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으로 학문하기 (4)
▷ 1장 1절: 배우고 늘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1장 2절: 먼 곳에서 벗이 찾아오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 1장 3절: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군자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人不知而不愠,不亦君子乎!
인불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논어 · 학이學而》
설령 너의 내면 가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설령 너의 결점까지 포용해주지 않더라도,
설령 너의 의지대로 '붕우'의 관계가 유지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슬퍼하지 마렴.
노여워하지 마렴.
그래야만 진짜 군자, 참된 지성인이란다.
함께 밝은 존재가 되어 서로 비춰줘라.
같은 무리가 되어 서로 힘이 되어줘라.
구름이 용을 따라가듯, 바람이 호랑이를 따라가듯!
同明相照, 同類相求。 雲從龍, 風從虎。
《주역周易 · 건괘乾卦》
"천도天道는 공평무사하여 늘 착한 사람들과 함께 한다"라는 말이 있다.
현실은 어떠한가? 백이, 숙제와 같이 착한 이들... 그들은 맑고 어진 행동을 쌓으며 살았는데도 끝내 굶어 죽고야 말았다. 공자는 칠십 명의 제자 중에서도 학문을 사랑하는 제자로 안연顔淵을 유일하게 꼽았다. 그런데 그는 늘 가난에 허덕여 조악한 음식을 먹고 지냈다. 그러면서도 만족할 줄 알았건만, 끝내 요절하고야 말았다.
아아, 하늘이 선한 사람들에게 베푸심이 어찌 이와 같단 말인가?
도척盜蹠 같은 자를 보라! 매일 무고한 양민을 죽이고, 사람 고기를 회쳐 먹으며 수천 명씩 떼거리를 지어 천하를 횡행하며 포악 방자한 짓을 일삼아도 끝내 천수를 다 누리고 죽었으니, 이게 어찌 된 하늘의 이치란 말인가?
행동거지가 법도에서 어긋나고, 저질러서는 안 될 죄악을 저지르는 인간들은 죽을 때까지 즐거움만 누린다. 설사 죽은 후에라도 몇 대 후손에 이르기까지 그 재산의 풍족함이 끝날 줄을 모른다.
어떤 이들은 땅을 골라가며 조심스레 밟고 다니고, 시기가 무르익고 난 다음에야 조심스레 말하며, 길이 아니면 다니지 않고, 공명정대한 일이 아니면 나서지 않는데도 재앙을 당한다. 이런 경우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구나!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러고도 '하늘의 도리'라는 것이 과연 옳다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사마천, 《사기 · 백이열전》
或曰: ‘天道無親, 常與善人。 ’ 若伯夷·叔齊, 可謂善人者非邪? 積仁絜行如此而餓死! 且七十子之徒, 仲尼獨薦顔淵爲好學。 然回也屢空, 糟穅不厭, 而卒蚤夭。 天之報施善人, 其何如哉? 盜蹠日殺不辜, 肝人之肉, 暴戾恣睢, 聚黨數千人, 橫行天下, 竟以壽終。 是遵何德哉? 此其尤大彰明較著者也。 若至近世, 操行不軌, 專犯忌諱, 而終身逸樂, 富厚累世不絶。 或擇地而蹈之, 時然後出言, 行不由徑, 非公正不發憤, 而遇禍災者, 不可勝數也。 余甚惑焉, 儻所謂天道, 是邪非邪?
“겨울이 되고 난 연후에야 소나무 측백나무가 나중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온 세상이 혼탁해야만 맑은 선비가 비로소 드러나 보이는 법이다.
장수長壽와 부귀영화 따위를 중시한답시고, 어찌 이와 같은 삶을 가벼이 여기랴!
“군자는 죽어서 자신의 이름이 칭송받지 못함을 염려한다.”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 ≪논어․ 자한≫ 인용어.
擧世混濁, 淸士乃見。 豈以其重若彼, 其輕若此哉?
“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 " ≪논어․위령공≫ 인용어
사마천, 《사기 · 백이열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