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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셔니 Dec 03. 2024

책 추천: Power, State and Space

Spacepower(우주강국)와 Space Power(우주력)은 어떻게 다른가? 


이 책은 국력의 본질과 극대화 방안을 다룬 책이다. 우주를 주제로 다뤘지만 책에서 사용된 해석툴을 다른 공간, 예를 들면 해양이나 AI의 사이버 세계에 적용해도 신선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모든 종류의 힘은 그 힘을 쓰는 법을 익히는 것으로 비로소 완성된다는 걸 강조한다. 한 국가의 우주 역량을 비교할 때 주로 쓰이는 지표들, 예를 들어 운용 중인 위성의 개수나 엔지니어의 숫자는 그저 본원적 국력 요소들이 겉으로 드러난 ‘결과’에 불과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그동안 우리가 본질을 놓쳐왔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책에 따르면 핵심 지표로 애용되는 ‘우주예산의 규모’도 하드파워의 한 요소일 뿐이다. 그보단 우주개발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연구개발과 투자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시스템, 자주적 우주개발이 가능한 외교력 등 소프트파워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당장 뭐가 제일 급하고 부족한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확보할지 고민하는 유럽에게서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를 주는 책이기도 하다. 읽고 나면 유럽이 EU라는 틀 안에서 누리는 전략적 유연함이 내심 부러워진다.


무거운 주제를 다룬 책이지만 역사적 예시 및 다양한 현장의 에피소드가 담긴 덕분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나치게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어휘가 고급스러워 영어 공부한다는 맘으로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비서구를 바라보는 관점이 상당히 편향적이라는 것. 특히 한국에 대해선 과대평가와 과소평가가 혼재되어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순도 99.9%의 문과 속성 책이다. ‘유럽의 로켓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와 같은 염도 높은 이야기를 기대하는 분들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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