고, 이제 남은건 시리즈 자체의 서사입니다. 이들의 복귀 만으로 마블 팬덤 내의 불꽃은 활활 타오르겠지만, 좋은 결과물로 일반 관객들까지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데드풀과 울버린>이 예상과 달리 세계관 정립과 멋드러진 서사 쌓기를 모두 실패하면서 사실상 제로 베이스인 현재.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와 <썬더볼츠>,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판타스틱 4: 퍼스트 스텝>으로 성공적인 빌드업을 해 나갈수 있을지가 중요한 대목입니다. 

또한 2년이란 시간이 있기에 사이 사이에 <닥터 스트레인지 3> , <토르 5>, 그리고 <샹치 2> 같은 작품들로 약간의 보강도 가능합니다. 호불호는 있을 지언정 멀티버스라는 개념의 이해와 그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준 듯 하고, 이제는 어떻게 새로운 어벤져스를 구성하고 인커전(멀티버스간의 충돌)에 대처하는지를 그릴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또한 <스파이더맨 4>, <블레이드>, <데어데블: 본 어게인>과 같은 묵직한 스트릿 레벨 작품들도 잘 뽑힌다면 데어데블, 퍼니셔와 더불어 블레이드, 그리고 데드풀까지 로스터에 합류해 어벤져스에 새로운 색채를 더 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범우주적 이벤트가 관객들과 같은 소시민들에게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할 것입니다. 관객들이 얼마나 스토리에 이입할 수 있는지에 큰 영향을 미칠,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작품들이죠. 그리고 스파이더맨이 스트릿 레벨과 코스믹 레벨 히어로들을 잇는 매개체 역할을 할테구요. 


스트릿 레벨, 글로벌 레벨, 그리고 코스믹 레벨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잘 버무려 빌드업해나간다면 관객들 역시 광활한 멀티버스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스토리를 잘 따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페이즈 1-3처럼 확실한 로드맵에 기반해 차근차근 쌓아온 인피니티 사가와 달리 코로나와 맞물려 온갖 위기와 비난에 시달린 멀티버스 사가. 루소 형제와 로다주의 합류만으로 마블의 진짜 구세주이니 이제 꽃길만 걷는다느니 하는 낙관론을 펼치기엔 시기상조이지만, 마블 스튜디오로써 역대급 초강수를 둔 만큼 약간의 희망은 충분히 가져볼만 한 것 같습니다.


25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이번 2024 SDCC 마블 프리젠테이션은 디즈니로썬 대성공 그 자체였습니다. <데드풀과 울버린>의 성공(R등급 오프닝 신기록)과 영웅들의 귀환으로 분열된 팬덤을 잠시나마 하나로 모으기엔 충분했던, 마블 팬으로썬 그야말로 광란의 한 주가 아니었나 싶네요. 전 미친척하고 또 한번 파이기를 믿어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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