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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많은 날이 Jul 19. 2023

어린이집 옆 유치원

부모의 기관 적응기 2탄

기관 찾기 대작전 2


두 번째 원을 찾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동탄이 신도시라 그런지 아이들이 보기보다 많아서 떨어지는 출생률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단지 내 시립 어린이집은 자리가 잘 나지 않았고(이미 첫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접수 기회를 지나치는 바람에 대기로 넣었고 둘째 임신으로 대기 순위가 1번이 되었지만 이미 정원이 차고 학기가 시작된 이상 어린이집 TO가 나오기 어려웠다) 가정 어린이집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제 슬슬 만삭에 가까워 오는 아내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내가 출근해 있는 동안 이리저리 수소문을 하며 원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미안해요. 여보ㅠ).


다음 어린이집은 철저히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 만한 곳이 어디 일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지나고 나니 모두 부모 욕심인 것 같지만 당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꽤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면서 다양한 어린이집 군을 알아볼 수 있었다. 보통 국공립시립 단위의 단지 내 혹은 가정 어린이집이 대다수 부모들이 선호하며 보내는 곳이었고 그 이외 직장 내 혹은 직장과 연계된 어린이집과 사립 개념의 놀이학원 및 특별한 테마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영어 또는 체험 위주의 어린이집 등 보기보다 유아를 돌봐주는 다양한 기관들이 있었다(다양한 기관에 대한 내용은 다음 편에서 다룰 예정이다).


아는 지인 분도 비슷하게 아이의 원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이 있었고 당시 사립식의 유명한 놀이학원을 보내며 잘 적응시켰다는 소식을 들었다. 팔랑귀인 우리 부부는 2군데 놀이 학원을 방문했고 그중 한 곳을 보낼 생각을 하던 찰나였다.


하지만 아이의 반응도 뜨뜻 미지근했고 과연 이게 옳은 선택일까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차라리 원에 보내지 않고 가정보육을 해보자는 아내의 말에 조금씩 순응하기 시작하던 순간.(육아 휴직을 심각하게 고민해 보기 시작했다-늘 드는 생각이지만 육아휴직을 하기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아빠들을 존경한다. 실로 그 결정을 내리는데 엄청난 고민에 대한 사항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단지 내 작은 가정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이미 대기를 걸어 놓고 있었다).


자리가 하나 비어서 입소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일단 상담을 받으러 아내가 아이와 함께 방문을 하였다. 보통은 좀 더 규모가 있고 시설이 좋은 국공시립 어린이집을 선호하기도 하고 가정 어린이집에 대한 약간의 선입견(이전 사건사고가 있었던 뉴스 때문에...)이 있던 터라 반신반의하며 간 자리였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아내는 원장님과 허심탄외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눈물까지 보였다고 한다. 원장님이 그 마음을 어루어 만져 주셨던 것 같았다. 사실 한 번의 만남으로 결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얼었던 마음을 녹이는 데는 충분했던 것 같다. 아이의 적응뿐만 아니라 부모로서의 원에 대한 (믿고 맡기는) 신뢰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첫째 아이의 두 번째 원 생활이 시작이 되었다.


다행이다

다시 시작된 첫째 아이의 원 적응기는 당연히 쉽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씩 아이가 원에 적응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이기 시작했다. 전혀 처음 보내던 원에서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가기 싫다는 소리도 점점 줄어들고 특히나 가장 문제가 되었던 낮잠 또한 처음 10~20분 잠이 1시간을 넘기는 기적을 가져오게 되었다.


단지 이런 부분에서 아이의 원 적응을 판단하는 것이 섣부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부모가 느끼는 감정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간에 둘째 아이 출산과 함께 첫째 아이의 사고로 인한 다리 깁스로 한 달간 원에 가지 못한 기간이 있었다(사건 참조: https://brunch.co.kr/@bdc307cd34d446f/8).


그 당시 아이가 집에만 있는 게 심심했는지 갑작스레 튀어나온 말에 심히 놀랬다.


"아빠, 나 나무반 선생님 보고 싶어! 친구들 만나러 가고 싶어"


뜻하지 않은 말에 아이와 함께 다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다시 회복하고 돌아간 아이는 완전하지 않지만 조금씩 더 적응해 나가는 모습에 우리 부부는 가슴으로 울었던 것 같다.


사실 부끄럽기는 하나 가정 어린이집에 대한 선입견이 쉽게 지워지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한 가지 사건으로 모든 어린이집을 대변할 수 없을뿐더러 지나고 나니 좀 더 보육에 초점을 두는 부모들에게는 가정 어린이집도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이집 옆 유치원

그런데 한국 나이 5세가 되면 자연스럽게 어린이집을 수료하고 유치원으로 옮겨야 한다.


이제 겨우 적응 다 했다 생각하는 곳에서 또다시 옮겨야 된다는 것에 현기증이 났다.


다음은 또 어떤 도전이 될지 식은땀이 났다.


유치원을 올라가면 좀 더 많은 학생 규모에 보육보다는 조금씩 교육 중심으로 바뀐다고 했다. 그런데 당시 우리 첫째는 세돌이 가까워 오기까지 기저귀를 떼지 못한 상황이었고 타 또래에 비해 개월수도 늦어서 그런지 아직까지 아기아기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원도 많고 개월 수도 빠른 아이들 반에서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우리 부부는 그런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어떨까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유치원은 완전한 유치원이 아닌 어린이집으로 명명되던 보육 중심 유치원이었다. 한국 나이 5세 반부터 있는 유치원과는 달리 4세부터 7세 반까지 유아기 아이들을 전반적으로 돌보는 기관이었고 특히 유치원에서 진행하는 누리 교육 과정과는 조금은 다른 보육 중심 교육 과정으로 꾸려져 아이들에게 보다 친숙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갈 곳을 정해 둔 곳에 아이를 보내기로 하고 보내는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던 그때.


다시 갑작스러운 변화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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