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구글의 초창기 광고다.
당시만 해도 구글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매니아들의 전유물에 불과했다. 온갖 광고와 링크를 가득한 기존 포털 사이트에 익숙했던 네티즌들에게 ‘오직 검색으로 승부하는’ 구글은 희열에 가까운 쾌적함을 안겨주었다.
시간이 흘러 2024년, 구글은 더 이상 ‘클릭’을 구걸하는 Startup이 아니다. 구글은 ‘제국’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순수했던 시절’의 약속은 차례로 폐기되었다. 한때 ‘No 광고’를 표방했던 구글이 어느새 세계에서 가장 큰 광고 플랫폼이 됐다.
구글이 이뤄낸 진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구글의 선배들은 석판에 새겨진 십계명처럼 고정된 광고와 콘텐츠를 고객에게 강요했다. 반면 구글은 고개의 온라인 여정에 동행하며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한다. 지금이야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그리고 확증편향성 확산 등 새로운 부작용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분명 진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진일보였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이용자들은 구글이 슬금슬금 광고 회사로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도 최초의 선택권(검색어)을 보장하는 구글의 비교우위를 인정했다. 비록 회사의 모토인 ‘Don’t be evil’은 빛이 바랬지만, 구글의 규모와 영향력은 갈수록 더 커졌다.
그런데 구글의 ‘비교우위’를 흔드는 존재가 등장했다. AI는 1999년에 구글이 약속했던 순수한 검색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구글은 사업의 수평적 확장에 집중하느라 검색 기능 강화에 소홀했다. 철옹성 같던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흔들리는 조짐도 보인다.
구글의 다음 수는 뭘까? 올 한 해 구글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스마트폰, 의료, 미디어, 국방, 홈 네트워크까지 건드리지 않는 게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모든 시도를 관통하는 방향성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판을 벌리기보단 본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닐까? 과거에 구글이 검색 하나로 뷔페 같던 야후를 꺾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