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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Feb 01. 2023

5. 공략집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도서 <역행자>를 읽고





 새해 첫 날, 가족들과 서점에 갔다. 우리 집 아이들에게 서점은 들르기만 하면 책 1권 사들고 나올 수 있는 꽤 괜찮은 곳이다. 아이들이 책을 고르는 동안 나는 책을 구경한다. 그러다가 책 한 권을 펼쳐들었다. 성공하고 싶으면 책 읽기와 글쓰기 두 가지만 하라는 문구가 나의 눈길을 끈 책, 자청의 역행자이다. 그 당시 나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쓰기에 빠져 있던 터라 내가 좋아하고 매일 하고 있는 이 두 가지가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책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오타쿠 흙수저에서 10억 연봉 사업가가 된, 한마디로 '찌질' 그 자체였던 사람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생각을 역행자 7단계 이론, 인생 공략집, 22전략, 실행력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1. 역행자 7단계 이론

저자는 게임에 공략집이 있듯이 인생에도 공략집이 있고, 누구나 그 공략집을 파고들어 공부하여 레벨업을 이루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공략집이 역행자 7단계 이론이다.



1단계 : 자의식 해체


2단계 : 정체성 만들기


3단계 : 유전자 오작동 극복하기


4단계 : 뇌 최적화


5단계 : 역행자의 지식


6단계 :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단계 : 역행자의 쳇바퀴 




이 7단계 이론을 나의 언어로 간단하게 정리하면,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 후,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쓴 책과 강의로부터 꾸준히 배우겠다고 생각을 고치고, (자의식 해체)

환경 설계와 긍정 확언을 통해 성공한 내 모습을 상상하며, (정체성 만들기)

수많은 유전자 오작동(남의 눈치 보기, 새로운 도전 회피, 손실 회피)으로부터 클루지 백신을 장착하여, (유전자 오작동 극복)

매일 2시간씩 책일 읽고 글을 쓰면서 뇌의 코어를 단련하고, (뇌 자동화)

타이탄의 도구들을 모아서, (역행자의 지식)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루트를 실천하며, (경제적 자유를 위한 구체적 루트)

앞의 6단계를 실패와 성공을 통해 꾸준히 반복하면(역행자의 쳇바퀴) 성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1단계의 벽에 가로막힌다. 자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실패하기 싫어서 도전조차 하지 않으며, 실패했더라도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다르게 노력하기는커녕 남 탓, 사회 탓만 하며 회피하는 '자의식 과잉'을 먼저 해체해야 한다. 이 과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아무리 경제 지식이 많아도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7단계의 단계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성공에 이르지 못한다고 말한다. 



2. 인생에는 공략집이 있다.


 위의 역행자 7단계 이론과 같은 '인생 사용 설명서' 즉, 인생에는 공략집이 있으며 이것만 따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앞서서 잘 해낸 사람들의 발자취를 연구하고 '벤치마킹'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요즘 시대에는 한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이 무수히 많다. 책, 강의, 유튜브 영상 등 조금의 수고만 들여 찾아봐도 배울 것들은 넘쳐난다. 그런 사람들의 노하우를 받아들여서 시간과 노력을 아끼면서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다. 책 쓰기가 어려워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베스트셀러 책 30권 이상의 서문을 연구했다거나, 유튜브 영상을 잘 만들기 위해 골드버튼 유튜브 영상들의 첫 15초를 철저히 분석했다거나 하는 식의 벤치마킹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잘'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나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다며 시간과 에너지를 갈아 넣으며 엉뚱한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지 말고, 성공한 사람들이 알려주는 인생의 공략집을 익히고 따라해보자. 성공한 사람이 이처럼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라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일단 한번 따라해보는게 낫지 않을까?


그리고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무턱대고 열심히 하는 '노력파' 학생이었다. 쉬운 길, 편한 길, 효율적인 길을 잘 모르는 그야말로 무대뽀 노력파. 그 당시 나는 '나를 갈아넣으며 공부하는 노력파'가 결국엔 승리한다는 말을 무조건 따르는 지금 생각해보면 순진하고 미련하기 짝이 없는 학생이었다. 잠을 줄여가며 오랜 시간 책상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었다. 적당히 휴식하며 뇌를 최적화할 줄도 몰랐고, 무조건 많은 양의 공부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하나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나쳤다. 이렇게 '시간'을 쏟아부으면 성적이 오를거야, 나의 이 '노력'을 알면 신도 도와주실거야라는 말도 안되는 믿음으로. 


 그래서 결과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누가봐도 성실하게 공부했지만 낮은 수능 점수로 원하던 대학에 다 떨어졌다. 그리고 내가 한 일은 나를 자책하기, 세상 탓하기였다. 세상을 탓할 것도 없는데 왜 그랬을까. 이렇게 열심히 하면 다 된다고, 노력하면 다 된다고 해서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며 노력하게 해놓고는 결과가 이거야? 하며 나 자신을 비롯해 주변의 탓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다 탓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나는 해도 안돼, 나는 일이 잘 안풀려, 놀면서 공부한 친구들도 다 원하는 대학에 가서 즐겁게 대학생활하는데 나는 왜 재수학원에 틀어박혀 있어야 하지? 그런 좌절감과 열등감, 그리고 또 다시 실패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서, 여전히 공부라는 것에 나의 시간과 체력을 갈아넣으며 1년을 더 보냈다. 그렇게 해서 다음 해에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 때의 나는 1년 더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 내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 나의 한계를 뛰어넘고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과 지난 실패를 보상받았다는 느낌에 사로잡혀서.


하지만, 대단한 착각이었다. 그저 나는 공략집을 모른 채 무작정 열심히 하는 똑똑하지 못한 학생이었을 뿐이다. 뇌를 단련시켜서 짧은 시간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충분히 휴식하면서 지식을 장기기억화하는 공부의 공략집을 알지 못했기에 몸이 고생했고, 시간을 들이부으면서 그 때 내가 누렸어야 했던 많은 시간을 기회비용으로 날려버렸다. 방법을 모른 채 막다른 길로 전력질주했으니 결과가 좋을 리 없었고, 그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에 내 탓을 했고, 남 탓을 했고, 혼자서 마음의 상처만 받았다. 


공부의 공략집을 알았더라면. 


내가 좀 더 똑똑하게 공부했더라면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거라는 면에서 아쉬움이 많다. 결과가 좋으니 다 됐어 라고 묻어두기에는 그 때 나는 너무 힘들었고, 불안했고, 화도 많았고, 포기한 것들도 많았다. 역행자를 읽으면서 나는 인생의 공략집 따위 읽어볼 생각도, 그런 건 읽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가지며 살았던 사람이라는걸 깨달았다. 입시의 성공은 자기를 갈아넣고 한계에 부딪혀보는 그 고생의 과정에서 얻는 것이라고 혼자 착각했다. 열심히 하는 느낌에 사로잡혀 근거 없는 자기 신념만 따랐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재미있게 공부하면서도 이룰 수 있었던 것을 방법을 몰라 빙 돌아왔다.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도 든다. 열심히 했는데 그만큼의 성과가 없었으니. 그리고 그 성과를 이루기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을 갈아넣었으니. 하지만, 억울하다고 누가 알아줄까? 내가 억울해봤자 소용없다. 방법을 모르면 도중에 포기하거나, 아니면 나처럼 몸 고생 마음 고생하면서 빙 둘러오거나. 방법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이만큼 차이가 크다. 역행자를 읽으면서 나의 과거가 생각났고,  앞으로는 효율적으로 공략집을 파고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아이들에게도 나와 같은 실패를 겪지 않도록 안내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덤으로.





3. 22전략을 통한 뇌 최적화 


 저자는 역행자 7단계 중 4단계 뇌 자동화를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22전략을 추천한다. 2년간 하루 2시간씩 책 읽기와 글쓰기 이 2가지를 꾸준히 하는 것. 


 몸의 근육을 단련하듯 뇌의 근육도 단련하면 지능이 높아질 뿐더러 독해력, 의사결정력,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존의 것들과 연결하는 능력, 기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이 발달되므로 뇌 최적화는 어떤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 그리고 그렇게 뇌를 최적화하는 방법이 책 읽기과 글쓰기라고 말한다. 정말 좋은 책을 골라 최대한 흡수한다면, 저자가 몇십 년에 걸쳐서 어렵게 습득한 지식과 진리를 거저 얻는 거나 다름 없으며, 그것들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닌 글로 쓰는 과정에서 생각을 조합하여 완전한 지식으로 굳혀준다는 얘기다. 책을 읽었다는 성취감에 멈추지 말고, 만 원의 책을 100만원의 값어치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내 생활에 적용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잘 읽는 방법에 더해 글쓰기라는 행동이 필수가 되어야 한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더 단단하게 해야 할 이유를 알았다. 



"매일 아침 천근같은 몸을 일으켜 회사에는 나가면서 저녁에 책상에 앉아 글 한 줄 쓰는 것을 하지 않는다. 당장의 보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평생에 걸친 복리저축임을 내가 보여주지 않았는가? 95퍼센트의 사람들은 곧 포기할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역행자 中




4. 실행력


 누구든 자신만의 노하우는 쉽게 알려주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대인배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책에서 성공하는 방법들을 다 알려준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내가 알려준 이 쉬운 것들을 실행하는 사람은 몇 안될거라고, 그래서 인생이 참 쉬운 거라고. 온갖 핑계를 만들어내며 포기하는 사람이 많기에 당장 실행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실행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으며 필요한 정보는 손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으며 주변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알고 있는 그 많은 것들을 당장 실행하는 사람은 몇 안된다. 실행은 정말이지 어려운 것이니까. 당장 내일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도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할테니까.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 어려운 것을 해내야 다른 사람과 차별화될 수 있다. 열 가지를 알기만 하는 사람과 한 가지를 알더라도 그것을 자기 삶에 실천하는 사람은 다를 것이다. 책 속에서 알게 된 지식을 하루에 한 가지라도 바로 실행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한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것들 중 하나인 책 읽기와 글쓰기는 더 단단하게 실천하고자 한다. 


 저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체득한 이 역행자의 단계를 앞서간 누군가 가르쳐주었다면,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좀 더 편하게, 빠르게 성공할 수 있지 않았겠냐고 말한다. 그 말을 재해석하면, 나는 저자가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간과 노력을 이 책 한권으로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방법을 알려주는데 덥썩 물고 씹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새해 첫 날, 선물같은 책을 알게 되었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 배움은 실천을 통한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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