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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an 16. 2023

2. 새벽에 일어나면서 얻게 된 7가지

워킹맘의 미라클 모닝 도전, 그 60일의 기록


미라클 모닝 60일의 기록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육아와 일을 함께 하며 혼자만의 시간 갖기는 너무 힘든 것이었고, 또 그런 시간 없이 육아와 일에만 올인하기에 나는 점점 지쳐갔다. 매일 밤 아이들을 재우고 그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면 잘 안되었다. 아이들이 잘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어쩌다 눈을 말똥말똥 뜨면서 안자려고 버틸 땐 그게 스트레스였다. 아이들이 일찍 잠든 날엔 힘들다는 이유로 그 황금같은 시간에 알고리즘이 인도한 영상 따위를 보며 무의미하게 보냈고, 다음날 아침 찌뿌둥한 몸과 상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깨곤 했다. 격렬하게 나만의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졌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었다. 나의 가치를 높이는 시간 없이 오로지 육아와 일로만 꽉 채운 하루하루가 불안하게 느껴졌다. 하루 1시간이라도 1년이면 300시간이 넘고, 그럼 나는 뭐라도 나은 사람이 될거란 기대로 변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보기로 했다.  

              

새벽에 일어난 첫 날. 공교롭게도 우리 첫째 아이의 생일이다. 거창하게 의미를 부여하자면 훗날 떠올렸을 때 이 날은 나의 생활방식을 바꿔주었고,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날이자, 나를 더 멋진 사람으로 바꿔준 날이라고 기억될 것 같다.      

 아, 정확히 첫날은 아니다. 요 며칠 전 새벽형 인간이 되어보겠다는 자신만만함으로 새벽 2시 반에 깬 적이 있다. 2시 반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무모했다. 억지로 깬 건 아니었다. 아이들을 재우면서 나도 함께 잠들기 시작한 시점이었기에 7-8시에 잠이 들면 2시 반에 눈이 떠지기도 했다. 문제는 그렇게 아침, 아니 꼭두새벽 시간을 보내고 출근했더니 오후가 되면서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인가' 몽롱한 채 하루를 보내고 난 그날의 경험으로 나의 쓸데없이 넘치는 의지는 다잡아야 했다. 2시 반은 솔직히 매우매우 오버였다. 정신 차리고, 6시에 일어나기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읽어야지 생각만 하며 묵혀두었던, 언제 산건지 기억도 안나는 칼비테의 자녀교육법 책을 펼쳐들었다.                

     


1. 묵혀두었던 책을 읽었다.               

 하루에 한 챕터씩 읽었고, 9월 2일부터 읽기 시작해 10월 16일에 완독했다. 힘들이지 않고 매일 새벽 조금씩, 꾸준히, 하루에 딱 필요한 양만큼 내 머리에 넣어줬다. 한번에 다 읽었다면 나의 뇌가 소화하지 못했다 생각들 정도로. 그날 그날 읽었던 좋은 내용은 메모해두고 나의 육아에 적용하려고 했다. 처음 몇 장만 읽고 방치했던 빛나지 않던 책이 내 손에 들어왔고 드디어 빛을 발했다. 새벽 시간이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안읽었을지도 모르던 책이었다.    

                     

+ 나만의 책읽기 팁               

 예전의 나는 책을 읽을 때 표지부터 꼼꼼히 살핀 후, 서문을 읽고, 쪽수 순서대로 읽는 나름의 루틴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책이라는 장벽이 너무 높았다. 읽기도 전에 규율을 정해놓았으니 책 읽기에 흥미를 붙이기가 어려웠고, 첫 장에서 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어렵다 생각되면 그 책은 아예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책을 읽는 방법은 정해져있는게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무작정 들고 중간부터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두 페이지만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끝까지 다 읽으면 다시 그 중간으로 돌아와 거꾸로 처음으로 가면서 읽던지, 아니면 아예 처음으로 돌아와 그 중간까지 읽던지. (소설이 아닌 챕터별로 내용이 꾸려져있는 책이라 가능했다.) 그렇게 읽으니 책에 대한 장벽이 낮아졌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싶은대로, 읽고 싶은만큼 읽었던게 책을 편하게 느끼게 된 방법이었다.               

     


칼비테 책과 함께 묵혀두었던 책,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달살기>     

2년 전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하며 한창 제주도에 푹 빠져있을 때 구입했던 책인데 쉽게 손이 가지 않아 책장에만 꽂혀 있었던 책이다. 칼비테 책처럼 중간 아무 페이지나 펴서 역시나 한 챕터씩 읽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너무나 보석같은 책. (작가의 육아관이 와닿았고 공감이 많이 되어서 팬이 되어버렸다.)     

내가 제주에서 살고 싶은 이유를 콕콕 찝어서 알아차려주고, '그래 아이는 이렇게 키워야 해!'라는 내 생각을 지지해주고, 매일 아침마다 제주 여행이 아닌 제주 살기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 책. 다 읽는게 아까워 두 챕터 읽을거 한 챕터씩만 읽은 책. 어제 완독했지만 아무래도 한달은 더 읽을 듯 하다.   

            

새벽 시간의 좋은 점, 묵혀두었던 보석 같은 책을 발견했다.                

나의 새벽 독서는 한권의 책만 읽지 않는다. 일어나면 거실 전등을 켜고, 책장에서 책 무더기를 꺼내온다. <칼비테의 자녀교육법>, <아이들과 제주도에서 한달살기>, <심플하게 산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영어 그림책의 기적>과 같은 책을 매일 한 주제씩 읽는다. 이것도 책에 대한 장벽을 낮춘 나만의 방법이다. 딱 소화할 양만큼의 지식을 머릿속에 넣기 위해.           

               


2. 아이에게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내가 변화하는 순간순간을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아주 쉽게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내가 아이에게 바라는 모습을 몸소 보여줌으로서 가장 효과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 아이를 교육하는 데 있어서 '본보기'만큼 중요한게 없다고 생각하고, 백마디의 말보다 아이의 눈이라는 카메라에 찍히는 엄마의 모습이 훨씬 강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 조차도, 백마디 말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교육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훨씬 편하다.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눈에 익힐 것이고 훗날 같은 습관을 체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찍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이상하게 첫째 아이도 조금씩 일찍 깨는 것이다. 이 녀석이 내가 깬걸 아는건지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방에서 문을 빼꼼히 열며 나온다. 눈을 반쯤 뜨고는 배시시 웃으면서 말이다. 다시 재우려 해도 6시가 넘어 깨면 잘 안자는 우리 첫째이기에 그냥 같이 읽었다. 옆에서 엄마가 읽는 책에 밑줄도 대신 그어주고, 글자 쓰기 연습하다가 재미없다며 그림을 그리기도 하면서. 중요한건 놀아달라고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은 엄마가 책 읽는 시간이야."라고 엄마의 시간을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듯 얘기하니 아이도 이 시간엔 책을 읽는거구나, 나도 뭐라도 해야겠구나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가 일찍 일어나는 날에는 물론 책을 집중해서 읽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아이와 놀아주느라 아예 책을 못읽지는 않는다. 육아의 시간이 아닌 불완전하지만 어쨌든 나만의 시간이라는거. (그치만 둘째에게는 아직 안통합니다. 흑흑)


미라클 모닝은 육아와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60일 동안의 미라클모닝에 주말, 평일의 구분은 없었다. 오히려 주말에 더 맘편히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아무래도 평일엔 출근을 해야하니 7시 즈음에는 책읽는걸 끝내야했지만, 주말엔 아이들이 일어나는 시간까진, 일어나고서도 내가 더 읽고 싶으면 읽으면 되니 마음이 편했다.               

어느 일요일,     

일찍 일어난 아이들은 '곰부'를 하고 나는 책을 읽었다. 조금 뒤 나온 아빠는 함께 책을 읽는다며 자리에 앉았지만 아이들 공부를 봐주느라 책 한장 펴보지도 못한 날. 온 가족이 알콩달콩 둘러앉아 책과 함께 보낸 아침 시간이 행복해서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지어졌다.  


                       

3.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에 기쁜 마음으로 일어난다. '어서 나가서 책을 읽어야지, 나에게 주어진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는 이 고요한 시간을 얼른 누려야지'하는 생각으로 그 캄캄한 어둠 속에서 몸을 일으킨다. 아침마다 기분이 좋고, 뿌듯하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효능감이 샘솟는다. 매일마다 늦잠자는 엄마가 일어나길 기다렸던 아이들이 엄마의 환한 웃음으로 잠에서 깬다. 충만했던 나만의 시간을 보낸 후 잠에게 깬 아이들을 맞이하러 가는 순간은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포근한 잠자리에서 깬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웃는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시작하는 매일이 나에겐 보석 같은 날들이다.               

     

4. 생각을 한다.               

책은 지식을 습득하는 도구라고만 생각했다. 길을 찾는 나에게 길을 알려주고, 모르는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새벽 시간에 책을 읽으면서 유독 생각이 많아지는 나를 발견했고, 뇌가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 속에서 얻은 팁을 생활에서 활용하기도 하고, 더 넓혀서 확장하기도 한다. 음악 교육이 중요하다는 구절을 읽은 날에는 아이들에게 실로폰이나 칼림바로 첫째 아이가 좋아하는 레몬트리를 연주하도록 시켜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내용을 읽은 날에는 요즘 환타지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해리포터 이야기를 더 많이 해줘야지 하며 아이들이 읽을만한 그림책 수준의 해리포터 책은 없나 찾아보게 되었고, 실제로 일러스트 버전을 구입하기도 했다. 일과 육아에 쫓기는 바쁜 일상에서는 차분히 앉아 하는 이런 '생각'조차 사치일 때가 많았는데, 고요한 아침 시간에는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 머리에 많은 생각들이 들어온다.                

     

5. 잠을 잘 잔다.               

 성장과 관련해 잠은 충분히 자야한다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아이들을 일찍 재우는 편이다. 처음 미라클 모닝을 시작할 땐 아이들이 잠드는 7시 반-8시에 나도 함께 잠들었다. 그러다보니 새벽에 일어나기가 쉬웠고, 새벽 일찍 하루를 시작하니 초저녁만 되어도 내 몸은 취침모드에 들어갔다. 머리 대면 잠드는 남편과 달리 나는 잠드는게 어려웠던 사람이었다. 누워서 폰 보면서 잠드는게 일상이었고, 그런게 싫어 침대에서 폰 좀 안보고 싶다며 일부러 침대 멀찍히 폰을 놔두기도 했지만 잘 안되었다. 그런데 하루를 일찍 시작하니, 알아서 머리 대면 잠이 든다. 폰 보는 힘조차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침대와 한몸이 되는 나란 사람, 놀랍다. 얼른 새벽에 일어나 책 읽어야지- 하며 기쁘게 잠드는 내 모습이라니.               

               

               

6. 체력이 좋아졌다.     

 새벽에 일어나도 토요일 독박육아 거뜬한 나란 엄마. 잠을 잘 자니까, 그것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니까 체력이 좋아졌다. 운동은 주 1회 80분의 요가가 전부이고, 예전처럼 '많이' 먹지 않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결과겠지만, 그래도 일찍 일어나는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토요일, 혼자서 아이둘을 데리고 가평 스위스 에델바이스 갔던 날에도 새벽에 일어나 책 읽고, 아침 요가한 후, 아이들을 챙겨 데리고 나왔다. 기분도 상쾌하고 몸도 가벼웠다.                

               

     

7. 흘려보내는 시간이 줄었다.               

일찍 일어나면서 '킬링타임'이 줄어들었다. 나에게 킬링 타임은 남의 인스타 보면서 흘려보내는 시간, 생각 없이 유튜브 보는 시간이다. (물론, 유튜브에 유익한 영상들이 많고 자주 보지만, 의도한게 아닌 그저 알고리즘으로 보게 되는 영상들을 말한다.) 새벽에 일어나면 맞이하는 모든 순간들이 참 소중하다. 같은 시간이지만 노력해서 일찍 일어난 시간에는 뭐든 더 집중하게 되고, 허투루 시간을 쓰고 싶지 않게 된다.                         




          새벽 시간의 기적은 계속될 것이다.        


       

한 달정도는 6시 기상을 하다가, 5시로 기상 시간을 당겼고, 지난주부터는 4시라는 장벽을 깨부수었다. 그것도 알람이 아닌 저절로 일어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내일부터 무조건 4시에 일어날거야!' 했다면 절대로 4시에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무수히 실패했던 아침형 인간되기 프로젝트의 나날들이 생각난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6시부터, 5시, 4시 조금씩 기상시간을 당겼더니 되었다. 습관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닫는다.                

이런 변화가 좀 더 일찍 있었더라면, 10대는 아니더라도 20대에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냈더라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남의 시선을 신경쓰며 세상의 잣대에 나를 맞추는 데 급급하던그 시간에, 나의 성격과 취향을 인정하고 나만의 기쁨으로 내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아마 더 행복하고 값지게 20대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다.              


 하지만, 과거를 후회하는 시간이 가장 아까운 법.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르다.'라는 뻔하지만 반박불가한 이 진리를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나를 위해 시간을 소중히 쓰고, 나은 사람이 되도자 노력하리라 다짐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한 새벽 시간의 기적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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