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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Oct 05. 2024

국제학교와 학부모의 소통 채널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국제학교에서 교사와 학부모의 주 소통 채널은 "메일"이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모든 학부모에게 부모 계정용 메일주소가 발급된다. 예를 들어, '이름+parent@학교 이름.edu' 이런 형식이다.

학교의 주요 공지사항 뿐 아니라 과목별 또는 담임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알려야할 내용이 있을 때, 학생 개인에 대해 말할 내용이 있을 때 등 모든 내용은 메일로 전달된다. 학부모 또한 아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또는 아파서 결석을 하거나 조퇴해야하는 경우에도 선생님께 메일로 이를 전달한다. 학교 수업 시간 동안 결석, 조퇴 등 급한 이슈로 메일을 보내는 경우에는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간단하게 'Noted' 라고만 답장이 오거나 또는 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선생님이 해당 메일을 잘 확인했으리라는 기본 믿음이 있고, 또한 수업 중이므로 답장을 간단히 보내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는 학부모는 많지 않다. 혹여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선생님께 항의하는 학부모는 내가 알기로는 없다. 반면에 아이의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담은 메일에 대해서는 선생님의 생각이 담긴 상세한 답장이 오기도 한다.

만일 학교 운영에 대한 불만 또는 개선 요청이 있거나, 학교에 꼭 알려야 할 큰 이슈가 있다면 이 경우에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교무부장, 교감 또는 교장 선생님께 직접 메일을 보낸다. 이후 학교 판단 하에 사안이 심각하다면 학부모와 미팅 일정을 잡고 직접 면담하며 의견을 나눈다. 

어떤 경우에도 유선 상으로 또는 개인 메신저로 교사와 소통하거나 학교를 바로 찾아가는 일은 없다. 

참고로 학교 건물 안에 출입하더라도 아이들 교실로 통하는 길목에는 낮은 높이의 펜스가 있는데 수업 시작과 동시에 해당 문은 굳게 닫힌다. 학부모 포함 누구든 학교 수업 시간에 건물 안으로 바로 들어갈 수 없으며, 1차 가드 하우스(경비실)를 거쳐 2차 학교 오피스로 가야하며 그 곳에서 용건을 이야기해야만 한다.

물론 학기 초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을 때 선생님들이 쏟아지는 메일에 일일이 답장하기 힘들다는 고충을 들은 적은 있지만, 그래도 2년 가까이 경험해보니 '메일' 이라는 소통 창구가 꽤나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과 나만 듣고 볼 수 있는 전화나 메신저와 비교했을 때, 메일은 꽤나 공식적인 창구로 느껴진다. 차마 쏟아지는 감정을 여과없이 그대로 드러내기에는 네모 반듯한 메일창이 딱딱하고 격식있게 다가온다. 모든 내용이 기록으로 남으니 이또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국제학교에서도 schoolbuddy 라는 앱을 사용한다. 해당 앱은 학교 전체 공지나 아이의 방과 후 스케쥴 또는 학교 행사 등에 대한 알림용이므로 우리나라 하이스쿨과 같이 반별로, 선생님과 소통하는 창구는 아니다. 

알림장은 매주 금요일, 전체 학부모에게 메일과 스쿨버디 앱으로 발송되는데, 학년별 'weekly news letter' 로 이번 주에 배운 내용과 다음 주에 나갈 진도, 주요 일정, 숙제 등을 학년 별 공통 내용으로 담고 있다. 

(즉, 국제학교에서는 매일 알림장을 발송하지 않는다.)이 외 교사가 학부모에게 공유하는 게 있다면 사진 정도이다. 구글 포토에 각 반 별 앨범이 개설되어 있으며 학부모 계정으로 로그인했을 때에만 해당 폴더 접근이 가능하다. 선생님들은 각 반 앨범에 수업 시간 또는 현장 학습 등의 사진을 올려 학부모에게 공유한다.  


간혹 학부모가 교사에게 업무 외 시간에 카톡을 너무 많이 보내 선생님들이 곤혹스럽다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어떤 채널이든 장단점은 존재하겠지만 내 생각에 학교와 학부모 간의 소통 채널은 '메일'이면 충분한 것 같다.  

만일 한국에서도 학부모에게 메일 계정으로 만들어주고 '메일'을 주요 채널로 하자고 한다면, 이게 메인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아님 교사 입장에서는 응대해야하는 또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추가되는 것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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