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결혼 이야기 (1)

롱디 커플, 미국에서 만나요

by Moses Sung

이전 에피소드 (국제왕따)에서 잠깐 나왔는데, 대학원 생활 중 나의 삶이 크게 달라지는 사건이 있었어. 인생의 터닝 포인트, 결혼을 했어. 3년 반 만에 한국에서 날 기다려준 여자친구와 롱디를 마치고 부부가 된 거야. 부부가 되기 전의 스토리를 잠깐 할게.


대학교에서 만났던 여자 친구는 나와 1년 동안 교제를 하고, 군대보다 난이도가 높다는 유학으로 떨어지게 되었어. 나와 와이프(전여친)는 만난 지 18년, 결혼한 지 15년 차 부부야. 벌써 17년이란 시간이 지나갔는데, 내가 유학 오기 전에 와이프가 나한테 했던 말이 머릿속에 생생해.


"오빠는 군대 갔다 와서 안 떨어질 줄 알았는데, 유학이라니.. 유학이라니.. 군대는 면회라도 가지, 유학은 만날 수도 없잖아 "


난 사실 '미국이란 곳에 가야겠다'라는 마음이 전혀 없었어. 그저 사회의 소모품이 되기 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에 용기 내서 부딪혀 보고 싶은 마음에 어학연수를 계획했거든. 내가 당시에 영어를 잘했던 것도 아니고, 대학원, 박사를 준비해야겠다는 마음도 전혀 없었어. 그래서 이렇게 얘기했지.


'딱 1년만 하고 돌아올게'


어학연수 1년이 지나고, 1년 동안 영어를 가르쳐 준 선생님들의 추천대로 대학원을 준비했더니, 두 번째 해가 훅 지나가더라고. 2년 동안 와이프의 주변 사람들도, 나의 주변 사람들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면 어떻겠냐고 했지만, 누가 맺어준 건지, 서로 흔들리지 않았어. 2년이 지나고, 운이 좋게 대학원에 붙었어.


"오빠, 그러면 2년을 더 공부해야 하는 거야?"


1년만 하고 오겠다는 나의 말은 이미 오래전에 거짓말이 되었어. 여자 친구는 대학원에 붙어서 축하한다고 얘기했지만, 우리의 롱디는 더 길어질 것 같다고 한숨을 쉬더라고.


대학원이 한 학기 지나고, 여름 방학이 되기 전에 와이프에게 연락이 왔어.


"오빠, 오늘 회사랑 계약이 끝나서 일 그만뒀어. 또 일자리 구하려고 하는데 조금 쉬고 싶기도 하다."


"오~ 그럼 휴가 갖는다고 생각하고 이참에 오빠 보러 미국으로 놀러 올래?"


당시에 여름 방학 때마다 내가 여자 친구를 보기 위해서 한국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이번엔 여자 친구가 미국에 오길 바랬어. 미국 생활 3년이 지났는데, 난 점점 미국이 좋아지기 시작했거든. 물론 학생일 때라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아침에 커피 한잔 들고 여유롭게 산책하며 음악 듣고, 공부하던 그 시간이 나에게 너무 행복이었어. 그리고 그 행복을 여자친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었거든.


여자친구는 고민을 해본다고 했어.


그리고 그 다음날,


"오빠, 오빠 파이널 끝나고 이틀 후에 나 도착해~ 얼른 보고 싶다."


깜짝 선물처럼, 나 모르게 비행기표를 구입했더라고.


여자 친구가 미국으로 오는 D-Day는 정확히 3주가 남았었어. 파이널 시험을 어떻게 공부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 그저 여자 친구가 빨리 보고 싶었거든.


그리고 대망의 D-Day가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