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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an 16. 2023

1. 교사 워킹맘의 24시간 사용법

8763법칙



누구에게나 주어진 똑같은 하루 24시간.

지금 행복하기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고 싶은 건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나의 24시간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나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나의 24시간은 어떻게 꾸려지고 있었을까.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10년 차 직장인

30대 중반의 '여자 사람'


이 여자 사람은 육아와 일을 다 잘하고 싶으며, 그 속에서 개인의 작은 행복도 누리고 싶어 한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을 챙기고 등원시킨 후 직장으로 출근을 한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퇴근하면 쉴 틈 없이 바통을 이어받아 육아로 다시 출근을 하고, 아이들을 재우면 나의 하루도 끝이 난다. 아이들 취침과 함께 잠이 드는 나에게 오롯이 혼자 보내는 개인 시간은 새벽 또는 직장에서의 잠시 쉬는 시간뿐이다. 그 외의 시간은 항상 무엇을 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성장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의 발전을 위한 시간 없이 오로지 육아와 일로만 꽉 채운 하루가 불안하게 다가왔다.


나의 24시간에 나를 위한 시간, 가족을 위한 시간, 직업인으로서의 시간을 알차게 채워야 했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싶었다.


워킹맘의 시간 사용법, 일명 8763법칙.

(하루 중 잠 8시간, 일 7시간, 육아 6시간, 개인시간 3시간)



잠 8시간

밤 8시 - 새벽 4시


오로지 휴식만을 위한 시간이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며,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쉬는 것만이 할 일이다.

몇 달 전만 해도 나는 야행성에 아침잠이 많은 엄마였다. 매일 남편의 출근은 침대에서 배웅하기 일쑤였고, 아이들이 나를 깨우면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세우던 날들이 많았다. 잠깐의 변명을 해보자면, 아이들을 재우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잠이 달아나고 육퇴를 했다는 기쁨에 취해 쉽게 잠들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나만의 시간이 간절했다. 하지만 혼자만의 귀한 시간은 함부로 보내졌고 새벽 즈음에 잠이 들면 다음날 일어나기가 힘들었고 그 악순환은 계속되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은 아이들을 재우고 난 후의 밤 시간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잠자는 시간이 늦어지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매일 아침이 바쁘고 피곤하고, 수면의 질도 좋지 않았다.


일찍 잠이 들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시작한 후로, 달콤한 잠을 자고 있다. 더 이상 아이들이 잠들기를 기다리며 애쓰지도 않고, 모두 잠든 조용한 새벽에 일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 후, 잠에서 깨어나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미라클모닝의 진짜 기적.

(지금 현재는 8시-9시에 잠이 들어 5시에 일어나고 있다. 취침시간은 8시간 정도 되므로 나의 바람대로 생활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 6시간

아침 8시 30분 - 오후 2시 30분


나의 하루 업무시간은 8시간이다. 직장에서 육아를 독려하는 의미로 2시간 일찍 퇴근하는 '육아시간'을 쓸 수 있는 덕분에 6시간 근무 후, 육아를 위한 퇴근을 할 수 있다. 아침부터 아이들과의 등원전쟁을 치르고 나면, 출근해서 맞이한 내 책상이 마냥 사랑스러울 수 없다.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미소와는 다른 차원의 행복이다.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정신없지만, 10살 아이들의 밝은 에너지와 함께하는 '일하는 시간'이 나에겐 축복과 같다. 일을 하면서 나의 가치도 실현하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니 감사하면서 일할 수밖에.

나의 하루 일하는 시간, 7시간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일은 절대 집으로 가지고 오지 않고,

일에 대한 '생각'마저 직장에서 끝내고,

일하지 않는 시간에는 가족과 나에게만 집중하기.


이건 꼭 잊지 않기.




육아의 시간, 6시간

아침 7시 - 아침 8시 30분 / 오후 3시 - 밤 7시 30분


나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다. 자존감이 강한 아이로 자라나 인생을 행복하게 즐기며 사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아이의 성장에 가정의 역할이 너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일하는 엄마라고 아이들에 소홀하고 싶지 않다.


휴직했을 땐 하루 중 육아의 시간이 가장 많았다. 신생아 시절에는 체감상 나의 잠도 빼앗아가는 24시간 육아올인의 느낌이었다면, 어느 정도 자란 후엔 깨어있는 시간 = 육아하는 시간, 첫째가 원에 다니기 시작한 후엔 하원 후 잠들기까지 = 육아하는 시간이라고 쓰고 싶지만 여전히 둘째는 가정보육하던 시절이라 나에겐 그런 잠시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던 적이 육아 시작 이래 없었다? 좀 아쉽다.


지금은 육아가 아주 조금은 편해졌을 정도로 아이들이 자랐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도움도 받고 있다. 그만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침 7시 - 아침 8시 30분 : 기상해서 등원하는 시간 1시간 30분,

오후 3시 - 밤 7시 30분 : 하원해서 잠들기까지의 시간 4시간 30분.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의 하루 중 6시간 정도를 온전히 육아에 쓰고 있다.


24시간 중에 6시간?


긴 시간 같지만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6시간이라 한정 짓고 보니 엄마로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6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내고 싶어 진다. 맛있는 밥 해주고, 즐겁게 식사하고, 기분 좋게 목욕하고, 책 읽고, 공부하고, 뛰어놀면서 말이다.


내 시간을 들여다보니 육아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었다. 일하면서 아이들 케어까지 해야 한다며 푸념하고 지친 소리 하는 대신에 내 하루 중 아이들과 함께하는 6시간을 후회 없이 가치 있게 보내고 싶어졌다.  '하루 2시간 육아시간'이 새삼 다행이고 감사하다.


늦게 퇴근하는 날에는 육아 시간이 줄어들 수 있고, 아이들 취침이 늦어지는 날에는 반대로 육아의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그럼 잠, 일, 개인시간 중 어딘가 나의 시간이 달라지게 되는 거고. 하루는 24시간이니까. 어쩔 수 없다.




혼자만의 시간, 3시간

새벽 4시 - 아침 7시


미라클모닝을 하고 난 후부터는 새벽에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으로 독서를 하면서 보내고 있다. 아이들을 재우면서 함께 이른 밤잠에 드니 새벽에 힘들게 일어나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뜨인다. 하루를 열심히 살면 다시 초저녁 즈음에 곯아떨어지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상이 반복. 하루를 일찍 시작하며 일찍 일어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하며 굉장히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은 새벽에 가지는 걸로 해.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한 달 정도 습관으로 만드니 6시에는 눈이 뜨이는데 그 시간에 뭔가를 하기엔 살짝 부족하다는 생각. 거기다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일어나는 순간, 혼자만의 시간은 육아의 시간이 되어버린다. 좀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저절로 눈이 뜨이는 게 아니라 억지로라도 눈이 떠지게 해야 한다.


그건 새벽 4시라는 결론.

일단, 새벽 5시부터 도전해 보세요. (2022년 11월 현재 성공 중)


혼자만의 시간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공부를 하면서 보내고 싶다. 아직까지는 책만 읽고 있지만, 더 나아가 글도 쓰고, 미래를 위한 공부도 할 것이다. 천천히 조금씩 스텝바이스텝.


하루 3시간씩 나를 위한 성장의 시간은 일주일이면 21시간, 한 달이면 84시간, 1년이면 800시간이 넘는다. 시간이 없다고 투정만 부리지 말고 숨어 있는 나의 시간을 찾아야 한다.


그림은 그려놨으니, 이제 필요한 건 의지일 뿐.






모두 의미 있다.


나의 24시간을 들여다보고 작게 작게 쪼개보았다. 그랬더니 모든 순간이 의미 있고 소중하다.

각자의 시간 존중하기, 침범하기 않기, 그 시간에는 온전히 그것에만 집중하기.

아무 생각 없이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않고, 의식하며 유의미하게 보내겠다 다짐한다.



나의 하루 24시간.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

아끼고 보듬어 잘만 사용하면 엄마로서, 한 사람으로서, 꽤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균형을 맞추어 육아도 잘하고, 일도 잘하고, 개인으로서 성장도 하는 멋진 사람이 되어볼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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