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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사 Mar 10. 2024

궁상


떠다니는 한숨들, 체모에 묻어있는 잔상들

그 모두가 엇박자로 울림치는 빗방울에 터져나가네.

비가 스며든다.

단 한번. 다쳐버린 상처에 파고들어 그대로 혈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돼버린 정체 모를 추억들.

추억들은 다시 증발하며 하늘을 향해 거꾸로 빗살친다.


꽃가지에 맺힌 먼지 섞인 아침햇살.

장타라는 꿈을 향했던 담을 넘기지 못한 구.

피부와 피부 사이를 힘차게 꿰지른 바늘촉.

이 모든 것이 묻은 수많은 나날들.


어느새 이리도 가득 찬 먹구름 뒤의 먹구름을 뒤로하고  

내 안의 열기로 가뿐하게 취사된 영감들을

여덟 빛 무지개 떨어질 장소로 유도하여

숨을 쉬리라.


언젠가는 트일 숨통을 벌써부터 기대하긴 일러.

그래서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거야

근육의 섬유들이 하나씩 기운을 잃어가도

나는 한번 더 노래하길 원해.



 들의 이기심으로 칠해진 사회는

마치 현대미술과도 같은 말세의 프렐류드.

아무리 노래해도 닿지 못하는 속삭임과 같은 외침의 연쇄에서

순순히 사라지고 싶지 않다 짹짹이는 듯한 오목눈이의 목소리

그러나 만연한 경적들에 천천히 묻혀버리는 청아한 목소리

나와 다르지 않구나.

이것들 대부분이 마치 나의 눈동자에 튄 한방울의 물감과도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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